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도 캐스퍼도 제쳤다"
경차 시장의 주인공이 바뀐 지 오래다. 기아 레이는 모닝과 캐스퍼를 제치고 경차 판매 1위를 달리며, 일부 사양은 출고까지 10개월을 기다려야 할 정도로 주문이 밀려 있다. 2026년형은 1,490만 원부터 시작한다. 갈수록 쪼그라드는 경차 시장에서, 레이는 '없어서 못 파는 차'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은 유일한 모델이다.

경차 한계를 지운 박스 패키징
레이의 힘은 구조에서 나온다. 전장 3,595mm의 경차 규격 안에서 전고를 1,700mm까지 끌어올린 박스카 설계로, 머리 공간과 적재 공간이 체급을 잊게 만든다. 뒷좌석을 접으면 자전거나 캠핑 장비까지 삼키는 적재 공간이 나온다.
조수석 쪽 B필러를 없앤 슬라이딩 도어는 좁은 골목과 주차장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유아 카시트 승하차부터 짐 싣기까지, "이 문 때문에 레이를 산다"는 오너가 적지 않다.

2026년형, 안전사양 기본화
2026년형 연식변경의 핵심은 첨단 운전자 보조의 기본화다. 전방 충돌방지 보조와 차로 유지 보조가 전 트림 기본이 됐고, 상위 트림에는 후측방 충돌 경고·충돌방지 보조까지 들어갔다.
아웃도어 감성을 입힌 X-라인 트림도 새로 추가됐다. 다만 가격은 트림별로 70~90만 원 올랐다.

1,490만 원부터, 밴은 1,415만 원
가격은 트렌디 1,490만 원, 프레스티지 1,760만 원, 시그니처 1,903만 원, 신설 X-라인 2,003만 원이다. 1.0 가솔린(76마력)의 복합 연비는 13km/L 안팎이다. 전기차가 부담스러운 소비자에게는 LPG 바이퓨얼 선택지도 있다.
자영업자 수요가 몰리는 밴 모델은 1,415만 원부터 시작한다. 취득세 감면·통행료 할인 같은 경차 혜택까지 더하면 유지비 면에서 대안이 없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레이는 첫차·세컨드카·업무용 수요가 모두 몰리는 유일한 경차"라며 "연식변경으로 가격이 올랐는데도 대기가 줄지 않는 것이 인기를 증명한다"고 말했다. 오너들 사이에서는 "결국 마지막엔 레이로 돌아온다"는 말이 정설처럼 돈다.

차값과 유지비가 모두 오르는 시대, 1,500만 원 안팎으로 살 수 있는 '만능 박스카'의 존재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출고 대기 10개월이라는 숫자가 그 인기를 가장 정직하게 보여준다. 경차 시장이 줄어드는 와중에도 레이만 역주행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