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과 인도네시아가 공동 개발 중인 KF-21 보라매 전투기 프로그램이 중요한 기로에 서 있습니다.
2026년 1단계 개발이 마무리될 예정인 가운데, 인도네시아가 기존 합의를 뒤집고 단좌형 대신 복좌형 시제기 이전을 요구하며 재협상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10년간 이어진 협력의 결실을 앞두고 불거진 이번 요구는 양국 관계에 새로운 긴장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12월 30 CNBC INDONESIA는 "2026년 인도네시아 KF-21 프로그램의 운명을 결정짓다"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이 기사를 바탕으로 인도네시아 KF-21 사업에서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10년 협력의 갈림길, 2026년이 결정적 해
2026년은 KF-21 프로그램의 1단계 EMD(Engineering, Manufacturing and Development) 과정이 완료되는 해입니다.
지난 10년간 한국과 인도네시아는 4.5세대 전투기 개발이라는 야심찬 목표를 향해 함께 달려왔습니다.
하지만 이 여정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기술적 도전은 물론이고, 정치적 이견과 재정적 문제가 끊임없이 발목을 잡았던 것이죠.

인도네시아는 이 프로그램에서 후순위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지만, 솔직히 말해 신뢰할 수 있는 동반자로 보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여러 현안에서 한국과 의견 차이를 보여왔고, 기술 이전에 대한 기대치는 실제 합의 내용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인도네시아에게 2026년은 마지막 기회의 해가 될 수 있습니다.
지금 남아있는 기회를 잡을 것인가, 아니면 그냥 흘려보낼 것인가의 기로에 서 있는 것입니다.
만약 인도네시아 정책 결정권자들이 단기적 감정이나 주관적 판단이 아닌, 장기적 비전에 기반한 객관적 사고를 할 수 있다면, 이 프로그램이 가져올 경제적 혜택은 앞으로 최소 30년간 지속될 것입니다.
외교 무대의 단골 주제가 된 KF-21
KF-21은 이제 한국-인도네시아 외교 관계에서 빠질 수 없는 전략적 이슈가 되었습니다.
2025년 10월 31일 APEC 정상회의 기간 중 이재명 대통령과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이 두 차례 만남을 가졌는데, 양측 회담에서 KF-21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습니다.
이는 이 프로그램이 단순한 방산 협력을 넘어 양국 관계의 핵심 축이 되었음을 보여주는 것이죠.

최근 몇 년간 한국 고위 관료들이 인도네시아를 방문할 때마다 KF-21을 거론해왔습니다.
이는 쌍발 엔진 전투기 프로그램에 대한 인도네시아의 의지를 의심하는 한국 측의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인도네시아가 터키로부터 5세대 전투기라고 주장되는 기종을 무분별하게 구매하기로 결정한 이후 이러한 의구심은 더욱 커졌습니다.
터키 전투기의 5세대 능력을 뒷받침하는 실증 데이터도 없고, 터키의 전투기 개발 및 생산 기술력에 대한 의문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말입니다.
단좌기 약속했지만 복좌기 원한다
기술적 측면에서 2026년 인도네시아가 직면한 첫 번째 핵심 이슈는 바로 시제기 이전 문제입니다.
한국이 인도네시아에 이전할 KF-21 시제기와 관련해 여러 사안들이 양국 간 합의를 필요로 하는데, 특히 기술 보안과 이전할 기종 선택이 중요한 쟁점입니다.

기술 보안 측면에서 한국은 북한, 중국, 터키 같은 제3국으로 KF-21 기술이 유출될 가능성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습니다.
만약 기술 유출이 발생한다면 외교적 파장이 엄청날 것입니다. KF-21에는 미국에서 들여온 기술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죠.
공식 합의에서는 양국이 단좌형 시제기인 KF-21 005호를 이전하기로 명시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인도네시아에서 이 합의를 재협상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과거에도 제기됐다가 공식 합의로 이어지지 않았던 요구, 즉 복좌형 전투기 이전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것입니다.

