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건설, 주택사업 줄고 채무보증 늘고…계열사 '중도금대출' 효과

호반건설 서초 신사옥 /사진=호반건설

호반건설이 계열사에 제공한 채무보증 금액이 전년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사업이 축소된 가운데 채무보증 금액이 늘어난 것은 수분양자의 중도금대출 연대보증액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호반건설은 26일 올해 반기 기준 계열사 채무보증 금액을 13조8611억원으로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말 11조7020억원보다 2조원 이상 늘어난 액수다.

호반건설의 계열사 채무보증 금액이 급증한 배경은 공시 기준 변경에 따른 것이다. 호반건설은 최근 2년 사이 대구 칠성, 서울 개봉, 대전 용산, 천안 일봉공원, 안동 옥송, 광주 중앙공원 등 주택을 분양했다. 관행적으로 수분양자의 중도금 대출에도 연대보증을 제공하면서 채무보증 금액이 늘어난 상태였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대기업집단 공시 대상 금액에서 중도금대출 보증은 제외됐다. 하지만 올해부터 공시 기준이 변경되면서 중도금대출 보증도 포함하도록 변경되자 숨어있던 채무보증 금액이 드러나게 된 것이다.

/사진=2024년도 기업집단현황공시 매뉴얼(공정거래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는 2024년도 기업집단현황 공시 매뉴얼에서 실질적으로 채무보증 성격을 띄는 자금보충약정, 조건부 채무인수, 책임준공약정 등도 공시하도록 했다. 일반적으로 중도금은 분양 당시 분양회사가 보증을 제공하고 불이행시 조건부로 인수하도록 신용공여를 제공한다.

호반건설은 공공택지 입찰로 토지를 확보한 뒤 자체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시행 법인 역할을 하는 자회사들의 중도금 대출 보증약정이 포함되면서 전반적으로 채무보증 금액이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채무보증 금액이 증가한 것은 지난해와 달리 올해 중도금대출 등 채무보증도 포함해 공시하도록 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호반건설의 채무보증 건수는 지난해 222건에서 올해 256건으로 30건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공시 당시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호반자산개발, 티에스리빙, 미륵파크, 호반호텔앤리조트 등이 채무보증을 제공한 계열사로 추가됐다. 이들 회사는 호반건설의 자체사업 시행을 담당하는 계열 법인이다.

/사진=한국신용평가

호반건설의 시공 사업장은 지난해 60여곳에서 올해 50곳으로 10곳 이상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업장이 줄면서 올해 분양 건수도 크게 감소했다. 호반건설은 상반기 중 단 한 곳도 분양에 나서지 않았다. 마지막 분양 단지는 지난해 11월 820가구 규모의 안동옥송 상록공원(위파크 안동)이다. 다음달 제주 아라동 오등봉공원 인근에 위파크제주를 공급할 예정이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공급한 단지들의 입주 시점이 다가오고 있는 만큼 향후 채무보증 금액은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호반써밋 남원주 역세권, 평택 고덕국제신도시 호반써밋 3차 등의 입주가 진행되고 있다.

김진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