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 백패킹에 관한 궁금증

조회 1042025. 1. 29.

자연을 오롯이 느끼고픈 이들에게 백패킹만 한 활동도 없다. 고요한 대자연 속에서 온전한 휴식을 취하는 밤. 하지만 지금은 겨울의 절정, 1월이다. 안전한 백패킹을 즐기기 위해서는 알아야 할 정보다 많다.

사진=월간 아웃도어

아무리 추운 계절이라도 백패킹 마니아들의 열정을 꺾기란 힘들다. 눈이 펑펑 쏟아지고, 살갗을 에는 바람 속에서도 산으로 들로 떠나는 이들. 막힘없이 뻥 뚫린 하늘 아래 텐트를 치고, 시리도록 맑은 밤하늘의 별을 만나고, 핫팩으로 무장한 채 혹독한 밤을 지새우는 사이 겨울 백패킹의 진면목이 드러난다. 그러나 겨울의 자연은 호락호락 하지 않다. 고요한 자연 속에서 겨울 백패킹의 매력을 십분 만끽하려면 그 어느 때보다 꼼꼼한 준비가 필요하다.

겨울 백패킹의 매력
자연은 사계절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봄은 생명의 역동을, 여름은 신록의 무성함을, 가을은 저무는 운치를, 겨울은 고즈넉한 고요를. 생명의 역동이 사라진 겨울은 적막과 고요라는 자연의 선물을 만나는 계절이다. 코끝이 쨍해질 만큼 혹독한 추위는 하늘을 그 어느 때보다 청명하게 만들고, 추위를 피해 텐트 속에서 만끽하는 아늑함은 고요 가운데 힐링하는 시간이 되어준다.
겨울 백패킹의 매력은 고요함에 있다. 봄, 여름, 가을에 비해 캠핑을 즐기는 인구가 확연히 줄어드는 계절에는 캠핑장도 자연도 인적이 드물다. 조용한 공간 속에서 프라이빗한 시간을 만끽하기에 겨울이 최적인 이유다. ‘눈’도 겨울 백패킹의 또 다른 매력이다. 눈과 바람이 만드는 자연의 수채화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동심을 불러일으키는 매개체다. 자연에서는 교통체증에 대한 걱정이나 출퇴근길에 대한 염려 없이 오롯이 눈 그 자체를 즐길 수 있다. 가족과 함께 눈사람을 만들고, 눈싸움을 하고, 아무도 밟지 않은 눈길을 걸으며 순수를 만끽하는 즐거움이 겨울 백패킹에는 있다.
겨울이 매서울수록 하늘은 더욱 청명해진다. 밤하늘의 빛나는 별을 감상하기에 가장 적합한 계절은 겨울이다. 특히 12월부터 2월까지는 별이 유난히 또렷하게 보이는 시기다. 겨울은 여름에 비해 밤이 길고, 날씨가 춥고 건조해 대기가 맑고 투명하다. 더욱이 인적 드문 자연은 별무리를 감상하기 최적의 환경이다. 가로등이나 인위적인 불빛이 전혀 없는 칠흑 같은 밤. 함께한 이들과 모여 앉아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는 일은 겨울 캠핑의 또 다른 즐거움이다.

