“더 늦기 전에 ‘똘똘한 한 채’”…생활비 끌어 쓰는 40대 ‘영끌족’ 바빠진 이유

<연합뉴스>

40대의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두 달 연속 30대를 앞지르는 등 공격적인 매수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정책으로 인해 대출 한도가 확연히 줄어들 것에 대비해 서둘러 '내 집 마련'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9일 한국부동산원의 '매입자 연령대별 아파트 거래 현황'에 따르면, 지난 8월 서울 아파트 40대 매입 비중은 33.2%로 두 달 연속 30대(32.8%)를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7월 40대 매입 비중이 2022년 8월 이후 1년 11개월 만에 30대를 처음 추월한 이후 두 달 연속 40대의 매수세가 두드러졌다.

이처럼 40대가 공격적인 매수에 나선 것은 정부가 대출 문턱을 높인 것과 무관치 않다. 9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규제가 적용되면서 대출 한도가 대출자의 연 소득에 따라 제한되는 조치가 이뤄졌다. 최장 50년에 이르던 주택담보대출 만기도 30년으로 줄어들며 매월 갚아야 할 대출원금과 이자 부담도 상대적으로 커졌다.

올해 서울 부동산 거래에서 대출을 끼고 매수한 비율은 62%로, 대출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40대가 서울에서 가장 활발히 아파트 매수에 나선 지역은 강남권이다. 강남구가 9.3%로 가장 많았고, 송파구가 8.0%로 뒤를 이었다. 40대의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매수 비중은 24.2%로, 30대의 강남권 매수 비중(15%)을 크게 상회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현재 서울 아파트 시장을 주도하는 40대의 경우 실수요 비중이 높다"면서 "집값이 오르자 더 늦기 전에 '똘똘한 한 채'를 구입하거나 갈아타는 수요가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