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서 너도나도 허벅지 인증하는 논란의 OO챌린지

무조건 마른 몸이 최고? 미용 몸무게의 저주

SNS가 만든 문화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챌린지’ 형태의 숏폼인데요, 많은 사람들이 챌린지에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가 나오는 것이 트렌드가 되고 있습니다. 그중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레깅스 레그 챌린지’는 레깅스를 입었을 때 드러나는 다리 모양을 평가하는 챌린지로 허벅지 틈을 아름다운 다리의 기준으로 삼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레깅스 레그 챌린지 열풍

미국 틱톡발 ‘레깅스 레그’ 챌린지가 전 세계로 퍼지고 있습니다. 특히 어린 10대들을 중심으로 참여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자신의 레깅스 레그를 인증하고 있는데요, ‘레깅스 레그’란 몸에 붙는 레깅스를 착용한 후 두 발을 모으고 섰을 때 허벅지가 붙지 않고 간격이 생기는 모습을 뜻합니다. 이 모습이 마른 몸을 상징하여 자랑스럽다고 인증하는 것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레깅스 레그 챌리지를 보는 긍정적인 시각

일부 여성들은 레깅스 레그를 통해 자신의 다리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하고 긍정적인 보디 이미지를 형성하는 도구로 활용하기도 합니다. 레깅스 레그 트렌드는 다양한 체형을 존중하고 자신의 몸을 사랑하는 ‘Body Positivity’ 운동과 연결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해석도 존재합니다.



섭식 장애 선동할 수 있어

하지만 이런 ‘허벅지 간격’을 자랑하는 트렌드는 건강을 희생시키는 신체 기준을 강요하게 되며 자칫하면 섭식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합니다. 특히 어린이들이 틱톡을 통해 유행을 접하고 참여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비현실적인 기준이 강요되는 사회

허벅지 틈은 모든 여성이 가질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유전적인 요인이나 개인의 체지방량에 따라서도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데요, 하지만 이런 레깅스 레그 챌린지는 비현실적인 미용 기준을 강요하고 여성들에게 불필요한 압박감을 주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허벅지 틈이 마른 몸의 기준일까?

허벅지 근육은 전신 근육의 약 40%를 차지하기 때문에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기 위해선 허벅지를 단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허벅지 사이가 붙지 않는 모습이 육안상으로 마른 몸의 기준이 될 순 있지만 이는 ‘마른 비만’일 수 있을뿐더러 걷고 뛰고 앉았다 일어서는 모든 동작의 중심이 허벅지가 되는 만큼 허벅지 근육이 부족하면 넘어지기 쉽고 허리나 골반에 통증이 수반될 수 있습니다.



가느다란 허벅지는 건강에 악영향

우리 몸의 근육은 비만, 당뇨와 같은 대사 질환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대사 질환은 다른 합병증을 일으킬 때 이른 사망의 원인이 되기도 하여 주의가 필요합니다. 2003년 네덜란드에서 허벅지 둘레가 클수록 당뇨병 발병률이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어 허벅지 근육의 중요성이 대두되었는데, 이때 단순히 살 때문에 둘레가 큰 것은 해당되지 않으며 허벅지의 ‘근육량’이 핵심입니다. 남성의 경우 허벅지 둘레가 43㎝ 미만인 경우 60㎝ 이상인 경우에 비해 당뇨병에 걸릴 확률이 4배나 높고, 여성의 경우 허벅지 둘레가 43㎝ 미만인 경우 57㎝ 이상인 경우에 비해 당뇨병에 걸릴 확률이 5.4배 높다고 합니다.



문제 인식한 플랫폼들 대안 제시

이런 문제점을 인식한 플랫폼들은 각각 대안을 제시하며 더 이상 챌린지가 퍼지지 못하게 대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유튜브는 지난해 플랫폼 공식 블로그를 통해 10대 사용자들에게 특정 카테고리나 주제에 대한 동영상을 반복적으로 추천하는 걸 제한한다고 밝혔습니다. 유럽연합 역시 지난해 8월 말부터 유튜브, 페이스북 등 SNS 채널을 상대로 강력한 제재를 시행했는데, 10대 청소년들에게 다이어트 관련 영상을 추천하거나 미성년자에게 자동 재생 기능이 실행되어 있을 경우 규정 위반으로 판단하여 막대한 벌금을 내도록 했습니다.



이전부터 문제였던 마른 몸 인증 열풍

이미 2012년부터 텀블러(Tumblr)와 같은 플랫폼에서 허벅지 간격이 모든 여성의 이상적인 몸매 기준으로 제시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허벅지 살을 빼기 위한 다이어트 열풍이 불기도 했습니다.  몇 년 전에는 A4 용지로 허리를 가리는 인증샷을 올리는 ‘A4 용지 챌린지’가 유행하기도 했으며, 미국 10대 소녀들 사이에서는 깡마른 모델들의 다리처럼 허벅지 사이에 틈이 있는 ‘싸이 갭’이 유행해 논란이 된 적도 있습니다.



정서적 문제까지 유발할 수 있어

극단적으로 마른 몸매를 동경하는 현상은 섭식 장애로 이어지게 되고 정서적, 인지적 문제까지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이에 전문가들은 어린아이들에게 마른 몸이 곧 예쁜 몸이라는 잘못된 인식은 충분히 위험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챌린지를 부추기거나 관련 콘텐츠에 무방비하게 노출되는 건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무조건 마른 게 건강한 건 아니야

마른 몸이 선호되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과도한 다이어트를 하고 섭식 장애를 앓는 10대들이 많은 요즘, 지나친 다이어트는 폭식과 다이어트 강박증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음식을 거부해 먹지 못하는 거식증에까지 이를 수 있습니다. 마른 몸도 건강에 적신호가 될 수 있으며 체중계의 숫자만을 절대적인 기준으로 삼아서는 안 됩니다. 같은 체중이라 하더라도 근육과 체지방의 비율이 중요하며 마른 몸이라도 근육량은 적고 체지방은 많은 마른 비만일 수 있어 심혈관 질환이나 대사 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체중과 외형적으로만 신경을 쓰는 것보다 건강한 운동과 건강한 식습관을 가지고 근육과 체지방의 이상적인 비율을 맞추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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