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아웃룩] 현대차, 테슬라보다 늦은 '자율주행' 차별화 숙제

FSD가 작동된 테슬라 모델X의 주행 모습 /사진 제공=테슬라

2026년 대한민국 자동차 산업 발전의 핵심 키워드는 자율주행차다. 국내 완성차 업계가 테슬라 대비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서 뒤처졌다는 평가가 이어지는 만큼 이를 극복할 차별화된 자율주행 기술 확보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5년 12월 삼일PwC경영연구원이 발표한 ‘정부의 전략산업 정책으로 보는 2026년 산업 지도’ 보고서에 따르면 레벨 4 자율주행은 자동차 산업의 핵심 트렌드로 꼽힌다. 제한된 구역에서 운전자 개입이 필요 없는 레벨 4 자율주행은 이미 미국 샌프란시스코 등에서 상용화가 시작된 만큼, 기술 선점을 아우르는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그동안 고속도로 주행이 가능한 3단계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 ‘HDP’ 상용화를 예고했으나 내부 사정으로 무산된 경험이 있다. 현대차그룹이 기술 도입을 고민하던 사이 테슬라는 2025년 11월 전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한국에 자체 완전자율주행 기능(FSD)을 도입했다. 미국산 모델 S·X와 사이버트럭을 대상으로 적용된 FSD는 운전자가 전방을 주시해야 하는 감독형 조건이 붙어 레벨 2로 분류되지만, 운전자 조향 개입을 최소화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현대차 강남대로 사옥 1층에 배치된 아이오닉6 내부에 탑재된 '플레오스 커넥트' 소프트웨어. 해당 차량은 현대차그룹의 미래 자율주행 기술 구현의 핵심인 '아트리아AI'도 탑재됐다. /사진=조재환 기자

테슬라의 행보를 지켜본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2025년 12월 5일 기아 창립 80주년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율주행에서 다소 늦은 면이 있다”고 인정했다. 그는 같은 달 온라인으로 발표한 2026년 신년사에서 “자동차 시장만 보더라도 자율주행이나 소프트웨어 기반 차량 제어, 개인화된 사용자 경험과 같은 핵심 경쟁력은 인공지능 역량에 의해 판가름 나는 시대가 됐다”고 강조했다. 자율주행이 인공지능 시대 생존의 핵심이라는 판단이다.

정부 역시 대응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2026년 업무계획 중점 과제 중 하나로 ‘AI 기반 미래 모빌리티 경쟁력 강화’를 제시했다. 광주광역시에 국내 최초로 200대 규모의 자율주행차 실증도시를 조성하고 2027년부터 이를 타 지역으로 확산시킨다는 계획이다. 또 2027년 충청권에 레벨 4 자율주행 BRT 버스를 투입하고, 자율주행차 임시운행허가 절차도 간소화할 방침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 같은 정부 주도의 실증 정책만으로는 테슬라를 따라잡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레벨 4 자율주행 기술이 승용차보다는 대중교통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기술 축적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테슬라는 비감독형 FSD 도입을 예고했고 중국 역시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현대차그룹만의 기술 차별화가 필요해졌다는 분석이다.

테슬라 모델S 플래드 부분변경/사진=조재환 기자

한국도로공사는 2025년 12월 15일 테슬라 모델 X 시승 결과 보고서에서 “고속도로 주행에서 전반적으로 자율주행 성능이 우수하다”면서도 “고속 주행 모드에서 버스전용차로 진입이나 제한 속도 초과 등 도로교통법 위반 사례가 반복적으로 발생했다”고 평가했다. 업계에서는 복잡한 교통 표지와 국내 도로 환경에서의 오동작을 줄이는 기술이 자율주행 발전의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테슬라와 차별화를 이뤄낼 기술 공개에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면서도 포티투닷과 모셔널을 중심으로 한 자율주행 협력은 이어 가겠다는 방침이다. 장재훈 부회장이 제시한 로드맵에 따르면 2026년 ‘XP2’로 불리는 테스트카 수백 대를 제작하고, 2028년에는 2세대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 기술이 적용된 아이오닉 5를 선보일 계획이다. 신규 자율주행 기술 ‘아트리아 AI’를 SDV에 적용해 보급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또 현대차그룹은 2026년 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완전 무인 로보택시를 공개하고 기존 고속도로에만 적용됐던 ‘내비게이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을 일반 도로로 확대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테슬라의 감독형 FSD와 유사한 ‘레벨 2+’ 자율주행 기술 도입도 예고했지만, 구체적인 상용화 시점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조재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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