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독일 3사'라는 말은 여전하지만, 판매량 성적표를 보면 아우디의 표정은 어둡다.
지난해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와 BMW 5시리즈가 나란히 2만 대 넘게 팔리며 고공 행진을 이어갈 때, 아우디 A6는 2,000대 미만이라는 초라한 성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절치부심한 아우디가 무려 7년 만에 꺼내 든 반전 카드는 9세대 신형 A6다.
경쟁 모델을 압도하는 출력과 최첨단 디지털 실내를 앞세워 무너진 자존심 회복에 나선다.


신형 A6가 내세우는 가장 확실한 무기는 '성능'이다. 주력 모델인 '45 TFSI 콰트로'는 2.0L 4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을 장착해 최고출력 272마력, 최대토크 40.8kg·m를 발휘한다.
주목할 점은 경쟁자들과의 비교 우위다.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벤츠 E 300 4매틱이나 BMW 530i x드라이브와 비교했을 때, 신형 A6의 출력은 약 14마력 더 높다.
수치 싸움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들어가는 셈이다.
여기에 아우디의 자랑인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DCT)와 기계식 사륜구동 콰트로 시스템이 조화를 이루며 안정적이면서도 역동적인 주행 질감을 완성했다.
더 강력한 퍼포먼스를 원하는 소비자를 위한 '55 TFSI 콰트로' 트림은 스포츠카 못지않다.
3.0L V6 가솔린 터보 엔진에 마일드 하이브리드 플러스(MHEV+) 시스템을 더해 최고출력 367마력, 최대토크 56.1kg·m를 뿜어낸다.
제로백(0-100km/h)은 단 4.7초. 6기통 특유의 부드러운 회전 질감과 폭발적인 가속력은 프리미엄 세단의 정수를 보여준다.
5미터 육박하는 차체, 실내는 '스크린 천국'

차체는 더욱 커지고 실내는 화려해졌다. 신형 A6의 전장은 4,999mm로 5미터에 육박하며, 휠베이스는 2,927mm를 확보해 준대형 세단다운 넉넉한 거주성을 자랑한다.
전폭 1,875mm, 전고 1,418mm의 비율은 낮고 넓게 깔린 안정적인 스탠스를 연출한다.
실내의 변화는 극적이다. 운전석의 11.9인치 풀 LCD 계기판과 센터페시아의 14.5인치 대형 디스플레이에 이어, 조수석에도 10.9인치 디스플레이를 추가했다.
총 3개의 스크린이 대시보드를 채우며 Q6 e-트론 등 전기차 라인업에서 보여준 하이테크 감성을 그대로 이식했다.
주행 편의성도 플래그십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에어 서스펜션을 탑재해 안락한 승차감을 제공하며, 뒷바퀴가 조향에 관여하는 '후륜 조향' 기능으로 좁은 골목길에서의 회전 반경을 줄이고 고속 주행 안정성을 높였다.
뱅앤올룹슨 3D 사운드 시스템과 4존 에어컨, 소프트 도어 클로징 등 고급 사양도 빠짐없이 들어갔다.
"디젤 아직 안 죽었다"연비 15.1km/L의 효율 혁명

전동화 흐름 속에서도 아우디는 디젤 라인업을 포기하지 않았다.
대신 기술로 진화시켰다. '40 TDI 콰트로' 모델에는 2.0L 4기통 디젤 엔진에 'MHEV+(마일드 하이브리드 플러스)' 시스템을 결합했다.
이 시스템은 기존 마일드 하이브리드보다 진보된 기술로, 전기 모터가 구동에 직접 개입하는 것이 특징이다.
덕분에 디젤 엔진의 효율을 극대화해 복합 연비 15.1km/L를 달성했다. 이는 경쟁 모델인 BMW 523d x드라이브보다 리터당 1.3km 더 높은 수치다.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40.8kg·m의 넉넉한 힘과 뛰어난 연비는 장거리 운전자들에게 여전히 매력적인 대안이다.
현행 모델 '재고 떨이'와 신형의 딜레마

신형 출시가 임박함에 따라 현행 8세대 모델의 할인 공세도 거세다.
아우디코리아는 현재 판매 중인 A6 모델에 대해 트림별로 900만 원에서 최대 2,500만 원에 달하는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고성능 RS6 역시 최대 2,500만 원 할인이 적용된다. 소비자들에게는 즐거운 고민의 시간이다.
7년 만에 풀체인지되어 최신 기술과 강력한 성능으로 무장한 9세대 신형을 선택할지, 아니면 검증된 상품성에 압도적인 '가성비'를 더한 현행 모델을 선택할지 결정해야 한다.
분명한 것은, 이번 신형 A6의 등장이 벤츠와 BMW가 양분하던 수입 준대형 세단 시장에 강력한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