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년 기본계획 수립 이후 58억 원이라는 대규모 사업비가 투입된 호미반도 해안둘레길은 한반도 최동단의 험준한 해안선을 하나로 이은 경이로운 길입니다.
과거에는 거친 절벽과 파도로 인해 접근조차 어려웠던 구간이었으나, 해안 절벽을 따라 나무데크와 해상데크를 정교하게 설치하며 2017년 7월과 8월에 걸쳐 전 구간 개통을 마쳤습니다.
영일만을 끼고 도는 이 길은 포항 12경 중 하나로 손꼽히는 자연의 정수를 품고 있으며, 바다 위를 걷는 듯한 특별한 해상 트레킹의 묘미를 선사합니다.
설화와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연오랑세오녀길과 선바우길


총 58km에 달하는 여정은 신라 설화의 깊은 숨결이 깃든 1코스 연오랑세오녀길에서 시작됩니다. 청림동에서 출발하는 6.1~6.3km 구간을 지나면 이 길의 진정한 하이라이트라 불리는 2코스 선바우길이 펼쳐집니다.
6.5km 길이의 이 구간에서는 선바우와 힌디기, 하선대 등 기묘한 형상의 기암절벽이 시선을 압도하며 탐방객들을 매료시킵니다.
특히 바위 틈마다 수줍게 피어난 해국 군락지가 동해의 푸른 물결과 어우러져 자아내는 신비로운 분위기는 이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선물입니다.
상생의 손을 향해 걷는 호미길의 웅장한 서사

이어지는 3코스 구룡소길은 흥환해수욕장에서 호미곶을 연결하는 6.5km의 구간으로 고요한 바다의 정취를 만끽하며 걷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4코스 호미길은 5.6km로 비교적 짧은 편이지만 그 상징성은 무엇보다 강렬하게 다가옵니다.
독수리바위를 지나면 포항의 상징인 상생의 손이 웅장하게 자리한 호미곶 해맞이광장에 닿게 됩니다.
이곳은 매일 아침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장소로, 광활한 광장과 조화를 이룬 바다 풍경은 탐방객들에게 잊지 못할 벅찬 감동을 선사합니다.
구룡포를 지나 장기면까지 이어지는 33km의 대장정

구룡포항에서 시작해 양포항을 거쳐 경주 경계인 장기면 두원리까지 이어지는 5코스는 무려 33km에 달하는 대장정의 길입니다.
이 구간은 포항 남구의 동해면과 호미곶면을 지나 구룡포읍과 장기면 일대를 광범위하게 아우르며 동해안의 다채로운 어촌 풍경과 끝없이 펼쳐진 바다를 온전히 가슴에 담을 수 있게 해줍니다.
긴 거리를 이동하는 만큼 체력적인 안배와 여유로운 마음가짐이 필요하지만, 길 끝에서 마주하는 장기면의 고즈넉한 풍광은 그만한 가치를 충분히 증명해 보입니다.
안전한 탐방을 위해 꼭 확인해야 할 이용 수칙

호미반도 해안둘레길은 누구나 자유롭게 자연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무료로 개방되어 연중무휴 운영됩니다.
다만 바다와 밀접하게 맞닿은 해상데크의 특성상 태풍이나 강풍 등 기상특보가 발효될 경우에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여 출입이 엄격히 통제됩니다.
방문 전에는 반드시 기상 상황을 확인하는 지혜가 필요하며, 편안한 신발과 함께 동해의 시원한 바람을 맞이할 준비를 마친다면 한반도 끝자락이 선사하는 최고의 트레킹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Copyright © 여행한조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