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구역 엘크루 더센트럴 신축 아파트 '하자 보수' 갈등 심화
최근 대구 동구 신축 아파트에서 하자 무더기 발견
한 달 전 하자 보수 요청 받은 시행사·시공사 검토 나서
입주민 "자금 사정 들며 서로 책임 떠넘기는 등 묵묵부답"
동대구역 엘크루 더 센트럴 신축 아파트 하자 문제(영남일보 5월8일자 2면 보도)를 둘러싼 시행사·시공사와 입주(예정)자 간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입주자들이 시행사·시공사를 상대로 요청한 하자 재시공 및 보상 작업이 좀처럼 진척되지 않아서다.
동대구역 엘크루 더 센트럴 입주(예정)자 협의회는 2일 아파트 하자 문제 해결을 위한 입주(예정)자 협의회 회의를 열었다. 이날 입주(예정)자들은 현재까지 발생한 아파트 하자 문제를 상호 공유하고, 하자 보수 책임을 서로 떠넘기며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는 시행사·시공사에 대한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회의에선 시행사 및 시공사를 상대로 민형사상 소송을 이달 내로 진행하는 안 등을 투표로 결정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입주(예정)자들이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게 된 것은 약속된 하자 재시공 및 보상 작업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달 7일 동구, 시행사·시공사, 입주자 등이 모여 아파트 하자 문제에 대한 간담회를 진행했다. 간담회에서 지하 주차장 누수를 비롯해 세대별 누수, 바닥 타일 및 창틀 불량, 도장재 마감 등이 도마 위에 올랐다. 중대 하자인 지하 주차장 누수는 다음 달(1차)과 오는 10월(2차) 2차례에 걸쳐 재시공하기로 합의가 이뤄졌다.
하지만 세대별 하자 관련 재시공 및 보상 건에 대해 검토하겠다던 시행사·시공사가 한 달 가까이 답변을 미루며 하자 재시공은 시작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협의회 측은 시공사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자금난을 겪어 현재 법정관리에 들어간 상태인데다, 시행사도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과 관련한 공사 대금 문제로 비용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서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행사와 시공사가 자금 사정 등을 이유로 책임을 떠넘기는 상황이 벌어지자 협의회는 하자 보수 업체(하청업체)에 일부 재시공을 요청했지만, '공사 대금이 미지급됐다'는 답변만 받을 뿐이었다.
이와 함께 입주 연기에 따른 지체상금 지급 건에 대해서도 갈등이 첨예하다. 입주자들은 최초 입주 지정일(지난 2월29일)보다 2주가량 지난 3월13일에 입주 통보를 받은 것도 모자라, 시행사 등이 지체상금 지급 일수를 1~2일 줄이려고 저녁 시간에 입주 통보를 했다고 주장하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또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하지 않는다는 합의서를 작성한 세대에만 지체상금을 지급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상황은 더 악화하고 있다.
입주자 협의회 관계자는 "한 달 전 아파트 하자 문제에 대한 간담회를 가진 후 시행사와 시공사에 여러 차례 공문을 보냈으나 재시공 및 보상에 대한 결론이 나지 않아 갑갑할 뿐이다. 현재 변호사를 선임해 내용 증명까지 보낸 상태"라며 "일부 하자 문제와 관련해 시공사는 '도면대로 시행했다'는 입장을 표명했으며, 시행사는 '공사 문제는 시공사의 몫'이라는 입장을 내비쳐 승낙도 거절도 아닌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동현기자 leed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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