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건설, 美 코리아타운 주택사업 자금줄 살펴보니
반도건설은 2018년 해외법인을 설치하고 미국 주택시장 공략에 뛰어들었다. 반도종합건설의 100% 자회사로 설립한 '반도 델라 코퍼레이션(Bando Dela Corporation)'을 통해 미국 주택사업 기회를 모색했다.
반도건설의 미국 주택사업은 권홍사 회장의 숙원사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권 회장은 과거 대한건설협회 회장을 지낼 당시에도 미국 친환경인증(LEED) 연수단을 꾸리는 등 미국 진출에 대한 관심이 지대했다.
2018년 꾸려진 미국 사업 태스크포스(TF)가 반도 델라 코퍼레이션으로 발전해 2019년 토지매입부터 인허가, 시공 등 모든 과정을 진행했다. 현지 사업 기반이 없었기 때문에 자체사업으로 뛰어든 것이다.
반도건설은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 내 '3170 West Olympic Boulevard' 부지를 2030만 달러(약 270억원)에 매입해 공사에 들어갔다. 공사 전 해당 부지에는 상업용 소매 건물이 들어서 있었다.
반도건설은 기존 1층짜리 상업용 소매건물과 지상 주차장을 철거하고 주거용 건물 5개동을 신축하려 했다. 총 252가구를 위한 건물로 지하 2층에 지상 7층 규모의 주상복합 건물을 지으려는 계획이었다.
반도건설은 매입 전 인허가가 모두 마무리된 건물을 매입했다. 기존 소유주인 현지법인 '최보성(Choi Bo Sung, Inc)과 CBS 프로퍼티 그룹(CBS Property Group LLC)'이 주상복합 건물을 짓기 위해 인가작업을 마친 상태였다. 반도건설은 인허가는 떨어졌으나 자금 등의 이유로 공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던 부동산을 사들여 사업에 나섰다.
토지 매입금액은 계열사가 보유한 골프장과 아파트 사업 자금을 담보로 해 하나은행 LA법인(KEB Hana LA Financial Corporation)을 통해 조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반도홀딩스 계열사인 호법포레는 2020년 9월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더크로스비 골프장을 담보로 하나은행 LA법에서 5000만달러(약 667억원)을 빌렸다. 이와 별도로 반도건설도 평택 고덕 2블럭 분양수입금에 대한 금전채권신탁을 담보로 제공했다.
2022년에는 반도종합건설이 채무보증을 제공해 하나은행 LA법인에서 800만달러(약 106억원)을 추가로 빌렸다. LA 주택사업을 위해 770억원 가량의 금액을 빌려 직접 토지매입부터, 시공, 공급까지 나선 것이다. 해당 건물의 준공은 지난해 3월 마무리됐다.
반도건설은 미국 주택사업 두번째 프로젝트로 인근 500미터 거리에 지하 2층에 지상 7층 건물 시공 준비에 나서고 있다. 반도건설의 2차 사업 프로젝트는 'The Bora 3020'이다.
3020 프로젝트 역시 반도건설이 직접 토지를 매입, 시공, 시행, 임대관리를 맡는 자체개발 사업이다. 반도건설 관계자는 "현재 LA지역에서 진행 중인 사업은 모두 자체사업으로 자금은 직접 조달을 하고 임대 등을 통해 들어오는 자금으로 충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건설과 호법포레는 지난해 3월 하나은행 LA법인을 통해 추가로 대출을 일으켜 채무액이 1억 달러(약 1334억원)까지 늘었다. 대출 만기를 한 차례 연장해 올해 8월까지로 늘린 상태다. 2차 프로젝트를 위해 기존 대출을 증액하고 기간을 연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반도건설의 3020 프로젝트는 '3020 Wilshire Blvd' 일원 건물을 매입해 진행되고 있다. 교회 소유의 건물로 미션스쿨, 교회 등이 자리하고 있는 곳이다. 반도건설은 이 외에도 3차 프로젝트를 합해 1000여세대의 유보라타운을 조성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LA지역에서 주택사업 이후에는 미국 전역으로도 사업을 확장하는 안도 검토 중이다. 반도건설은 LA 사업 이후 현지 법인들의 제안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반도건설 관계자는 "3170 프로젝트를 보고 자신들 도시에도 참여해달라고 하는 제안들이 들어와서 검토를 하고 있는 정도다"라며 "아직 구체화된 사안은 없다"고 말했다.
김진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