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는 '압구정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는 최승수라고 합니다. 지난 콘텐츠에선 '초장집' 대표로 소개됐었는데요. 이후에 연락이 되게 많이 왔어요. 회사 다니고 있는데 창업을 하고 싶다든지, 초보 창업자인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진지하게 물어보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현재 제 개인 직영 매장은 20개 정도 있고요. 이번엔 제 브랜드인 '압구정 편의점'을 좀 보여드리면서 제 얘기도 한번 해보려고 해요.

'압구정 편의점'은 정말 편의점이 아니고요. 한식이랑 일식이 가미된 새로운 컨셉의 이자카야라고 보시면 됩니다.

원래 제가 처음에 회사를 다니다가 갑자기 퇴사하고 막상 제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더라고요. 일단 차 팔고 모아뒀던 현금을 계산해 보니까 한 1억 정도 되더라고요. 그래서 장사를 한번 해봐야겠다고 마음 먹었죠. 1억을 가지고 프랜차이즈 호프집을 하나 열었더니 두 달 동안 엄청 잘 됐죠.

그래서 장사가 되게 쉽다고 생각했는데, 코로나가 갑자기 심해지면서 하루에 15만 원을 팔았어요. 그렇게 파니까 맨날 장사 끝나고 앉아서 울면서 술을 먹었죠. 어떻게 해야 될까 이거를... 고민하다가 매장을 하나 더 내봐야겠다고 마음 먹고 이런저런 대출 다 긁어 모아서 족발집을 하나 더 냈어요. 다른 매장으로 메꾸려고 했는데 그것도 장사가 결국 잘 안 됐어요.

그렇게 나는 장사하는 사람이 아닌 것 같아서 포기하려는 찰나에 돈을 한 번 더 대출을 받아서 직접 브랜드를 만들어 봐야겠다고 마음 먹게 됐어요. 당시에 빚이 총 2억 정도 된 것 같아요. 그렇게 매장 하나 더 냈어요. 주류를 같이 파는 레스토랑이었는데, 그동안 프랜차이즈 하면서 배웠던 기술 같은 걸 가지고 오픈한 세 번째 매장이 생각보다 잘 돼서 자신감도 붙고 자금적인 여유가 생긴 거죠.

그 이후에는 동업이라는 걸 많이 해봤어요. '초장집'도 동업을 했는데, 매장 낼 때마다 구성원들이 다 달랐던 거 같아요.

퇴사하고 장사한 지는 총 3년 좀 넘었는데요. 장사 한 기간에 비해서는 엄청 빠르게 매장을 늘리고 있는데, 올해나 작년 말 정도 기준으로는 거의 한 달에 하나 정도 매장을 냈어요. 동업을 하면서 아무래도 자금적으로 조금 더 여유가 있었고, 런칭하는 매장들마다 매출이 높았기 때문에 주변에 같이 하자고 하는 분들도 많아서 기획도 해보고 빠르게 늘릴 수 있는 기회가 됐던 것 같아요. 저도 외식업을 한 지 이제 3년밖에 안 됐는데, 웬만한 프랜차이즈 대표 분들이나 장사 잘하시는 분들을 되게 많이 알거든요. 어쩔 수 없이 만나게 되더라고요. 자연스럽게 그런 분들이랑 어울리게 되고, 새롭게 시도해보는 경험들이 더 많았어요.

지금 가는 '압구정 편의점'도 제가 직접 런칭한 브랜드예요.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일본 여행이 자유롭지 않았어요. 비자가 있어야만 갈 수 있었고... 근데 저는 어릴 때부터 일본 여행을 너무 좋아했기 때문에 일본 아직 안 가본 친구들도 일본에 온 느낌을 주고 싶어서 기획을 하게 됐던 매장이에요. 여기는 지금 일본에 있는 편의점처럼 만들어 놨는데, 안은 술집인 거예요.

