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 동 주거부 공사 마쳐…1~3층 상가부 정밀진단 ‘안전’ 주장
지상 24~39층 아파트·오피스텔 이달 재시공…2027년말 완공
신축중인 건물이 붕괴해 작업자 6명이 사망하는 사고를 냈던 광주 화정아이파크 아파트가 전부 철거됐다.
HDC현대산업개발은 17일 광주시 서구 화정동 아이파크 아파트 지상 주거층에 대한 철거 공사를 공식 종료했다고 밝혔다.
붕괴 사고가 난지 2년 11개월, 철거 공사를 시작한 지 1년 5개월만이다.
철거 공사는 1단지 4개 동, 2단지 4개 동 총 8개 동에 대해 1~3층 상가부를 제외한 주거부에 한해 이뤄졌다. 공사 후 남아있는 1~3층 상가부는 한국시설안전협회를 통해 정밀안전진단을 한 결과 구조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판정을 받았다.
화정아이파크 아파트는 지난 2022년 1월 11일 201동 건물을 짓던 과정에서 23~38층이 붕괴했다.
이 사고로 현장 작업자 6명이 숨졌다.
같은 시공사가 추진 중인 학동 4구역 재개발사업구역 내 철거건물 붕괴로 17명의 사상자를 낸 ‘학동 참사’가 일어난지 불과 7개월만이었다.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은 사고 4개월만에 “입주예정자의 요구에 따라 화정동 아이파크 8개 동 모두를 철거하고 새로 짓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지난해 7월 철거 작업이 시작됐다.
철거 과정에서도 현대산업개발은 ‘전면 철거’가 아니라 ‘상가부(1~3층)를 제외한 주거부만 부분 철거’로 축소해 입주자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철거 범위는 시공사와 입주자와 10개월에 걸친 협의 끝에 정밀안전진단을 거쳐 주거부만 철거하는 것으로 합의됐다.
현대산업개발은 주거층에 대한 철거가 완료됨에 따라 신축 작업 전면중지 명령을 해제하는 행정 절차를 밟은 뒤, 이달 중으로 재시공을 시작할 방침이다.
재시공은 당초 계획했던대로 지하 4층, 지상 24~39층 규모로 이뤄진다. 아파트 705세대, 오피스텔 142세대다.
완공 시점은 오는 2027년 12월 중으로 예정됐다.
현대산업개발은 “재시공 중에는 콘크리트 품질, 강도 등 논란이 다시 불거지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고 콘크리트 급열 양생기간 등도 확대하는 등 조치하겠다”며 “견고하고 신뢰할 수 있는 아파트를 짓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사고 이후 현대산업개발과 하청업체 관계자 등 총 22명을 입건해 6명을 구속 송치, 15명을 불구속 송치했다.
정부는 사고 원인으로 무단 공법 변경, 불량 콘크리트 사용, 부실한 시공 관리 등을 꼽으며 인재(人災)라는 결론을 내렸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