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계란 가격 담합 의혹' 산란계협회에 과징금 6억원 부과

계란값 담합 의혹을 받는 대한산란계협회에 과징금 약 6억원이 부과됐다. 산지 거래가격에 대한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제공해 가격 경쟁을 제한했고, 그 결과 계란값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취지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란 생산·판매업체와 유통업체 간 거래 과정에서 ‘기준가격’을 결정하고 이를 따르도록 구성 사업자에게 통지한 협회에 시정명령 및 과징금 5억9400만원을 부과했다고 14일 밝혔다. 공정위가 지난해 6월 계란 담합에 대해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한 지 약 1년 만이다.
공정위의 설명을 보면, 협회는 2023년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수시로 계란 기준가격을 결정하고 이를 고지함으로써 계란 가격을 통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협회가 매주 수요일 문자나 팩스로 기준가격을 통지하면 농가는 이를 토대로 산지 가격을 결정하게 되는데, 공정위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계란 산지 실거래가격은 협회가 정해준 기준가격과 매우 유사한 수준에서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의 경우 계란 30개들이 한판의 수도권 산지 기준가격은 5296원이었는데, 산지 실거래가격은 이와 비슷한 5379원에서 거래됐다.
문제는 협회의 기준가격이 생산비 대비 높은 수준에서 결정되면서 결과적으로 소비자가격 인상으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2023~2025년 사료비 등 계란 생산비용이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협회는 같은 기간 기준가격을 9.4% 인상한 것으로 조사됐다. 계란이 생산→도매→소매 단계를 거쳐 시중에 유통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협회의 기준가격 결정으로 사업자 간 가격 경쟁이 제한되고 소비자의 가격 부담으로 이어졌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이다. 문재호 공정위 카르텔조사국장은 “산지 가격은 이후 도소매 가격에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으므로, 협회의 기준가격 결정은 국민 생활과 밀접한 필수 식품인 계란 소비자 가격 상승의 원인으로 작용한다”며 “기준가격의 지속적인 인상은 소비자 가격을 상승시키는 요인 중에 하나로 작동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협회에 과징금 부과와 함께 구성사업자에게 법 위반 사실 통지명령, 임직원 교육명령도 함께 내렸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계란 산지 거래에서 사업자단체 주도로 진행되어 온 가격담합을 적발해 엄중히 제재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도 국민 생활과 밀접한 분야에서 담합 행위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법 위반 적발 시 엄정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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