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M 군산공장 폐쇄, '도시 붕괴'의 시발점
2018년 2월 13일, 한국GM이 군산공장 폐쇄를 공식 발표한 이날은 군산 시민들에게 잊을 수 없는 충격의 날로 남았다. 약 2000명에 달하는 근로자가 단숨에 실직하고, 이와 연계된 135곳 협력·하청업체의 1만여 근로자까지 일자리를 잃게 되었다. 공장 하나의 가동 중단이 도시의 구조적 붕괴를 불러온 현장이었다. GM은 군산 경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에 달할 만큼, 지역경제의 ‘한쪽 기둥’ 같은 존재였다.

연쇄 도산, 상권 붕괴... 유령도시가 되어버린 군산
군산공장 폐쇄 이후,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식당, 모텔, 의류점, 부동산 등 서비스업은 줄줄이 문을 닫았다. 임대업자, 상인, 자영업자들은 한순간에 고객을 잃고 실패 위기를 맞았다. 군산 경제에서 소비의 연쇄 효과가 끊기자 도시 곳곳은 ‘ghost city’로 변해갔다. 실제 당시 군산시 전체 인구의 25%가 실질적 경제 타격을 입었고, 실업률은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돌며 인구 감소와 소비 침체가 반복되었다.

노조와 경영진, 끝나지 않는 갈등의 기록
한국GM 노동조합은 오랜 기간 임금 인상과 성과급을 요구하며 파업을 지속했다. 노조는 “회사가 살아나야 노동자도 산다”는 구호보다는 주로 근로자 처우 개선에 방점을 찍었다. 하지만 이미 GM의 경영 실적은 2014~2016년 누적 2조원 이상 적자, 2017~2018년 연간 6000억~2조원대 손실, 최근 5년간 4조원대 적자를 기록할 정도로 급격히 위축된 상황이었다. 이런 경영 악화 속에서도 노조의 임금 인상 요구와 잦은 부분·총파업은 매번 생산중단, 협력업체 피해로 이어졌다.

비효율적 사업 구조, 국제적 경쟁력 상실
GM 군산공장의 근본적 위기는 단순히 노사 갈등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었다. 2014년 GM이 유럽 시장을 철수하면서, 군산공장이 담당했던 유럽 수출량이 크게 줄었고 가동률은 20% 이하로 급감했다. 이후 휴업일이 포함된 근로자들이 ‘놀면서 돈을 번다’는 비판까지 들었지만, 실상은 심리적 불안과 생활고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이 많았다. GM 본사는 적자 누적, 수출 감소, 노조와의 마찰을 이유로 철수 준비를 지속적으로 시사했다.

몰락 이후, 군산의 현실과 정부 대책
GM 군산공장 폐쇄로 군산은 구조적 위기에 봉착했다. 지역 실업자와 가족까지 최소 7만 명이 경제적으로 어려워졌고, 군산 제조업 생산액은 꾸준히 감소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여러 차례 경제 부양책과 산업 다변화 정책을 시도했으나, 인구 유출과 취업자 감소는 쉽사리 막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역사회는 현대중공업 조선소 폐쇄에 이은 연이은 대형 제조업 붕괴로 연속적인 충격을 받았고, 군산 경쟁력은 점점 약화되고 있다.

남은 과제, 재생의 길은 아직 멀다
GM 군산공장 폐쇄의 여파는 7년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택시기사로 업종을 바꾼 이전 근로자, 전주 등 외지 거주자가 늘면서 도시 내 소비도 급감했다. 군산은 자동차 산업 중심 도시에서 구조적 전환에 실패하며 ‘몰락 도시’라는 오명을 썼다. 전문가 집단에서는 산업 다변화, 특화업종 개발, 청년층·신규 일자리 창출 없이는 도시 경제의 정상화가 불가능하다고 진단한다.
2018년 그날의 폐쇄가 남긴 상처는 단순히 2000명 실직의 문제를 넘어 도시 전체의 미래와 구조적 몰락의 상징으로 남았다. 노조와 경영진, 정부와 지역사회 모두가 책임과 역할을 다시 짚고, 군산의 재생과 회복을 위해 더 깊은 고민과 실질적 대책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