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TECTURE CORNER

본 주택은 부지가 가진 자연 요소를 적극 활용해 완성됐다. 세 개로 나뉜 정원은 풍경을 담고 창과 캐노피를 통해 시간과 계절의 흐름을 느낄 수 있다. 덕분에 실내에서는 시원한 개방감과 아늑한 공간감을 동시에 느낄 수도 있다.
정리 남두진 기자│글 자료 리소건축사사무소│사진 송유섭 작가
DATA
위치 경기 양평군 용문면
건축구조 철근콘크리트조
대지면적 410㎡(124.02평)
건축면적 156.2㎡(47.25평)
연면적 174.57㎡(52.80평)
지하 16.89㎡(5.11평)
1층 109.76㎡(33.20평)
2층 47.92㎡(14.49평)
건폐율 38.55%
용적률 28.46%
설계기간 2022년 2월 ~ 2023년 2월
시공기간 2023년 4월 ~ 2024년 10월
설계 리소건축사사무소 02-797-0305
office@liso.kr 인스타그램 @liso_architects
시공 그라운드플로어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도막방수 위 탑코트
외벽 - 노출콘크리트 위 발수코팅
데크 - PC패널(두라마루)
내부마감
천장 - 석고보드 위 페인트
내벽 - 석고보드 위 페인트
바닥 - 원목마루
단열
지붕 - 경질우레탄폼
외벽 - 경질우레탄폼
내벽 - 경질우레탄폼
도어
현관 - 알루미늄 시스템도어
방문 - 목재 제작도어
창호 알루미늄 시스템창호(필로브)
주방가구 디자인씨앤디
위생기구 CATALANO, 아메리칸 스탠다드



두 매스로 풀어낸 자연 요소
‘풍경과 채광’은 자연을 경험하는 주말 주택이다. 설계를 이끈 바퀴는 ‘자연 요소’, 특히 이름 그대로의 풍경과 채광이다. 자연은 다소 흔한 소재이지만 죄가 없다. 이 익숙한 소재를 부지런하고 정성스럽게 빚어 건축 언어로 풀어내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다.

부지에는 두 가지의 풍경이 있다. 하나는 동측에 인접한 숲과 다른 하나는 서측에서 멀리 보이는 산이다. 두 풍경을 각각 다른 방식으로 경험하기 위해 집은 두 개의 매스로 나뉜다. 각각 다른 풍경을 담아내며 중요한 두 축을 형성한다.



첫 번째 매스는 숲을 따라 단층으로 배치돼 높은 층고를 가진 공간을 통해 숲과의 수평적 관계를 강조한다. 두 번째 매스는 산과 숲을 연결하는 방향으로 길게 펼쳐지며 2층 규모로 자연스럽게 남향을 향해 배치됐다. 2층에 올라서면 한쪽에는 가까운 숲이, 다른 쪽에는 멀리 보이는 산세가 시야에 들어온다.

풍경에 대응하는 세 개의 정원
부지에 담긴 풍경에 대응하는 세 개의 정원을 계획했다. 정원은 단순히 집의 외부 공간을 넘어 거주자의 동선에 따라 점차적으로 등장하는 장면 역할을 한다.




첫 번째 장면은 도로에서 집의 첫인상을 결정하는 ‘맞이 정원’이다. 석축 속의 어두운 주차장으로 그칠 수 있었던 장면을 지붕을 걷어내고 밝게 디자인했다.
맞이 정원을 지나 계단을 오르면 도로에서 보이지 않던 숲 정원이 펼쳐진다. 남동향의 밝은 빛과 깊은 숲이 제공하는 그늘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다.

집 안으로 들어서면 두 매스가 감싸 안은 삼각형 형태의 중정이 나타난다. 이 중정은 집 내부와 외부 그리고 두 매스를 연결하는 중요한 공간이다.



창과 캐노피로 느끼는 시간과 계절
풍경에 정원이 대응한다면 채광은 창과 캐노피가 담당한다. 창은 빛을 들이고 캐노피는 빛을 막는다. 얼핏 모순 같은 이 두 요소의 협력이 공간의 드라마를 결정짓는다. 북쪽을 제외한 모든 창에는 캐노피가 설치됐다. 1.8m 간격으로 놓인 창들은 질서 정연하게 배치돼 자연광을 일정하게 실내로 유입한다. 거실에는 더 크고 높은 창을 두어 집의 중심 공간에 풍부한 채광과 함께 시원한 개방감을 더하도록 했다.





창 위의 캐노피는 방향에 따라 깊이를 달리하며 빛의 양을 조절한다. 때로는 강한 햇빛을 막고 때로는 그림자를 만든다. 시간과 계절에 따라 강도와 방향이 바뀌며 빛은 집안 깊숙이 스미기도 하고 각진 그림자를 남기며 공간을 재단하기도 한다. 이처럼 창과 캐노피는 단순한 개구부나 외장 요소를 넘어 집 내부에서 시간의 흐름과 자연의 리듬을 느낄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한다.
서울대학교 건축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범건축 종합건축사사무소와 건축사사무소 아뜰리에17, 피그건축사사무소에서 실무를 익히 뒤 2019년 리소건축사사무소를 설립했다. 제6회 한국건축역사학회 작품상 우수상을 수상한 이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