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번개구름, 더 오래 넓게 '방사선' 내뿜는다

이병구 기자 2024. 10. 3.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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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우주에서 주로 관측되는 고에너지 방사선인 '감마선(gamma ray)'은 지구의 번개구름(뇌운)에서도 발생한다.

연구팀은 "뇌운의 감마선 방출 때문에 걱정할 필요는 없다"며 "생성되는 방사선의 양은 사람이나 물체가 발생 지점에 아주 가까이 있을 때만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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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 산타 마르타 공항 근처의 열대 번개구름에서 번개가 치고 있다. Oscar van der Velde 제공

먼 우주에서 주로 관측되는 고에너지 방사선인 '감마선(gamma ray)'은 지구의 번개구름(뇌운)에서도 발생한다. 과학자들이 뇌운에서 방출되는 감마선의 특징을 새롭게 밝혀냈다.

니콜라이 외스트가드 노르웨이 베르겐대 물리·기술학과 교수팀과 마르티노 마리살디 교수팀은 항공기로 열대 지방의 뇌운에서 발생하는 감마선 방출 데이터를 수집·분석하고 연구결과를 2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각각 공개했다.

1990년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초신성과 같은 우주의 천체에서 날아오는 고에너지 입자를 관측하기 위해 인공위성을 지구 궤도로 올렸다. 그런데 우주가 아닌 지구에서도 고에너지 감마선 방출이 관측됐다. 과학자들은 감마선이 뇌운에서 발생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선행 연구에 따르면 뇌운의 감마선 방출은 '지상 감마선 섬광(TGF)'과 이보다 강도가 상대적으로 약한 '감마선 글로우(glow)' 두 가지 유형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감마선이 생성되는 메커니즘이나 특성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내지 못한 부분이 많았다.

항공기로 뇌운의 감마선 방출을 조사하는 모습을 묘사한 그림. 감마선은 보라색으로 시각화됐다. The ALOFT team/Mount Visual 제공

두 연구팀은 지난해 7월 NASA의 고고도 공중과학항공기(ER-2)로 10차례 카리브해 주변 바다에서 열대 번개폭풍 상공을 비행하며 감마선 방출 데이터를 수집했다. 외스트가드 교수는 "시속 20km 속도로 비행하면 감마선이 나오는 부분과 가까운 구름 위를 직접 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외스트가드 교수팀은 TGF보다 지속시간이 훨씬 긴 '깜박이는(flickering) 감마선 섬광(FGF)'이라는 유형의 감마선 방출 현상을 새로 확인했다.

TGF는 지속시간이 최대 100㎲(마이크로초, 1㎲는 100만분의 1초)인데 FGF는 최대 250ms(밀리초, 1ms는 1000분의 1초)로 더 길다. 총 24회의 FGF 중 17번에는 번개가 뒤따랐다. 연구팀은 FGF가 뇌운의 번개 발생에 기여할 수도 있을 것으로 추측했지만 아직 확실하지는 않다.

마리살디 교수팀은 감마선이 방출되는 규모에 대해서 연구했다. 선행 연구에서 감마선 방출 현상이 10~20km 규모에서 최대 수십 초 정도 지속되는 현상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 감마선 방출이 수천㎢(평방킬로미터)에 걸쳐 몇 시간 동안 일어난다는 것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뇌운의 감마선 방출 때문에 걱정할 필요는 없다"며 "생성되는 방사선의 양은 사람이나 물체가 발생 지점에 아주 가까이 있을 때만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비행기는 뇌운 중심부 비행을 피하기 때문에 이번 연구결과 때문에 추가로 걱정할 만한 부분은 없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뇌운의 감마선 방출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면 번개와 감마선 방출의 인과관계를 알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참고 자료>
- doi.org/10.1038/s41586-024-07893-0 
- doi.org/10.1038/s41586-024-07936-6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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