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2주년, 길어지는 '이재용의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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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취임 2주년을 맞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위기 돌파와 인적 쇄신에 대한 대외 메시지 없이 조용한 행보를 이어갔다.
전영현 삼성전자 DS(반도체) 사업부문장(부회장)이 3분기 실적발표 후 부진을 공식 사과한 것처럼, 한종희 DX(디바이스경험) 부문장(부회장)이 대신 메시지를 던질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삼성의 위기 때 '신경영 선언' 등 혁신 메시지를 던져 왔던 이 선대회장의 리더십과는 사뭇 다른 행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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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취임 2주년을 맞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위기 돌파와 인적 쇄신에 대한 대외 메시지 없이 조용한 행보를 이어갔다.
이 회장은 이날 별도의 취임 2주년 행사나 공식 메시지를 내놓지 않았다. 삼성전자가 지난 3분기 시장의 예측을 하회하는 부진한 실적을 거뒀고, 반도체 메모리 사업에서 SK하이닉스에 주도권을 내주는 등 전방위적인 위기가 심화하는 분위기여서 그의 언행에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침묵을 지켰다.
이 회장은 앞선 여러 행사에서 쇄신 방안을 묻는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지난 11일 필리핀·싱가포르 경제사절단 일정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과 21일 이 선대회장 소아암 지원사업 기념식에서 위기 쇄신책과 인사 방향, 소감을 묻는 질문에 모두 입을 닫았다. 불과 2달 전 유럽 출장을 마친 자리에서 갤럭시 플립6을 언급하며 "마케팅이 잘 돼 보람 있었다"고 말한 것과 대조된다.
지난 25일 이 선대회장의 4주기 추도식은 물론 같은 날 열린 사장단 오찬에서도 이 회장이 경영에 관한 언급은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 차분하고 엄숙한 분위기 속에 행사를 진행했지만 별다른 특이사항은 없었다"고 말했다.
재계는 오는 11월 1일 삼성전자 창립 55주년 기념식에서도 위기 돌파와 관련된 메시지를 내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본다. 전영현 삼성전자 DS(반도체) 사업부문장(부회장)이 3분기 실적발표 후 부진을 공식 사과한 것처럼, 한종희 DX(디바이스경험) 부문장(부회장)이 대신 메시지를 던질 것으로 예상한다.
공식 메시지 대신 연말 인사와 해외 출장을 통한 사업장 점검, 고객사 관리에 주력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현재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DS사업부의 임원진 교체와 감축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으며, 12월 정기인사를 다음 달로 앞당길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이는 삼성의 위기 때 '신경영 선언' 등 혁신 메시지를 던져 왔던 이 선대회장의 리더십과는 사뭇 다른 행보다. 이 선대회장은 1993년 '마누라와 자식 빼고 모두 바꾸라'는 신경영 선언, 1995년 불량률이 치솟자 직원 앞에서 제품 15만대를 불태운 '애니콜 화형식'을 통해 거침없는 쓴소리를 하며 그룹의 변화를 도모했다.
재계 관계자는 "당면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인 만큼, 메시지보다는 성과가 우선이라는 판단으로 해석된다"며 "행동도 중요하지만 과감하게 해법을 제시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삼성을 감시하는 독립기구는 이 회장이 보다 적극적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찬희 삼성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18일 정례회의 참석에 앞서 "이 회장이 (등기이사로 복귀해) 책임경영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삼성이 사면초가의 어려움에 처해 있는 만큼 개인적인 생각으로도 등기임원 복귀와 컨트롤타워 재건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진영 기자 jahiyoun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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