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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시장 상장을 추진 중인 클라우드 서비스형 보안플랫폼 전문기업 모니터랩이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에 휩싸였다. 회사의 성장 속도에 비해 과한 실적 전망치를 기준 삼아 기업가치를 높게 책정했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에서 ‘장밋빛’ 기대에 매몰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술특례 상장하는 '흑자' 기업…내달 10~11일 청약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모니터랩은 내달 3~4일 양일간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총 공모주식수는 200만주로 100%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된다. 청약일은 5월 10~11일이다.

2005년 설립된 모니터랩은 클라우드 기반 보안 서비스 플랫폼을 개발하는 사이버보안 전문기업이다. 고성능 애플리케이션 프록시 기술과 패킷 처리 기술을 기반으로 통합 애플리케이션 보안 기업으로 성장해왔다. 기술특례트랙으로 IPO 절차를 밟고 있는 회사는 지난해 2곳의 평가기관으로부터 A등급을 획득했다.
기술특례상장을 준비하고 있음에도 실적이 양호하다는 것이 모니터랩의 강점으로 꼽힌다. 기술특례상장은 기술적 가치는 보유하고 있지만, 이익을 내기 어려운 기업들의 증시 입성을 돕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때문에 이 트랙으로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들 중엔 매출액이 아예 발생하지 않는 곳도 적지 않게 관찰된다. 하지만 모니터랩은 2020년부터 매년 100억원대 매출을 내왔으며, 영업이익 또한 10억원대의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 54.82%로 재무건전성도 양호한 수준이다.
수익성 악화됐는데…'장밋빛' 전망 앞세워 기업가치 산정
그러나 모니터랩이 제시한 기업가치에 대해선 “고평가 됐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그간 실적흐름과 비교해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치를 기반으로 기업가치를 도출했다는 것이다.
모니터랩은 공모가 희망밴드 상단 기준 최대 1215억원의 시가총액을 목표로 IPO를 진행 중이다. 이는 2024년 순이익 추정치(76억원)과 2025년 순이익 추정치(157억원)를 기반으로 예상한 수치다. 회사는 해당 순이익에 연할인율 25%를 적용해 68억원의 평균값을 산출했다. 여기에 피어그룹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 26.72배를 반영, 1823억원의 평가 가치를 계산했다. 평가 가치를 적용 주식수 1291만8350주로 나눈 주당 평가가액은 1만4114원이며, 30.57~46.86%의 할인율을 적용해 공모가 희망밴드 7500~9800원을 결정했다.
모니터랩은 매출액이 2023년 211억원, 2024년 295억원, 2025년 47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매출액 140억원이 3년 만에 3배 이상 불어날 것이라고 예상한 것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8억원, 77억원, 183억원으로 관측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7억원 수준이었던 순이익은 2025년 22.4배 늘어난 157억원을 달성할 것이란 설명이다.
이 같은 모니터랩의 실적 전망치는 최근의 실적 변화와는 다소 대조되는 양상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16.5% 정도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1억원으로 38.9% 감소하는 등 수익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순이익의 경우 22억원에서 7억원으로 68.2% 쪼그라들었다. 회사가 제시한 전망치를 현실화하기 위해선 매년 두 배 이상의 수익성 성장률을 나타내야 하는 것이다.

높은 공모가격을 위해 의도적으로 높은 PER을 가진 기업을 피어그룹으로 뽑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모니터랩이 피어그룹으로 선정한 기업은 수산아이앤티, 파수, 지니언스, 더존비즈온 등 4개사다. 이중 더존비즈온의 PER 배수는 42.54배로 수산아이앤티(34.02배), 파수(17.15배), 지니언스(13.14배)보다 현저히 높다. 이 회사의 경우 지난해 매출의 59.2%가 ERP에서 나왔다. ERP는 재무·제조·공급망·인사관리 등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자동화하고 관리하는 소프트웨어 유형이다. 보안전문기업인 모니터랩과는 사업 영역에 다소 차이가 있다는 평가다.
IPO 업계 관계자는 “기술특례상장을 준비하는 기업들은 대개 적자 상태인 곳이 많아서 미래 실적을 추정해 기업가치를 계산한다”며 “아쉽게도 거의 대부분의 기술특례기업들이 당시 약속한 미래를 실현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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