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적 해병 정신'에 하나 된 시민·해병인…포항해병대 문화축제 2일간 성황

"적진 뚫는 해병대, 국민과 하나되다"

150만 해병인 고향이자 본 고장인 포항에서 열린 '2024 포항해병대 문화축제'가 5만5000여 명이 방문하며 성황을 이뤘다.

이번 축제는 태풍 힌남노 이후 예전 개최 장소인 냉천 일대에서 변경돼 포항 오천 해병의 거리(서문사거리 일원) 및 해병대 제1사단 내에서 27일부터 28일까지 열렸다.

개최 첫날인 27일 오전부터 해병대 예비역과 현역은 물론이고 시민까지 인파가 줄을 이었다.

서문 앞 도로는 해병대 전우회와 경찰 인력이 함께 도로를 통제하며 공간을 형성했고 이곳엔 전투식량을 비롯한 각종 먹거리 부스와 액세서리 판매 부스가 자리 잡았다.

빨간 팔각모와 디지털 군복에다가 옛 위장복까지 착용한 해병대 예비역 노병들은 전국 곳곳에서 속속 방문했다.

한 노병은 "내가 예전에 여기서 근무했는데 그때는 이랬었지"라는 등 지난 추억을 떠올리면서 피 끓는 젊은 시절을 회상하기도 했다.

검게 탄 얼굴의 현역 대원과 마주칠 때는 인사를 나누면서 후배에 대한 돈독한 애정도 뽐냈다.

현역은 "필승"이라는 경례를 통해 존경심을 표했다.

평상시에는 굳게 차단돼 있던 위병소가 전격 공개됐고 유모차를 탄 아이들과 손을 맞붙잡은 연인까지 삼삼오오 군부대를 둘러보며 호기심 어린 시선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이번 축제에서 새로이 추가된 페인트탄 사격, 연병장에서의 장갑차 실제 탑승 체험, 각종 K시리즈 화기 체험 등은 100m에 가까운 긴 행렬도 장사진을 이뤘다.

축제의 흥을 돋우기 위한 해병대 군악대의 행진도 여운을 더했다.

특히 해병대 모집 부스에선 현역 병사가 수십 개의 턱걸이를 여유 있게 선보이면서 초반 흥행을 끌어내자 젊은이부터 어린아이까지 저마다 도전을 신청했다.

자신의 머리보다 큰 안전 헬멧을 착용한 채 M16을 기반으로 한 페인트 병기를 통해 사격에 임한 어린이는 낯설기도 했지만, 현역 해병대원의 친절한 안내에 따라 전방 표적에 탄을 꽂아넣는 성취감을 얻었다.

축제에 참여한 시민들은 전반적으로 군부대 개방을 통한 행사 개최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아들과 딸을 데리고 온 주부 천모(39·포항시 남구 오천읍)씨는 "나도 해병대 여군을 꿈꾸기도 했다. 딸아이가 해병대에 지원하길 바란다"며 "해병은 타군과 달리 전우회라는 인맥이 탄탄하고 나이 차를 떠나 기수로 하나가 되는 특유의 문화가 있어 늘 부러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어떤 작전 상황에서도 임무 완수를 위해 필수적인 '해병대 전투 체력 체험' 부스는 젊은이들의 승부욕을 끌어내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미 해병대원 역시, 미군 장비 일부를 소개하거나 함께 사진을 찍기도 했고 별도 부스 운영을 통해 영어 질문과 답변을 잘한 어린이에게 사탕을 선물로 제공했다.

미니 해병대 군복을 입은 여자아이는 경례를 한 뒤 "아빠, 나 해병대 갈래"라며 좌중을 웃음 짓게 만들었고 어머니는 "아빠한테 허락받아야 해"라고 훈훈한 모습을 자아냈다.

칼각이 살아있는 의장대, 무적도, 고공 강하 시범공연 등 첫째날에 이어 둘째날은 핫가이 선발대회와 100만 원 상당 상품을 건 해병퀴즈쇼 '도전! 레드벨을 울려라' 등 민관군 화합 한마당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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