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전 마라도에 들여온 고양이, 110마리 강제이주하는 까닭

제주도 마라도에 살고 있는 고양이 110여 마리가 섬 밖으로 강제 이주된다. 마라도에 서식하는 천연기념물인 뿔쇠오리를 비롯해 야생조류의 생존을 위협한다는 판단에서다.
20일 제주도세계유산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기준 마라도에 있는 고양이는 110여 마리로 추산되고 있고, 문화재청은 이달 중 이들 고양이를 마라도 밖으로 반출한다.
이들 고양이는 10여년 전 주민들이 쥐를 잡으려고 섬에 들여왔는데, 이후 개체 수가 크게 늘면서 뿔쇠오리 등 야생 조류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 문화재청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주민들이 키우는 반려묘 10여 마리만 남겨놓고, 나머지 고양이들은 모두 포획해 섬 밖으로 내보내기로 했다. 마라도 밖으로 반출한 고양이를 위한 보호소를 마련해야 하기 때문에 구체적인 반출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그러나 동물보호단체에서는 이번 결정에 강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뿔쇠오리 보호 조치 필요성은 공감하나, 이의 개체수 감소에 고양이가 영향을 미친다는 근거가 명확하지 않은데다 반출하는 고양이의 안전한 보호방안이 제시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동물자유연대 등이 참여하는 ‘철새와 고양이 보호대책 촉구 전국행동’은 “문화재청은 고양이가 뿔쇠오리의 개체수 감소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는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 채 밀어붙이기식으로 반출을 강행하고 있다”며 “게다가 표면적으로는 마라도에서 고양이를 반출한 후 가정 입양과 안전한 보호를 약속하겠다고 말하지만, 이를 실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대안은 전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국립환경과학원 등의 발표자료 등을 근거로 들며 “뿔쇠오리는 고양이가 접근하기 어려운 해상에서 살며 절벽 틈 사이에 알을 낳고 부화하기 때문에 고양이보다는 까치, 매, 쥐 등의 공격에 더 취약한 것으로 보인다는 주장이 더 설득력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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