매출은 평균 1억 5천에서 1억 8천 사이 왔다 갔다 하고 있어요. 오픈한 지는 지금 1년 3~4개월 정도 됐고, 가맹 사업을 한 지는 두 달 좀 넘었고요. 저희가 1년 정도 매출을 계속 유지하는 걸 체크해 보면서 이제는 가맹 사업을 시작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가맹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3년 만에 빠르게 성장하긴 했지만, 다 성공한 건 아니었고요. 잘된 것들이 있지만, 중간에 안된 것도 있다 보니까 그런 게 저한테도 어쨌든 경험이 되잖아요. 저희 브랜드를 선택해주신 점주분들에게 꾸준한 매출을 만들어 주는 게 제 역할이니까 그래서 수시로 가맹점도 체크하고 제 인생도 포기하면서까지 하는 이유가 그분들도 큰 재산을 투입해서 장사를 하시는 거잖아요. 제가 어떻게든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이 있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저는 매장에서 일을 하지는 않구요. 현장 체크 위주로 업무를 보고 있습니다. 저는 매장에서 일해본 게 지금까지 한 두 달도 안 돼요. 근데 장사를 저도 할 줄은 압니다. 안 하고 있는 거죠. 초반엔 프랜차이즈 운영도 다 했었으니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장사를 오래 한다고 잘하는 건 아니거든요. 장사를 처음 하더라도 잘할 수 있게끔 만들어 드리는 게 좋은 거고, 그렇게 하실 줄 알아야지만 돈을 번다고 생각해요. 꼭 오래 한다고 돈을 벌고, 장사 잘한다는 건 저는 편견이라고 생각해요. 저희도 노력을 하고 점주분도 노력을 해야만 상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이것저것 일을 많이 했는데, 제가 쇼핑몰 1세대거든요. 대학생 때 쇼핑몰을 했어요. 처음에 돈이 막 들어올 정도로 쇼핑몰을 만들자마자 너무 잘 됐죠. 근데 제가 당시에 20대 초반이어서 사업체를 어떻게 관리하고 운영할지를 몰랐던 거예요. 그렇게 일하다가 복학해서 공부하다가... 근데 사업을 어릴 때부터 하다 보니까 졸업하고 취업을 하기 싫더라고요.

학교 바로 옆 성수동에 물류회사가 되게 많았어요. 그래서 무작정 찾아간 거죠. 그냥 학교 바로 옆에 있으니까 눈에 들어왔는데, 당장 돈이 될 것 같아서 가게 됐어요. 물류회사에 가서 일을 가르쳐 달라니까 저한테 뭘 할 수 있냐고 묻더라고요. 그냥 제가 월에 50만 원 드릴테니 회사에 앉아만 있게 해달라고 하니까 두 달째 되면서 이것저것 일을 가르쳐 주시더라고요.

거기서 물류를 배워서 조그맣게 세팅하고 여기저기 영업을 하다가 롯데푸드에 조그만 계약을 하나 땄어요. 그렇게 물류를 하면서 조금씩 성장을 시킨 거죠. 그때도 돈을 꽤 벌었어요. 월에 2천만 원은 벌었어요. 2년 못 돼서 정리를 했는데, 그러고는 할 게 없더라고요. 그러다가 취업을 하게 된 거고, 그때 회사 운영에 대한 시스템을 많이 배운 거죠.

장사를 시작한 것도 사실 외식업에서 되게 유명한 친구가 있었어요. 그 친구를 보면서 동경을 했죠. 장사를 해서 돈을 저렇게 많이 벌 수 있구나... 그래서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해본 거에요. 뭐라도 한번 해보자는 마음이었죠. 직원들하고 같이 술도 먹으면서 잘나가는 친구처럼 될 거라고도 했는데, 많이 비웃었을 거예요. 결국은 2년도 안돼서 회사를 차리고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고 있는 것처럼 그때 같이 알바하고 직원으로 일하던 친구들이 지금도 다 같이 일하고 있어요. 그 친구들이 지금도 같이 일하고 있는 이유가 저도 어쨌든 그들한테 신뢰를 줬고, 지금 이 매장에도 있어요.

그렇게 사업도 해보고... 많은 경험들이 있어서 지금 이렇게 회사를 빨리 성장시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정말 많이 배웠어요. 경험은 어쨌든 다 좋은 결과로 나온다고 생각을 해요. 장사를 오래 하신 분들도 계실 거고, 저를 보면서 장사를 10년 하신 분들은 저보다 더 잘할 거라고 생각을 하실 수도 있어요. 근데 오래 한다고 잘하는 건 아니라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는 게 프랜차이즈에서 할 수 있는 큰 역할인데, 본인이 장사를 못 하시면 아무리 좋은 브랜드도 돈을 벌 수가 없습니다. 어쨌든 시스템을 지원해드리면 본인이 장사를 못하시더라도 프랜차이즈가 끌고 가는 게 있어요. 그런 부분들을 채워줄 수 있는 게 프랜차이즈 회사의 몫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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