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동훈 사퇴 국민의힘, 반성없으면 공멸 불가피
민심 이반, 지지도 야당 절반에 그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16일 당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대표와 선출직 최고위원들이 일괄사퇴하면서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이 불가피하다. 윤석열 대통령의 위헌적 계엄과 탄핵 여파로 국민의힘이 사실상 좌초 상태다.

윤 대통령의 12·3계엄령 선포 이후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을 감싸는 데 급급했다. ‘질서있는 조기 퇴진’과 ‘탄핵만이 유일한 해법’이라는 한 전 대표와 결이 달랐다. 국민의힘 친윤석열계 의원들은 “탄핵으로 인한 국정 마비와 헌정 중단의 비극을 되풀이할 수는 없다”며 탄핵을 반대했다. 나경원 의원은 “민주당에 정권을 헌납할 수 없다”는 말까지 했다. 계엄사태 이후 나라야 어떻게 되든 오로지 집권 연장과 기득권 유지에만 골몰하는 태도를 보였다. 1차 탄핵 표결은 집단 불참으로 불성립시켰고 2차 표결에서는 반대 85명을 포함해 기권·무표효까지 96명이 탄핵을 막았다. 한 전 대표가 친윤계에 밀려났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4일 탄핵안 가결로 한동훈계와 친윤계 의원 간 내홍은 깊어졌다. 친윤계는 한 전 대표의 ‘탄핵 찬성’을 문제삼았다. 애초 탄핵을 공개적으로 찬성한 의원은 7명이었으나 탄핵 반대 당론에도 불구하고 찬성표가 12표 나왔다. 이후 열린 의원총회에서 친윤계는 탄핵에 찬성한 의원들을 색출하거나 “나가라”고 비난했다. 여당으로서 윤 대통령과 공동 책임을 져도 모자랄 판에, ‘탄핵 반대’ 당론을 따르지 않았다고 출당 협박을 하는 행태를 되풀이했다. 결국 장동혁·김재원·인요한·김민전·진종오 최고위원 5명은 줄줄이 사퇴했다. 한 전 대표의 사퇴가 예고된 셈이다. 그는 법무부장관 퇴임 후 지난해 12월 비대위원장으로 취임했다.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 의대증원 문제 등과 관련, 친윤계 및 대통령실과 다른 목소리를 냈다. 그러면서도 명품백 수수 특검법에 반대하는 등 애매모호한 입장을 취했다. 탄핵 국면에서도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 대표 지도부는 출범 146일 만에 공식적으로 막을 내렸다.현재 비대위원장 물망에 오른 이들 대부분은 친윤계 의원이다. 내란죄 피의자인 윤 대통령의 탄핵이 가결된 후 국민의힘이 되려 친윤계 중심의 정당이 됐다는 비난을 자초하게 됐다.
국민의힘은 2020년 9월 출범한 이후 6번째, 윤석열 정부 집권 시기 5번째 비대위 체제를 맞게 됐다. 4년간 6번이나 당 지도부가 붕괴되는 비정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비대위 체제의 원인은 이전투구식 내부 권력투쟁이 컸다. 국민의힘은 말로는 대한민국 보수를 대변한다면서도 변화와 성찰보다는 퇴보를 거듭하는 양상이다. 이 때문에 민심이 여당에 등을 돌리고 있다. 16일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힘(25.7%)과 민주당(52.4%) 지지도 격차가 26.7%포인트로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민의힘이 국민의 뜻에 따라 자성과 쇄신을 통해 당 내부를 전면 쇄신하지 않는다면 윤 대통령과 함께 궤멸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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