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2006년부터 사실상”…논란 중심에 선 원자력기구 수장, 무슨말 했길래

IAEA 사무총장, 北핵 인정 시사
비핵화 국제 공조에 균열 우려돼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 [AFP = 연합뉴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북한을 ‘사실상(de facto) 핵무기 보유국’이라고 언급해 파장이 일고 있다. 핵 비확산체제를 지탱하는 국제기구인 IAEA 수장이 불법적인 북한의 핵보유를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26일(현지시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세계가 인정하고, (북한이) 유엔 제재와 국제법을 위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그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이 유엔 제재와 국제법을 위반한 것이며 비난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러면서도 “북한이 2006년에 ‘사실상 핵무기 보유국’이 된 이후로 국제적인 관여는 없었고, 그 이후로 핵 프로그램이 상당히 확대됐다”고 말했다. 북한이 2006년 10월 9일 1차 핵실험을 강행한 이후 국제사회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실질적 대화를 하지 못했다는 지적인 셈이다.

그는 인터뷰에서 북한 핵프로그램의 실체를 인정하자는 취지의 ‘현실론’을 펼쳤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북한이 핵 활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계속 강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서로 딴소리하는 것을 멈출 방법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년간 나의 신조는 항상 개입하고 대화를 시도하자는 것이었으며, 우리는 항상 상황을 앞서 주도하고 대화를 위한 문을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1기 트럼프 행정부에서 활동했던 로버트 오브라이전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한국이 더욱 더 많은 국방비를 부담해 한미동맹에서 더 큰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브라이언 전 보좌관은 워싱턴DC에서 미국기업연구소(AEI)가 주최한 대담에 참석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비 지출 비율과 관련해 “우리가 동맹과 부담을 분담할 수 있도록 이 숫자들은 미국처럼 3%나 3.5%까지 올라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