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매트는 안전한가, 알아봤습니다

에어매트는
안전한가

한 해 아파트에서 벌어지는 화재는 2,800건이 넘습니다.

최근 5년간 숙박시설로 한정해서 보면, 화재로 32명이 사망하고 355명이 다쳤습니다. 매년 숙박시설에서 약 350건의 화재가 발생하죠.

더 이상 남의 얘기가 아닌데요.

지난 22일 경기 부천의 한 호텔에서 발생한 화재 사건은 상당한 충격을 줬습니다.

화재 인지를 일찍 확인하고도 사망하는 일이 벌어졌는데요. 특히 투숙객 2명이 에어매트에 뛰어내렸다가 목숨을 잃었죠..

부천의 한 호텔
화재 발생

간단하게만 사건의 요지를 파악해 보겠습니다.

22일 오후 7시 37분, 810호에서 연기가 시작됩니다. 이 장면은 CCTV에 고스란히 녹화되죠.

그리고 불과 1분 23초 만에 층 전체에 연기가 깔립니다.

7시 39분 소방당국에 신고됩니다. 화재 신고가 접수된 뒤, 소방대원은 4분 만에 현장에 도착합니다.

7시 48분 소방대원은 에어매트를 설치합니다.

7시 55분 8층(실제로는 7층)에 있던 여성이 에어매트에 뛰어내리고, 그 이후에 남성도 떨어집니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사망하죠.

이번 화재 사고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파악 중인데요. 현재, 객실 안 벽걸이형 에어컨이 화재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810호에는 벽걸이 에어컨이 설치돼 있었는데, 에어컨 누전으로 발생한 불똥이 근처 침대 매트리스와 소파 등에 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때 매트리스가 불쏘시개 역할을 했는데요.

한국방재학회에 따르면, 침대 매트리스에 불이 붙으면 나무 책상보다 230배 불이 빨리 확산되죠.

이로 인해 7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습니다.

화재가 난 곳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았는데요.

소방시설설치 및 관리법을 보면, 2005년 11층 이상 숙박시설에 대해 전 층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2017년에는 6층 이상 숙박시설로 확대했죠.

하지만 이전에 지어진 숙박시설은 여기에 해당되지 않았는데요. 이에 2004년 사용 승인을 받은 9층짜리 이번 호텔은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았습니다.

에어매트 미고정 논란

이번 사건에서 충격을 줬던 것은 에어매트로 뛰어내린 구조대상자의 사망이었습니다.

8층(실제로는 7층)에서 뛰어내린 구조대상자 한 명은 에어매트 가장자리에 추락했고, 또 한 사람은 그 반동으로 뒤집힌 에어매트 바닥 공간으로 떨어졌습니다.

호텔 주차장 입구에 설치된 에어매트는 10층 이상용이었습니다.

그런데 7층에서 뛰어내린 사고구조자의 충격을 흡수하지 못하고 뒤집힌 겁니다.

그래서 에어매트가 잘못 설치됐다는 지적이 나오는데요. 하지만 소방당국은 이상이 없었다고 설명합니다.

에어매트는 정상 설치됐으나 가장자리에, 그리고 연이어 구조대상자가 떨어지는 바람에 사고가 벌어졌다는 거죠.

하지만

왜 에어매트가 고정되어 있지 않았는지 설명이 필요한데요. 현장을 방문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도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이에 대해 조선호 경기소방재난본부장은 “인원이 부족해 딱 잡아주고 그러지는 못했다”고 했습니다.

다만 실제 소방대원이 붙잡고 있는 것 자체도 위험하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소방대원이 붙잡고 있다가, 추락하는 구조대상자와 부딪혀 2차 사고가 벌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소방대원이 붙잡지 않더라도, 에어매트가 뒤집힌 것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어 보입니다.

<한국일보>는 “설령 모서리로 낙하했어도 하자 없는 제품을 제대로 설치했다면 뒤집히는 일은 없어야 하는 게 정상”이라고 했죠.

게다가 에어매트 사용에 별도의 지시가 없었습니다.

에어매트 크기가 크더라도, 위에서 바라보면 상당히 작아 보인다고 합니다. 이때, 에어매트 중앙으로 떨어져야 해서 전문가의 지시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한 사람이 뛰어내린 뒤 공기가 빠져나간 에어매트가 원상복구되는데 통상 20초 이상 소요됩니다.

그래서 앞선 사람이 먼저 뛰어내렸다면, 원상태가 돌아왔는지 파악하고 뛰어내릴 수 있게끔 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러한 지시 없이, 투숙객이 3초 간격으로 뛰어내리면서 문제가 됐죠.

그래서 에어매트 운용·유지를 위한 매뉴얼 미비 등의 문제가 이번에 드러났는데요.

소방당국 관계자는 “구조 사다리를 펴고 있었지만, 공황 상태에 빠진 투숙객이 눈에 보이는 에어매트로 뛰어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사다리차를 사용하지 못한 것을 두고, 소방당국은 ‘호텔 주변의 지정 주차구역과 불법주차 차량으로 사다리차 배치가 어려웠다’고 했죠.

화재 발생 대응

여러분. 화재가 발생하면, 대피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연기가 삽시간에 퍼지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이번 화재 사고의 사망자 대부분이 객실 내부와 엘리베이터 앞 등에서 발견됐는데요.

‘불’ 자체보다는 유독가스가 상당히 위험합니다. 최근 3년간 화재 사고의 사망자 약 40%가 질식사였죠.

이에 ‘대피 우선’의 기존 대응 방침이 지난해 11월 대폭 수정됐는데요.

대피가 불가능하면 차라리 구조를 기다려야 한다고 말이죠. 불이 번지지 않으면, 집안에서 대기하는 것이 더 안전할 수 있는 겁니다.

그러니까, 무작정 나와서 대피하는 것보다 ‘상황 판단’을 우선시해야 합니다.

  • 119에 전화를 해서 몇 층에서 불이 났는지 파악하고요.
  • 자신의 위치보다 위에서 불이 났다면, 1층으로
  • 아래에서 불이 났다면 옥상으로 대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 대피할 때는 젖은 수건으로 입과 코를 막고
  • 낮은 자세로 벽을 짚으며 이동해야 합니다.
  • 대피할 수 없을 때는 젖은 수건 등으로 문틈을 막고
  • 샤워기로 물을 뿌리면서, 연기를 막는 것이 중요합니다.
  • 만일 건물 밖으로 대피해야 한다면, 완강기를 먼저 사용해야 합니다.

에어매트는 최후의 수단입니다. 왜냐면, 에어매트는 ‘안전하다’고 말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시중에 판매되는 에어매트는 20층짜리도 있는데요. 하지만 그것이 20층에서 뛰어내려도 안전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한국소방산업기술원은 5층형에 대해서만 인증을 해준 상태입니다. 5층 이상에서 에어매트를 사용하는 것에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본 거죠.

물론 51층에서 뛰어내려 살아난 경우가 있습니다.

2020년 4월 대구의 고층 아파트에서 뛰어내린 중학생이 에어매트 덕분에 목숨을 구한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는 엉덩이부터 떨어져야 하는데요. 몸을 V자로 만들고, 에어매트 중앙에 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혹여나 앞선 사람이 에어매트에 뛰어내렸다면, 반드시 에어매트 원상복구를 확인하고 낙하해야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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