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프가 장군처럼 멋있어보였을때

와이프가 장군처럼 멋있어보였을때

둘째 낳으러갈때.

첫째땐 와이프도 나도 분만실에서 눈물 콧물 다빼고
진통 24시간만에 낳고 나 펑펑 울면서 탯줄 잘랐는데
둘째땐 갑자기 새벽 5시부터 사부작 거리며 뭐하길래 
뭐해? 했더니 더자 하고 혼자 주방에서 첫째 반찬만들고
장모님한테 콜때려서 엄마 나 병원가요 해서 내가 기절초풍해서 진통오냐고 물었더니 아직 멀었다며 아침 먹으라고 밥차려주더라 
난 좀 안절부절 못하겠는데 너무 태평하게 첫째 어린이집 가방 챙겨놓고 건조기에서 못뺐던 빨래 정리함
괜찮냐고 똥개처럼 쫓아다니며 물어봤는데 나보고 그냥 장모님 오실때까지 거실 장난감이나 치워놓으라고함
회사에 연락해놓고 장모님 오셔서 첫째 맡기고 병원가는데 마지막 만찬해야한다며 원할머니보쌈가서 보쌈 조지고 스벅가서 돌체라떼도 조지고 병원 들어감
병원가서 3시간만에 낳았음
이미 6센티 열려서 무통 안맞고 바로 낳자고 의사가 말하길래 내가 기겁해서 무통 못맞냐고 하니까 빨리 진행될거같다고함 와이프 그때부터 눈빛 돌변하더니 분만실 옆에 무슨 운동 대기실?같은게 있는데 거기서 짐볼뜀ㄷㄷ 
솔직히 난 미친건가싶었음 괜찮아?괜찮아??? 난 식은땀 나서 손잡아주면서 계속 물어보는데 무통 안맞을거니까 빨리 끝내고 싶다며 짐볼뜀ㄷㄷ 
솔직히 ㅈㄴ멋있어보였음 
내일이 둘째 생일이라 괜히 생각나서 적어봄
그림은 둘째가 그린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