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기업을 키우자]킨더르
초저출산 시대가 열리면서 ‘골드 키즈 트렌드’가 뜨고 있다.
‘골드 키즈 트렌드’는 한 자녀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부모들의 새로운 소비 패턴을 뜻하는데, 이는 아동용품 시장의 고급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자녀를 적게 낳는 만큼 질 좋고 비싼 용품을 사주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는 것이다.
광주 동구 동명동 아이플렉스(I-PLEX) 입주기업인 킨더르(대표 박주희)는 이 같은 시장의 흐름을 정확히 꿰뚫고 있는 ‘어린이용 조립형 가구 개발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지난 2022년 7월 문을 연 킨더르의 주력 상품은 자체 브랜드 라라브릭의 가구다.
상품은 일반적으로 가정에서 사용하는 것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쇼파를 예로 들면 등받이와 바닥방석 등 모든 구성품이 각기 분리된다. 이를 ‘모듈형 플레어 퍼니처’라고 부른다. 흔히 어린시절 가지고 노는 ‘레고’와 비슷하다.
<@1>킨더르가 제공하는 제품의 구성품은 모두 9가지다. 가로·세로 각 77㎝ 크기인 정사각형 형태의 ‘티크’, 이보다 얇은 ‘씬’, 직사각형 모양의 ‘브루트’, 긴 원통형의 ‘아르볼’, 기다란 직삼각형의 ‘프리즘’, 긴 정사각형의 ‘큐브릭’, 반원 형태의 ‘하프문&하프문 리틀’, 동그란 원형 ‘마카롱’이 그것이다.
4가지 색상에 9가지 각기 다른 제품을 뗐다 붙였다 하면 이를 활용해 만들 수 있는 모양은 무궁무진하다.
때문에 킨더르 제품의 수요층은 명확하다. 바로 영·유아부터 어린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들이다.
근육이 약하고 발달이 미흡한 어린이들이 킨더르의 제품을 가지고 다양한 모양을 만들며 무한한 상상력을 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양한 모습을 갖춘 킨더르의 제품을 성인이 이용하면 쇼파, 침대 등 형태로 만들어 활용 가능하다. 여러가지 모습으로 조립할 수 있어 자신이 원하는 독특한 인테리어가 가능, 심미적 디자인까지 갖췄다.
이처럼 수요층이 명확한 제품이 탄생하기까지 그 이면에는 박주희 킨더르 대표의 노력이 숨어 있다.
과거 기간제 체육교사, 스포츠 강사로 활동한 경험이 있는 박 대표는 학생 등을 가르치며 자신만의 교구에 대한 욕심을 키워갔다. 수업 시간 이외에는 항상 머릿속으로 생각해 둔 교구들을 직접 스케치 하고 실사용 가능 여부를 떠올리며 틈틈히 보완해 나갔다.
이는 킨더르 창업의 배경이다.
이후 지난 2017년 결혼, 출산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사업에 뛰어들었다.
일상 속에서 자녀와 오랜 시간 함께 할 단 하나의 가치 있는 선물을 만들고자 하는 마음에서 출발했다. 부모들이 자녀들과 함께 놀이활동을 하면서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소통하는 것이 신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자라도록 도와주는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킨더르’와 ‘라라브릭’ 모두 박 대표가 직접 작명했다. 킨더르는 독일어로 ‘어린이’를 뜻하며, 라라브릭은 ‘늘 곁에 있는 소중한 친구’라는 라틴어에서 따왔다.
어린시절 아버지가 선물을 가지고 오면 막연히 갖는 큰 기대감, 그런 설렘을 느낄 수 있는 가구를 만들겠다는 뜻을 담아 회사 이름을 지었다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2>비슷한 타 업체의 제품과 비교해 다소 가격이 높지만 이 역시 철저한 시장조사를 통해 책정했다. 1인창업기업인 만큼 박 대표 홀로 베이비페어 등 부모들의 시장반응을 확인할 수 있는 행사를 돌며 관련 제품의 반응을 살폈다. 이런 과정을 거쳐 ‘골드 키즈 트렌드’에 적합한 가격대를 갖춘 라라브릭을 출시했다.