동계 백패킹 필수 장비
일반적인 캠핑과 달리 백패킹은 모든 장비를 배낭에 넣고 두 발로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최대한 효율적으로 옷을 입고 장비를 챙기는 것이 좋다. 우선 운행 복장은 두꺼운 다운 재킷 하나만 입기 보다는 기능성 내의, 티셔츠, 플리스 재킷 또는 경량 다운 재킷, 하드쉘 재킷 등을 레이어드 해 입는 것이 좋다. 아무리 추운 날씨라도 산행을 하면 땀이 나고 더위를 느낄 수 있다. 이럴 때 옷을 손쉽게 벗고, 다시 입을 수 있도록 가벼운 옷을 여러 겹 레이어드 하자. 휴식하거나 야영할 때를 위해 두꺼운 다운 재킷을 하나 챙기는 것도 좋다.
배낭은 최소 60L 이상을 준비하자. 겨울철에는 옷과 침낭의 부피가 크고, 필요한 장비도 많기 때문에 중형 배낭은 무리다. 가능한 용량이 큰 배낭이 편리하다. 짐은 가벼운 것은 아래로, 무거운 것은 위로, 무거운 물건을 어깨와 등판 쪽으로 패킹하면 허리에 가는 부담을 줄여 피로감이 덜하다.
텐트는 2~3kg 정도의 알파인 텐트를 선택하자. 외부 공기를 효과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플라이가 몸체를 완전히 덮어야 하며, 스노스커트가 설치돼 있고, 출입구가 크지 않은 공격형 텐트가 적합하다. 겨울 백패킹에서 간과하기 쉬운 부분이 바닥공사다. 땅까지 얼어붙은 겨울철에는 바닥에서 올라오는 냉기로 숙면을 방해받기 십상이다. 텐트를 치기 전 먼저 그라운드시트를 설치하자. 그라운드시트를 깔지 않으면 바닥 냉기로 인해 결로가 심해지고 열을 많이 빼앗긴다.
침낭은 겨울 캠핑에서 가장 중요한 장비다. 추위에 취약하다면 침낭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동계용이라면 보통 다운 충전량 1200g 이상을 추천한다. 하지만 다운 충전량이 많을수록 비싸지기 때문에 1000g 전후의 침낭을 가지고 있다면 의류를 병용해 보온을 유지할 수 있다. 또 핫팻 등을 침낭 속에 두어 개 넣어두면 보온 효과가 더욱 극대화된다. 침낭 속 공기를 따뜻하게 유지하려면 침낭 지퍼를 모두 채우고, 스트랩을 당겨 목과 후드를 최대한 밀폐시켜 찬 공기가 파고드는 틈을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침낭만큼 매트리스도 중요하다. 아무리 좋은 침낭을 덮더라도 바닥에서 올라오는 냉기를 잡지 못하면 따뜻한 잠자리는 물 건너간다. 에어매트리스는 가격이 비싼 게 흠이지만 가볍고 부피가 작아 백패커에게 적합하다. 내부에 2~5cm의 공기를 넣어 바닥에서 올라오는 냉기를 차단하고, 푹신한 잠자리를 제공한다. 일반적으로 단열성능치를 나타내는 R 밸류 3 이상이 적합하다.

동계 캠핑 텐트 치는 방법
겨울철 안전한 야영을 위해서는 안전하고 튼튼하게 텐트를 설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눈이 쌓인 지대라면 먼저 눈을 치워야 한다. 눈을 치우지 않고 텐트를 설치하면 텐트 내부의 열기로 인해 시간이 갈수록 바닥의 눈이 녹아 질척거리고 냉기를 유발하기 때문. 그라운트시트로 바닥 공사를 한 후 텐트를 설치하자.
겨울철 체온을 뺏는 가장 큰 요인은 바람이다. 겨울바람이 불어오는 북서쪽을 피해 텐트 위치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 되도록 북서쪽을 등지고 입구가 반대편이 오도록 텐트를 치는 것이 좋다. 양지와 음지는 취향이다. 양지는 따뜻할 수 있지만 텐트 주위의 눈과 얼음이 햇빛에 녹아 진흙밭으로 변하기 십상이다. 반면 밤새 얼어붙은 텐트를 따뜻한 햇볕으로 녹일 수 있다. 그라운트시트나 방수포 등의 여유가 있다면 양지를 선택하고, 활동 반경까지 시트를 깔아 질척이는 흙을 피하는 것도 방법이다. 반면 음지는 따뜻한 햇볕을 받지 못해 춥지만 눈이나 얼음이 녹지 않아 주변이 진흙밭이 되는 것은 피할 수 있다.
겨울철에는 팩과 스트링을 체결하는 것이 쉽지 않다. 땅이 얼어 단단하기 때문. 하지만 땅이 얼어도 팩과 스트링은 무조건 설치해야 한다. 겨울바람에 텐트가 무너지는 것을 방지하려면 팩과 스트링을 확실하게 고정해 텐트가 날아가는 것을 방지하자.
겨울철에는 텐트 내에서 난로나 버너를 사용하는 일이 잦다. 텐트는 화기에 약해 화재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텐트 내에서는 사용을 금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실 등에서 난로나 버너를 사용했다면 춥더라도 자주 환기해야 한다. 간혹 스커트가 달린 텐트에 흙이나 돌로 막아 보온효과를 내는데, 이는 매우 무모한 일. 반드시 공기 통로를 만들어야 한다. 텐트 하단에 물통을 끼워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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