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디스플레이가 고강도 사업 구조조정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중심의 사업재편 등으로 4년 만에 연간 흑자전환할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2023년 7년 만에 친정에 복귀한 정철동 사장이 최근 정기인사에서 유임된 만큼 내년에도 차세대 OLED 개발 등 리더십 강화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철동 매직' 재연…연간 흑자전환 가시화
9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최근 부사장 1인, 전무 2인, 상무 신규 선임 10인 등 총 13인 규모의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에서 부회장 영전이 유력할 것으로 보였던 정 사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승진이 불발됐다. 다만 세대교체 흐름 속에 그룹 내 다른 주요 경영진이 용퇴한 것과 비교하면 적자 상태였던 회사를 흑자기조로 전환시킨 공로가 높게 인정된 것으로 풀이된다.
2023년 7년 만에 LG디스플레이로 돌아온 정 사장은 취임 당시 2조5102억원이었던 영업손실을 지난해 5606억원으로 줄였다. 올해 역시 실적개선 흐름을 유지하며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 3485억원을 거둬 연간 흑자전환에 대한 기대를 키우고 있다.
실제로 금융정보 업체 에프엔가이드가 집계한 LG디스플레이의 올 4분기 증권가의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7조원, 영업이익 4200억원이다. 전망대로 실적을 낸다면 LG디스플레이의 올 누적 영업이익은 약 7700억원으로 4년 만에 연간 흑자전환하게 된다.

LG디스플레이의 수익성 반등에는 정 사장의 체질개선 노력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는 취임 이후 2024년 신년사에서 "원가혁신과 사업목표 달성으로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고 턴어라운드를 앞당기자"고 당부했다.
이후 정 사장은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로 '아픈 손가락'이 된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을 정리했다. 특히 지난해 9월에는 광저우 LCD공장을 중국 TCL의 디스플레이 자회사인 CSOT에 2조2466억원을 받고 매각하며 사업구조 전환을 가속화했다.
OLED로 사업 중심을 옮기면서 LG디스플레이의 전체 매출 중 OLED 비중은 2020년 32%에서 올 3분기 65%로 확대되며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제품별 판매 비중 역시 TV용 패널 16%, 정보기술(IT)용 패널 37%, 모바일용 패널 및 기타제품 39%, 차량용 패널 8% 등으로 IT와 모바일용 제품의 비중이 절반을 웃돌았다.
그간 정 사장은 자신이 속한 계열사를 성공적으로 이끌며 업계에서 '정철동 매직'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었다. 구체적으로 LG디스플레이에서는 원천기술 확보, 생산공정 혁신을 주도해 OLED 등 디스플레이 생산 기반을 구축했고 이후 LG화학에서는 다양한 신규 사업을 안정시켰다.
LG이노텍에서는 5년의 재임 기간에 회사 매출을 2배로 키웠다. LG디스플레이가 내년에 재무 건전성 확보 노력과 고부가가치 제품 수주 확대 등으로 연간 영업이익 1조클럽에 재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만큼 다시 한번 경영능력을 입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술인재 대거 발탁…전장 등 미래 먹거리 육성 박차
이번 인사에서 정 사장은 최영석 생산기술센터장을 최고기술책임자(CTO·부사장)로 선임한 데 이어 박상윤 SC개발그룹장과 이태림 대형제품개발1담당을 각각 전무로 승진시켰다.
대내외 경영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차별화된 기술 개발과 제품경쟁력 강화에 힘쓴 인재들을 대거 발탁한 만큼 내년에도 차세대 OLED 개발과 효율적 운영체계를 통한 수익성 강화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중소형사업은 고객과 긴밀히 협업해 사업경쟁력을 강화한다. 대형사업은 이미 검증된 4세대 OLED 기술력을 바탕으로 게이밍모니터 등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한 하이엔드 제품 라인업을 더욱 확대한다.

차량용 사업은 탠덤 기술 기반의 플라스틱(P)-올레드, ATO(어드밴스드 씬 OLED), 하이엔드 저온다결정실리콘(LTPS) LCD 등 차별화된 포트폴리오와 확고한 고객관계를 바탕으로 리더십을 강화한다. 특히 그룹 차원에서 관계사들과 함께 '원(One) LG' 솔루션을 앞세워 벤츠 등 완성차 업체들의 대규모 수주를 공략한다.
또 쿠팡 사태 등으로 산업계 전반에 보안이 강조되는 만큼 차량 사이버 안전을 강화한다. 실제로 LG디스플레이는 최근 업계 최초로 글로벌 안전과학 검증기업 UL솔루션즈로부터 '자동차 사이버보안 엔지니어링 국제표준(ISO/SAE 21434)'을 획득하는 등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 시대에 선제 대응하고 있다.
미래 준비를 위한 적극적인 투자에도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6월 LG디스플레이가 2027년까지 OLED 신기술 확보를 위해 1조26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힌 가운데 이 중 약 7000억원은 파주공장의 OLED 라인 고도화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또 LCD를 생산하던 경북 구미 P2·P3라인 공장과 용지 20만㎡(약 6만평)를 미코그룹 계열사인 미코세라믹스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여기서 확보된 자금 역시 향후 기술개발과 재무개선에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그룹 내 여러 계열사에서 경영능력을 입증한 정 사장이 LG디스플레이의 체질개선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다시 한번 신뢰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안정적인 리더십을 바탕으로 중국 업체들의 거센 추격과 IT용 8.6세대 OLED 개발 등 산적한 과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용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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