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극한대치 남중국해 한복판…'필리핀 난파선'의 정체

김상준 기자(kim.sangjun@mk.co.kr) 2024. 4. 11.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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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간) 미국·일본·필리핀 3국 정상회의가 사상 처음으로 개최됐다.

중국이 남중국해를 장악해 해상 활로를 개척할 야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자, 태평양 지배권을 놓칠 수 없는 미국과 미국의 아시아 최우방인 일본, 그리고 직접적으로 영해를 강탈 당할 위기에 처한 필리핀이 손잡은 상징적인 사건이다.

국방 전문가들은 미국과 필리핀 사이 상호방위조약 범위가 필리핀이 남중국해에 정박해 둔 군함 시에라마드레까지 포함된다는 발언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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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미·일·필 첫 정상회의
군함 '시에라마드레' 주목
필리핀, 25년전 일부러 좌초
"남중국해는 우리 영토" 강조
中 "일대일로 시작점" 주장
물대포 쏘며 야욕 드러내
바이든 "美가 함께 지킬것"
남중국해에 정박해 있는 필리핀의 군함 '시에라마드레'. 블룸버그

11일(현지시간) 미국·일본·필리핀 3국 정상회의가 사상 처음으로 개최됐다. 중국이 남중국해를 장악해 해상 활로를 개척할 야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자, 태평양 지배권을 놓칠 수 없는 미국과 미국의 아시아 최우방인 일본, 그리고 직접적으로 영해를 강탈 당할 위기에 처한 필리핀이 손잡은 상징적인 사건이다. 중국의 대만 침공 리스크와 함께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고조시키는 남중국해를 둘러싼 각국 입장을 정리했다.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것은 남중국해의 녹슨 군함 '시에라마드레'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은 10일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으로 떠나기 전 기자들과 만나 "남중국해 안보와 항행의 자유를 유지하기 위한 합의가 있을 예정"이라고 예고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협력을 어떻게 이행할지 정상회의에서 구체적인 방안이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고위 관리를 인용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의에서 중국을 향해 남중국해 '개입'을 중단하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낼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국방 전문가들은 미국과 필리핀 사이 상호방위조약 범위가 필리핀이 남중국해에 정박해 둔 군함 시에라마드레까지 포함된다는 발언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1951년 양국이 체결한 상호방위조약에서는 어느 한쪽이 외부 공격을 받으면 양국이 협력해 서로 방위를 지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시에라마드레 인근에서 중국이 필리핀을 군사적으로 도발하면, 미국이 똑같이 중국에 대해 군사적 대응을 하겠다는 최고 수준의 경고다.

시에라마드레는 필리핀이 남중국해의 자국 배타적경제수역(EEZ) 내 스프래틀리 군도에 있는 '세컨드 토머스 암초'에 일부러 좌초시킨 군함이다. 중국이 남중국해로 진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1999년에 고의적으로 정박시켜 '자국 영토'임을 분명히 했다. 요컨대 시에라마드레는 중국의 남중국해 영향력 확대 야욕에 정면 반기를 든 셈이다. 그러나 중국은 아랑곳하지 않고 스프래틀리 군도에 단계적으로 인공 섬 7개를 만들고 전투기, 지대공 미사일, 대공포 등을 놓는 등 군사 요새화했다. 특히 중국은 스프래틀리 군도 미스치프 암초에 군사기지를 건설했는데, 이 기지는 중국 본토에서 무려 1200㎞ 떨어져 있고 필리핀과는 불과 250㎞ 거리에 있다. 필리핀 EEZ에 군사기지를 조성한 것이다.

최근 중국은 시에라마드레 인근에서 잇달아 군사행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부터 중국 해안경비대는 시에라마드레에 접근하는 필리핀 보급선에 물대포를 발사해왔다. 미국과 일본·호주까지 나선 상황에서도 중국이 남중국해에 집착하는 이유가 있다. 우선 현실적으로 뻗어 나갈 통로가 남중국해밖에 없다. 중국을 기준으로 동쪽에는 한국과 일본, 동남쪽에는 대만이 있다. 서쪽은 육로라서 남쪽 바다만 뚫려 있다.

최근 남중국해에서 중국이 벌인 잇단 도발을 겨냥해 미·일·필리핀 3국 정상회의에서는 중국을 견제할 인도·태평양 지역의 첫 인프라스트럭처 투자 구상을 내놓는다. 11일 오후(현지시간) 조 바이든 행정부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3국 정상이 필리핀의 수비크만·클라크·마닐라·바탕가스를 연결한 지역에서 항만과 철도, 친환경에너지, 반도체 공급망 등을 포괄한 주요 기반시설에 대해 투자를 촉진하는 'PGI 루손 회랑' 구상을 발표한다. PGI(Partnership for Global Infrastruture)는 글로벌 인프라 파트너십을 의미하는 약어로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을 견제하기 위한 투자 구상이다. 루손 회랑은 인도·태평양 지역에 들어서는 첫 PGI 회랑으로 기획됐다.

이 밖에도 미·일 양국은 수백만 달러를 투입해 필리핀 마닐라에 아시아 '오픈랜 아카데미'를 설립하고 5G 통신기술 표준 설립과 보급을 지원한다. 아울러 3국 정상의 공동성명에는 남중국해에서 미국과 일본이 필리핀의 합법적 작전 권한을 지지한다는 강력한 표현과 함께 3국 합동군사훈련, 해안경비대의 공동 초계 활동이 계속될 것이라는 내용도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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