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김도영에게 대포 맞아도 OK…옛날 7점대 ERA 투수가 아냐, 평범하지만 특별한 29세 우완[MD고척]

고척=김진성 기자 2024. 4. 24.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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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5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렸다. 키움 선발투수 하영민이 역투하고 있다./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고척 김진성 기자] 옛날 7점대 평균자책점대 투수는 아니다.

키움 히어로즈 홍원기 감독은 23일 고척 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 팀의 아킬레스건을 과감하게 언급했다. 그 어떤 파트 하나 확실하게 정립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그 배경은 두 가지다. 우선 기본 전력이 약하다. 다시 말해 현재 이 팀에 김혜성 정도를 제외하면 애버리지가 확실한 선수가 전무하다.

2024년 4월 5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렸다. 키움 선발투수 하영민이 역투하고 있다./마이데일리

현대야구에서 통상적으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한 ‘기본 세팅’은 1~5선발, 최소 2~3명의 필승계투조(이것도 최근 늘어나는 추세)와 마무리, 테이블세터와 중심타선, 각 파트 별 확실한 백업 등이다. 그러나 키움에 확실한 건 1~2선발 아리엘 후라도와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다.

말하자면 확실한 기둥인데, 이 기둥이 있어야 눈 앞에 성적도 내고, 장기적으로 자연스러운 리빌딩도 가능해진다. 각 파트의 기둥들이 확실치 않으면 현재도 미래도 보장 못하는 게 KBO리그 구단들이 역사를 통해 익힌 현실이다. 키움은 타 구단들보다 불분명하다.

여기에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안우진(사회복무요원)의 이탈, 작년에 이어 말도 안 되게 속출하는 부상자들(정찬헌, 원종현, 김태진, 이주형, 박수종, 김동헌, 이재상, 김혜성, 이형종 등등)이 팀의 불안정성을 부채질한다. 김혜성은 1군에서 빠지지 않았지만 어깨가 여전히 좋지 않다.

이런 상황서 시즌 초반부터 꾸준히 자기 자리를 지키며 최소한 팀이 버틸 수 있는 동력을 제공하는 선수가 있다. 우완 하영민(29)이다. 광주진흥고를 졸업하고 2014년 2차 1라운드 4순위로 입단한 우완투수. 입단 초기 전임 감독들의 엄청난 관심을 받고 구단을 대표하는 투수가 될 것처럼 보였지만, 냉정히 볼 때 하영민은 그동안 평범한 투수였다.

그런 하영민은 올해 실질적으로 후라도와 헤이수스를 잇는 3선발이다. 다른 팀 같으면 꿈도 못 꿀 자리지만, 키움에서 로테이션을 꾸준히 소화하는 3선발이라면 의미가 크다. 아주 빠른 공을 가진 것도 아니고, 아주 정교한 커맨드를 선보이는 투수도 아니다. 결정구가 언터처블인 것도 아니다.

하지만, 3선발로 꾸준히 나간다는 것은 적어도 5~6이닝 동안 무너지지 않는 저력은 있다는 얘기다. 실제 하영민은 올 시즌 5경기서 3승 평균자책점 4.26이다. 평균자책점이 4점대이긴 해도 WHIP 1.22, 피안타율 0.263으로 엄청 두드려 맞은 것도 아니다.

23일 고척 KIA전서도 김도영에게 초대형 홈런 한 방을 맞았지만, 솔로포에 의한 1실점이었을 뿐이다. 오히려 시즌 처음으로 퀄리티스타트를 수립했다. 6이닝 4피안타(1피홈런) 4탈삼진 2실점. 패스트볼 최고 146km에 슬라이더, 포크볼, 커브를 섞었다.

저연차 시절엔 선발로 기회를 많이 얻었지만, 최근 몇 년간 불펜으로 뛴 시간이 길었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작년 148km서 올해 143.2km로 줄어들었다. 대신 포크볼을 눈에 띄게 많이 구사한다. 17.2%다. 예전애도 던졌지만, 선발로 돌아선 만큼 제대로 써먹고 있다.

포심 피안타율이 0.352인데 포크볼 피안타율은 7푼1리다. 가장 많이 구사하는 슬라이더 피안타율은 0.150. 변화구 품질이 꽤 좋다는 얘기다. 하영민의 공을 만만하게 볼 수 없다는 얘기다. 과거 7점대 평균자책점을 밥 먹듯 하던 하영민은, 이젠 꽤 견고한 투수가 됐다.

2024년 4월 11일 오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가 열렸다. 키움 선발투수 하영민이 역투하고 있다./마이데일리

1군에서 뛰는 모든 선수가 이정후와 안우진일 필요는 없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장기레이스에선, 폭발력, 생산력, 안정감은 조금 부족해도 아프지 않고 꾸준히, 건강하게 뛸 수 있는 선수들도 필요하다. 올해 키움에선 하영민이 그런 선수다. 다른 팀에 가면 어떻게 될지 몰라도, 올 시즌 키움에선 아주 소중한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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