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타이거즈가 개막 2연전을 모두 내줬다. 28일 6-7 끝내기 역전패. 29일 6-11 완패. 에이스 네일을 제외한 마운드의 모든 핵심 카드가 무너졌다. 정해영, 조상우, 김범수, 이의리, 황동하. 결과도 충격이었지만 내용이 더 심각했다. 단순히 2패 이상의 데미지가 있을 듯하다.
3회초 1사 만루 — 절호의 기회

29일 경기에서 KIA에게도 기회는 있었다. 이의리가 2회말 4점을 먼저 내줬지만, 3회초에 1사 만루 찬스가 만들어졌다. 한준수의 우선상 2루타, 데일의 볼넷, 카스트로의 우전 안타. SSG 선발 김건우가 확연히 흔들리고 있었다.
김건우는 제구 기복이 있는 투수다. 이범호 감독도 이를 잘 살려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타석에 김도영이 들어섰다. 여기서 한 방이 터지면 경기 흐름이 완전히 바뀔 수 있었다.
3-1 — 절대적으로 유리한 볼카운트

김건우는 초구와 2구 체인지업이 땅으로 향했고, 4구 체인지업은 아주 높게 들어갔다. 분명히 매우 흔들리고 있었다. 볼카운트 3-1. 김도영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여기서 반전이 일어났다. 5구 145km 포심이 스트라이크존에서 확연히 높게 들어갔다. 김도영이 크게 헛스윙했다. 6구도 마찬가지로 높았다. 또 헛스윙. 연속 삼진. 김도영이 김도영답지 않은 '오버스윙'을 한 것이다.
김건우를 도와준 꼴

배터리가 하이 패스트볼 구사를 마음먹었다고 보기 어렵다. 김건우는 이미 많이 흔들리고 있었고, 볼카운트가 타자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했다. 김도영은 스트라이크존에서 벗어나는 공에 헛스윙을 잘 하는 선수가 아니다. 결국 김건우가 흔들렸는데 김도영이 도와준 모양새가 됐다.

김도영은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자책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며 덕아웃으로 들어갔다. 후속 나성범마저 중견수 뜬공으로 돌아서면서 1점도 추격하지 못했다. 그리고 3회말 5실점이 나오며 0-9로 벌어졌다. 7회 카스트로와 나성범의 투런포가 터졌지만, 이미 점수 차가 너무 벌어진 뒤였다. 3회초에 추격하지 못한 게 너무나도 치명적이었다.
"슈퍼스타병 아니냐"

팬들 사이에서 비판이 나왔다. 뒤에 나성범과 김선빈이 있었다. 둘 다 시즌 초반 좋은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었다. 팀을 위한 배팅이 아니라 본인이 한 방으로 해결하고 싶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김도영의 개막 시리즈 성적은 8타수 2안타 타율 0.250. 볼넷도 골라내고 안타도 치며 루상에 나갔을 때는 거의 대부분 득점까지 성공했다. 하지만 본인의 타점은 아직 기록하지 못했다. 0타점.
욕심 좀 부릴 수 있는 거 아닌가

그런데 김도영이 그 정도 욕심을 부리면 안 되는 걸까. 최형우와 박찬호가 떠난 KIA 타선에서 3번을 맡고 있다. WBC에서 대만전 역전 홈런을 쳤고, 다리 문제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졌다는 것을 증명했다. 팬들이 기대하는 슈퍼스타다.
1사 만루 3-1에서 한 방을 노린 게 그렇게 큰 잘못일까. 결과가 안 좋았으니 비판받는 것이고, 홈런이 터졌으면 영웅이 됐을 것이다. 시즌은 길다. 김도영이 제 컨디션을 찾으면 저런 상황에서 진짜 한 방을 터뜨릴 날이 올 것이다. 영웅스윙 한 번 했다고 너무 몰아세울 필요가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