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만원 소매치기당했다" 지하철 신고, 추적해 보니 '황당'
자기 가방을 칼로 뜯어놓고 지하철에서 소매치기를 당했다며 허위 신고한 20대가 붙잡혔습니다. 빌린 돈을 갚지 못하게 되자 지인을 속이려고 벌인 일이었습니다.
박준우 기자입니다.
[기자]
물건을 둘러보던 검은 옷 남성, 뭔가를 집어들고 계산대로 향합니다.
남성이 산 건 '눈썹 면도칼'입니다.
지하철역을 빠져나와 인근 화단 옆에 섭니다.
면도칼 포장은 버리고, 칼을 쥔 손으로 가방을 뒤적입니다.
잠시 뒤, 수풀 아래 칼도 버리고 사라집니다.
얼마 안 돼 다시 돌아온 남성, 버렸던 칼을 주워 들고 다시 가방을 뒤적입니다.
가방 바닥을 찢고 있었던 겁니다.
지인에게 빌린 450만원을 갚기로 한 날, 돈이 없자 소매치기를 당한 것처럼 꾸미려고 벌인 짓입니다.
[김기창/서울경찰청 지하철경찰대 안전계장 : 채권자 앞에서 가방이 찢어진 거를 보여주면서 본인이 이제 그때서야 안 것처럼 소매치기를 당했다고 연기를 한 거죠.]
지인이 의심할까 '지하철에서 가방이 찢겼고, 700만원이 사라졌다'고 신고도 했습니다.
상황만 모면하고 신고를 취소하려 했지만 때를 놓쳤습니다.
[김기창/서울경찰청 지하철경찰대 안전계장 : 담당 형사가 계속 물어보니까 자기도 겁도 나고 이걸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던 거예요.]
경찰은 범인을 잡으려 집요하게 CCTV를 뒤졌고, 소매치기 대신 자작극을 벌이는 남성의 모습을 찾아냈습니다.
[김기창/서울경찰청 지하철경찰대 안전계장 : 16일 동안 (CCTV) 100여 대를 분석했는데요. 소매치기 범행 특성상 신고자한테 밀착하거나 붙는 사람이 CCTV로 확인되지 않는 거예요.]
경찰력 낭비를 초래한 남성은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처벌받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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