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회용품 관리에 어려움 겪는 지자체
정부는 일회용 컵 보증금제의 전국 시행이 아닌 지자체 자율 시행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인천시는 자체 시행 계획을 세우지 않고 있어 시민은 혼선을 빚을 수밖에 없다. 정부의 제도적 뒷받침 없이 지자체 단독으로 벌이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방증이다. 각자 알아서 하라는 방식으로는 성공적인 효과를 거두기 힘들다는 분석을 낳는다.
환경부는 일회용 컵 보증금제의 전국 의무화를 폐기하고 지자체 조례에 따른 자율 시행으로 전환하는 자원재활용법 개정을 올해 안에 추진할 계획이다. 일회용 컵 보증금제는 소비자가 커피나 음료를 일회용 컵에 담아 구매할 때 보증금을 지불하고 컵을 반납하면 돌려받는 제도다. 2022년 12월 제주와 세종에서 시범사업으로 시작했고, 이후 전국 확대를 논의했다. 그런데 환경부가 2023년부터 유보적 태도를 보이면서 현재까지 시행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법 개정이 이뤄지면 전국 시행은 사실상 무산되고, 시행은 각 지자체에 맡겨지게 된다.
이런 흐름 속에 지자체 독자적으로 보증금제를 도입하는 것이 실효성이 낮다는 게 인천시의 판단인 듯하다. 시는 앞서 2023년 시청 인근 카페 21곳을 대상으로 '다회용 컵 보증금제' 시범사업을 추진했었다. 음료 구매 시 다회용 컵 보증금 1000원을 결제하고, 반납 시 돌려받는 방식으로 컵을 통일하고 반납 장소를 확대해 회수율을 높이고자 했다. 하지만 같은 해 11월 환경부가 발표한 '1회용품 관리 방안'에서 종이컵을 규제 대상에서 제외하고 플라스틱 빨대 규제도 기한 없이 유예하면서 시의 시범사업은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정부에서 방향을 바꿔 버리니 업주들의 참여 열의가 떨어진 것은 당연하다. 시 주도로 일회용 컵 보증금제를 시행하는 일도 시기상조로 보이게끔 한다. 정부 정책이 자주 바뀌면 지자체 정책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정부와 지방정부의 정책이 맞물려야 효과를 나타낼 수 있지 않은가. 지자체에서 선제적으로 규제 정책을 펼치기는 어려워 보인다. 지자체가 일회용품 사용을 줄일 수 있게끔 관련 제도를 설계해야 마땅하다. 시민들도 인식 개선을 통해 1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해 힘을 쏟아야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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