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첫걸음을 내딛는 사람들
“누군가 용기내 한 발짝만 내딛으면, 나머지는 저희가 함께하겠다는 마음으로 운영하고 있어요.”2024년 12월에 문을 연 천안반다비체육센터는 '장애 유형이나 정도에 상관없이 누구나 운동할 수 있는 공간'을 지향한다. 개관한 지 8개월 만에 하루 평균 150여 명이 찾는 지역 장애인 생활체육의 중심지가 됐다.

장애인체육의 문턱을 낮추다
천안반다비체육센터의 가장 큰 특징은 전문적 특정 종목이 아닌 비종목형 재활, 생활체육 중심의 프로그램을 우선한다는 점이다. 이용자들이 초기 재활부터 시작해 운동하는 습관을 갖추고, 기초 체육, 생활체육을 거쳐 전문 체육으로 이어지는 단계별 구조를 구축했다.임동주 팀장은 “종목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하면 전문성은 살릴 수 있지만, 이용자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휠체어농구 국가대표 선수 출신인 그는 익숙한 ‘전문 체육’을 이용자들의 일상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녹여내는 프로그램을 고민했다고 전했다.이들을 위해 기획한 프로그램이 바로 ‘휠체어 스킬 스쿨’이다. 실제로 이곳을 찾는 사람들 중에는 운동 경험이 전혀 없거나, 휠체어 사용법조차 익히지 못한 경우도 적지 않다. ‘휠체어 스킬 스쿨’을 이수하면 기초 주행부터 턱 넘기, 경사로 오르내리기 등 실생활에서 필요한 기술을 단계적으로 배울 수 있다. 그뿐 아니라 휠체어농구나 휠체어럭비, 휠체어댄스스포츠 같은 생활체육이나 전문 체육에 대한 심리적 장벽도 낮아진다.이용 접근성도 뛰어나다. 장애 유형에 관계없이 헬스, 요가, 댄스스포츠 등 60여 개 프로그램이 대부분 무료로 제공되며, 모든 수업에는 생활체육지도자가 상주해 개인별 맞춤 지도를 제공한다. 수중운동실만 1회 1,500원의 합리적 비용이 책정되어 있다. 이는 천안시와 천안시장애인체육회의 지원 덕분이다. 수익보다는 ‘누구나 운동할 수 있는 환경’ 만들기가 우선이다.



장애 유형이 아닌 ‘나’에게 맞춘 운동
천안반다비체육센터의 대표 시설은 수중운동실과 헬스장이다. 각 시설 담당 지도자들은 같은 장애 유형이라도 개인차가 크기에 신체 조건과 운동 경험에 맞춘 섬세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수중운동실은 총 2레인 규모로, 수중자전거와 리프트 등 유형별 보조 장비를 갖추고 있다. 최진서 지도자는 처음 방문하는 사람은 체력과 기능을 측정하고, 수술 이력이나 불편한 부위 등 건강 상태를 꼼꼼히 상담해 맞춤형 프로그램을 설계한다고 말한다. “같은 장애라도 접근 방식은 모두 달라요. 그래서 수업 전후 컨디션을 체크하고, 필요한 경우 즉시 조정합니다.”약 60평 규모의 헬스장에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기구가 마련돼 있다. 헬스장을 맡고 있는 안은경 지도자는 백혈병 합병증을 겪는 한 여성 참가자를 떠올렸다. “처음엔 휠체어 없이 일어나는 것조차 힘들어하셨어요. 하지만 6개월간 꾸준히 운동한 결과, 지금은 혼자 힘으로 일어서기를 일곱, 여덟 번씩 반복할 수 있게 됐어요. 이용자들의 점점 나아지는 모습을 보며 큰 보람을 느낍니다.”



두 지도자 모두 신체 능력 향상보다 ‘마음의 변화’에 더 큰 의미를 둔다. 안은경 지도자는 “많은 분이 ‘나는 안 돼’, ‘장애가 있으니 못 하지’라고 먼저 단정하세요. 그럴 때마다 ‘비장애인도 처음엔 못 해요’라고 말씀드려요”라고 말했다. 최진서 지도자는 “휠체어를 타고 오신 분들이 물속에서는 스스로 걸으면서 자존감이 눈에 띄게 높아지는 모습을 봅니다. ‘선생님 덕분에 좋아졌어요’라는 말을 들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라고 말했다.
운동이 가져온 일상의 변화
천안반다비체육센터에서 만난 세 명의 이용자는 저마다 다른 프로그램을 통해 일상에 긍정적 변화를 경험하고 있었다.2년의 병원 생활로 “삶의 의욕도 없고 뭘 해야 할지 몰랐어요”라고 말하는 강용순(62) 씨. 뇌병변과 지체장애 4급을 가진 그는 센터에서 헬스와 요가, 파크골프 등을 접하며 서서히 삶의 의욕을 되찾았다. 이제는 보호자 없이 외출할 수 있을 만큼 일상을 회복했고, 할 수 있는 운동은 뭐든 다 도전해보고 싶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이도훈(35) 씨는 휠체어농구에 푹 빠졌다. 2년 전 장애를 갖게 된 그는 정규 농구 골대 높이에서 허리와 팔 힘만으로 경기하는 휠체어농구를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다.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는 느낌이에요. 자격증을 갖춘 전문 지도자들 덕분에 더 빨리 배울 수 있었어요”라며 열정을 보였다.정미나(37) 씨에게는 이곳이 꿈의 실현지가 됐다. 고등학생 때부터 수영에 관심이 있었지만 척수마비 때문에 포기했던 그녀는 센터에서 지도사의 도움으로 자유형을 익혔다. “못 할 줄 알았는데, 할 수 있더라고요. 요즘은 사람도 만나고 체력도 좋아져 활동적인 삶을 살고 있어요.”

더 많은 사람과 함께하는 미래를 위해
물리적 장벽을 없앴다고 해서 그 공간이 곧 ‘모두를 위한 공간’이 되는 것은 아니다. 천안시에 거주하는 약 2만8,000명의 장애인 중 더 많은 이가 이용할 수 있도록 천안반다비체육센터는 적극 홍보하고 있다. 천안교육지원청과 협력한 장애 학생 생존 수영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충남 지역에서도 장애 인식 개선을 위한 다양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매년 이천선수촌에서 열리는 ‘드림패럴림픽’이 올해는 충남에서도 개최된다. 초·중등학생이 휠체어배드민턴, 보치아, 골볼 등 패럴림픽 종목을 직접 체험하며 자연스럽게 장애인체육을 접하고 포용 정신을 기르는 기회가 될 것이다. 모두가 함께하는 사회는 이렇게 하나씩 만들어진다.


INFO. 천안반다비체육센터
2024년 12월 19일에 개관한 천안시 동남구 유일의 공공 체육시설. 천안시장애인종합체육관과 함께 자리하는데 천안시장애인종합체육관이 특정 종목 프로그램 및 장소 대관 중심이라면, 천안반다비체육센터는 비종목형 생활체육 위주로 운영한다.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주요 시설은 수중운동실, 헬스장, 다목적실, 론볼장, GX실 등으로 구성돼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