무엇보다 제품에 차별화를 주고 까다로운 부모들의 안목을 사로잡기 위해 소재부터 신경썼다.
킨더르의 모든 제품은 3중 구조로 구성 돼 있다.
가장 겉면은 ‘라누고(lanugo)’라는 원단을 사용한다.
‘라누고’는 라틴어로 ‘갓난아기의 솜털’, ‘동식물의 솜털’이라는 뜻으로 부드럽고 촉감이 뛰어난 것으로 유명하다.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스한 촉감을 자랑한다. 또 천연가죽의 고급스러움과 내구성, 투습성, 통기성, 쾌적성을 지니고 있다.
피부에 직접 닿는 만큼 집먼지 진드기나 유해물이 번식할 수 없는 환경을 만들기 때문에 아토피성 피부나 민감한 피부를 가진 아이들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실제 어린이제품안전 특별법 KC안전요건에 따라 포름알데히드, 유기주석화학물 외 30종의 유해물질이 검출되지 않은 아동용 친환경 원단이다.
<@3>라누고 원단 아래에는 내장재를 보호하는 고밀도 ‘타이벡’ 안감을 사용했다. 타이벡은 방수 능력과 인장강도, 내마모성이 탁월하며 자체 미생물 장벽 기능을 제공한다. 또 장섬유의 연속 구조로 석면, 곰팡이 등 유해물질을 차단하는 능력이 뛰어나 내구성을 한층 끌어올려 준다.
가장 안쪽에는 고탄성 스펀지 내장제가 들어간다. 일반적인 폼보다 높은 탄성을 가져 안정적으로 형태를 유지하면서 사용자의 체중을 분산시키고 충격을 흡수할 수 있다. 또 밀도가 높아 내구성이 좋고 변형이 없어 장기간 사용해도 안정적인 지지력을 유지한다.
이들 모두 박 대표가 직접 발로 뛰며 원단을 구하고 서로 구성해 완성품을 만들었다.
이와 별개로 라라브릭 리플렛 및 패키지에 동봉된 설명서와 품질보증서는 재생가능한 비목재 대나무 펄프로 생산된 종이에 콩기름 친환경 잉크로 인쇄, 환경보호라는 기업의 사회적 책무까지 더했다.
킨더르의 제품은 시장에서 주효했다. 지난해 11월 전국 현대백화점 중 아동복 판매 1위인 판교점에서 팝업 행사를 열게 된 것이다. 이에 앞서 국내 백화점들이 강소기업을 대상으로 제품 테스팅을 진행했는데 킨더르도 참가, 업계의 이목을 사로잡으면서 팝업까지 이어지게 됐다.
열흘간 이어진 팝업 기간 동안 상당한 매출을 올린 킨더르는 호평을 받으며 올해도 팝업을 이어가고 있다. 라라브릭을 이용해본 고객들이 재방문하는 경우가 많다는 박 대표의 귀뜸이다.
<@4>라라브릭이라는 자체 브랜드 론칭으로 어린이용 조립형 가구 업계에서 성공가능성을 엿본 그는 이제 범위를 확장해 리빙 관련 제품 기획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라라브릭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신규 브릭 제작에도 심혈을 쏟고 있다.
박주희 킨더르 대표는 “라라브릭은 오랜 시간 가지고 놀아도 쉽게 싫증나지 않으며 활발한 신체활동을 하면서 안전하고 재미있게 노는 방법을 고민한 끝에 탄생하게 됐다”며 “부모와 자녀가 함께 있을 때는 신체적 기능 향상과 창의성을 도모하는 교구 역할을 하고 부모가 사용할 때는 가구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제품”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린이집, 유치원 등 어린이 관련 기관을 대상으로 확장 계획을 갖고 있다”며 “박람회 및 코트라 참가 등을 통해 해외 수출 방안도 고려 중이다”고 덧붙였다.
송대웅 기자 sdw0918@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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