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오면 뭘해? 공항 대기줄 혼란까지”... 늘어선 줄에 발만 ‘동동’ 비행기 “놓쳤다”, 누구 책임?

제주방송 김지훈 2024. 10. 16.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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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수속 탑승 지연으로 ‘미탑승’ 사례 발생
공항공사 “인력 부족, 네 탓”.. 미온적 대책 일관


제주국제공항 출국장이 극심한 혼란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대기줄이 길어졌고, 심지어 그로 인한 수속 지연으로 비행기를 놓치는 사례까지 발생하면서 고객 불편을 가중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3일 오전 국내선 출국 수속을 밟기 위한 대기줄이 늘어서고 탑승 수속이 지연되면서 일부 승객이 예정된 항공기를 타지 못하는 일이 발생했다.


■ 대기줄 늘어지고 적체.. ”비행기 놓치고 2시간 뒤 탑승“

16일 제주도내 한 해외 전문 여행사 대표 ‘A’씨는 대기 시간이 길어 비행기를 놓친 경험을 전하면서 운영 관리 주체인 공항공사의 부실한 대응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외국 국적의 ‘A’씨는 지난 13일 오전 국내선 탑승 과정에서, 외국인 전용 대기열이 길어져 승객들이 제때 수속을 마치지 못하는 바람에, 예정된 항공편을 놓치고 이후 다음 편을 타야 하는 불상사를 겪었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오전 8시 40분 김포행 탑승 예정이던 ‘A’씨는 10시 25분편을 타야 했습니다. 실제 비행기가 출발한 시간이 10시 46분이라 사실상 2시간이상 늦어진 셈입니다.

공항에 출발 40여 분 전에 도착했다는 ‘A’씨는 “제주공항에서 길게는 200미터 이상 늘어선 외국인 줄에 서 있다가 결국 비행기를 놓쳤다. 나 이외에도 꽤 비행기를 타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탑승 시간이 임박한 승객을 빠르게 안내할 인력이 부족한 것은 물론 공항공사 역시 이렇다할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라고 상황을 전했습니다.


적어도 추가 대기줄을 가동하던가, 현장 안내 인력 투입이 필요했지만 전혀 상황 정리가 되지 않아 혼란만 더 가중시켰다는 지적입니다.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제주공항의 경우 국내선 출국 수속에 내국인, 바이오인증, 외국인 탑승 창구를 운영 중입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외국인 출입국자들이 늘고 있는데다, 갑작스러운 외국인 승객 증가에 발빠른 대처가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국내선은 두 곳으로 출국장이 분산되어 운영 중이지만, 외국인 심사 업무는 한 곳에서만 처리되면서 인력 운영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 공항 관계자는 “평소 외국인은 전용 1줄 정도를 운영하는 것으로 안다”라면서 “내국인이라면 모를까, 외국인의 경우 출입국 업무에 필요한 법무부와 협조가 요구되는만큼 전반적인 인력 대처가 쉽지는 않았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더구나 국내선 출국장이 2곳으로 분산 운영 중이지만 한 곳에서만 외국인 심사 업무 등이 가능한 것 역시도 이같은 상황을 맞아선 인력 운영에 한계를 드러내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주중 매일이다시피 수차례 현장에서 이같은 상황이 되풀이되지만, 여전히 공항공사의 대응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 실정입니다. 


또다른 공항 관계자는 “요즘처럼 대기줄이 늘어서면서, 적어도 1시간 정도는 생각하고 와야 사실 탑승시간에 겨우 맞출 정도가 되어버렸다”라며 “더구나 외국인의 경우에 현장 상황이 그 정도로 심각했다면 분명 목소리가 커지고 사안이 불거졌을텐데, 해소는커녕 제대로 현장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는 얘기“라고 지적했습니다.
더불어 ”여전히 적체된 대기줄이 이어졌다는 점에선 책임 소재부터 문제되는 부분을 짚고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 언제까지 ‘모니터링‘에 책임 회피?.. “체계적 관리 필요”

이처럼 항공사와 공항공사 간 책임 공방은 계속되고 있지만,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승객들에게 돌아가는 실정입니다.

특히 공항공사의 책임 회피 등은 승객 불편과 항공사 손실로 이어지고 이 과정에서 승객들은 제대로 된 보상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항공사 측에서는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항공사에게 모든 책임을 묻는 것은 무리”라면서 “공항 운영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점도 주 원인 중 하나”라고 공항공사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습니다.
또한 “매번 비슷한 상황에서 (공항공사는) ‘현장 모니터링한다’거나 ‘실태 파악을 한다’는데, 달라진게 없다”라며 “운영 주체로서 문제 인식이나 노력이 부족한게 아닌가”라고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반면, 공항공사 측은 인력과 시스템 상의 제약을 언급하면서 항공사들의 문제 해결 노력을 강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이어지는 수속 지연과 대기줄 적체와 관련해 지역 여행업계 한 관계자는 “항공기 지연이나 대기줄 혼잡 문제는 더 이상 일회성 불만으로 끝날 사안이 아니”라면서 “항공사와 공항공사는 각자의 책임을 면피하려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해결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라고 강하게 촉구했습니다.

국적사 한 관계자도 “국토부의 관리 감독 강화는 물론, 승객 피해 보상 시스템을 체계화하는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라면서 “단순히 항공사나 공항공사 (제주공항)만의 문제가 아닌, 대한민국 공항 서비스의 미래와도 직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더욱 중요한 현안 과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비행기를 놓친 여행사 대표 ‘A’씨는 “제주가 세계적인 관광지로서의 명성을 유지하려면, 지금 같은 공항 운영 방식을 고수해선 될 것도 안 된다”라면서 “제주가 관광으로 먹고 사는 동네인데, 이렇게 불편하게 만들어놓고선 어떻게 외국인들이 찾아오기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라고 우려했습니다. 

이어 “내탓, 네탓을 하기 전에 우선적으로 공항 운영을 개선하지 않으면 앞으로 제주에 대한 이미지가 더 나빠질 수밖에 없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올들어 국제선 증편과 크루즈 입항 등에 힘입어 이달 현재(15일)까지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56만 7,400명으로 전년(50만 8,784명) 대비 208% 증가했습니다.
내국인은 946만 명으로, 전년 1,000만 명보다 –6.0% 줄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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