이론적으로 인도네시아가 복좌형 KF-21 이전을 원한다면 한국과 재협상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한국론적으로 인도네시아가 복좌형 KF-21 이전을 원한다면 한국과 재협상을 해야 합니다.하지만 한국이 이를 받아들이기는 매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더욱이 한국은 2025년에 이미 관대한 양보를 했습니다.
1단계 EMD에서 인도네시아의 분담금을 1조7000억원에서 6천 억원으로 대폭 줄여준 것이죠.
KF-21 구매 결정, 언제 내릴 것인가
두 번째 핵심 이슈는 인도네시아의 KF-21 도입 여부입니다.
이는 양국 간 공식·비공식 대화에서 항상 등장하는 단골 주제입니다.
과연 2026년에 인도네시아가 향후 5세대로 발전할 이 전투기의 공식 도입을 결정할까요?

사실 생각해보면 이상한 일입니다. 공동 개발 프로그램에 참여한 국가가 정작 그 결과물을 구매하지 않는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이죠.
앞서 언급했듯이, 한국은 현재 인도네시아의 KF-21 도입을 지원하기 위한 수출 신용 제도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한국 금융기관이 제공할 이 금융 지원은 2025년 10월 말 양국 정상회담에서 인도네시아가 공식 요청한 사항입니다.
수출 신용 제도가 마련되면 인도네시아는 재정적 부담 없이 KF-21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상환 기간, 이자율, 리스크 측면에서 수출 신용이 외국 민간 금융기관 대출보다 훨씬 유리한 조건이기 때문입니다.
PTDI 조립 라인, 동남아 허브로 키운다
세 번째 핵심 이슈는 인도네시아 내 KF-21 조립입니다.
인도네시아는 KF-21을 도입한다면 자연스럽게 현지 조립의 상업적 기회가 열릴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는 당연히 한국에 인도네시아 국영 항공업체인 PT 디르간타라 인도네시아(PTDI)의 참여를 항공기 구조 부품 생산에만 국한하지 말고, 최종 조립 및 점검(FACO) 업무까지 확대해달라고 요청해야 한다는 것이죠.

경제적 관점에서 최종 조립 및 점검(FACO)이 적절히 운영된다면 PTDI에 상당한 재정적 이익을 가져다줄 것이죠.
특히 인도네시아가 한국을 설득해 자국 주문분만이 아니라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주문까지 인도네시아 FACO에서 처리할 수 있다면 그 효과는 배가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같은 동남아 국가들은 KF-21의 잠재 시장입니다. 이들 국가는 인도네시아와 같은 처지에 있습니다.
이들 나라들에게 미국은 F-35를 판매하고 있지 않습니다.
때문에 2030년대 중반 KF-21이 5세대 전투기인 KF-21EX로 발전한다는 로드맵을 고려하면, 동남아 국가들이 4.5세대 KF-21을 수입할 가능성은 상당히 큽니다.
이런 상황에서 인도네시아가 향후 몇 년 내 KF-21 제조 공장을 확보한다면, 장기적으로 인도네시아 전투기를 수출하여 경제적 이득을 얻을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손 안에 든 기회, 잡을 것인가 놓칠 것인가
CNBC INDONESIA은 마지막으로 KF-21 프로그램은 방위, 방산, 경제 측면에서 인도네시아가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장기적 기회를 품고 있는 프로젝트인 것이죠. 최근 한국-인도네시아 간 KF-21 프로그램 동향을 보면, 2026년은 인도네시아에게 결정적인 해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여러 기회들이 이미 눈앞에 펼쳐져 있습니다. 문제는 이 기회를 움켜쥘 것인가, 아니면 또 다른 환상을 좇아 흘려보낼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복좌기 재협상 요구는 인도네시아의 우유부단함을 다시 한번 드러내는 사례로 비칠 수 있습니다.
한국은 이미 상당한 양보를 했고, 금융 지원까지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제 공은 인도네시아 쪽으로 넘어갔습니다.
실용적 판단으로 기회를 잡을 것인지, 아니면 또다시 감정적 결정으로 시간을 낭비할 것인지 지켜볼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