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술자 없으면 배터리 못 만든다? 미국의 치명적 민낯

트럼프도 인정했다… “배터리 전문가 미국에 없다”

2025년 9월 초, 미국 조지아주에 위치한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에서 대규모 이민 단속이 벌어졌다. 이 사건은 단순한 불법 체류자 문제를 넘어, 미국이 야심차게 추진 중인 배터리 산업의 구조적 한계를 드러낸 계기로 평가받는다.

지난 9월 4일,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은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에 위치한 해당 공장을 전격 단속했다. 현장에서 체포된 인원은 무려 475명에 달했으며, 이 중 상당수가 한국 국적의 기술 인력으로 알려졌다. 이는 단순한 고용 적발이 아닌, 미국의 배터리 제조업이 아시아 인력에 얼마나 의존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국제 외교안보 전문지 포린폴리시는 “미국은 배터리 핵심 기술과 인력 측면에서 아직 독립적이지 않다”며 “한국 엔지니어들의 체포는 배터리 공급망의 취약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건”이라고 분석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이와 관련된 질문에 “배터리를 잘 아는 사람이 미국에 없다면 외부에서 불러들일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이 오히려 미국 산업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모순적 결과를 낳고 있는 셈이다.

이번 단속은 현대차의 전기차 생산 일정에도 심각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조지아 공장은 아이오닉 5와 향후 출시 예정인 아이오닉 9의 배터리를 공급하는 핵심 거점이다. 영국 BBC는 “수백 명의 숙련된 한국인 엔지니어들이 이탈하면서 공장 가동이 최소 2~3개월 이상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현대차는 이번 사태로 미국 내 전기차 현지화 전략을 전면 재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정부가 추진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발판 삼아 미국 내 전기차 생산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었으나, 이번 사건은 그 기반이 얼마나 불안정한지를 드러낸 것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진정한 배터리 강국이 되려면 단순히 공장을 유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기술 인력 육성과 해외 전문가와의 협력 없이는 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차그룹 합작 배터리 공장

현재 한국 정부는 미국 측에 항의하고, 체포된 기술자들의 조기 귀국과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을 논의 중이다. 하지만 양국 관계에 미묘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으며, 한국 기업들의 미국 내 투자 확대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번 현대차 공장 급습 사태는 ‘제조업 르네상스’를 외치던 미국의 자화상을 고스란히 비춘다. 첨단 산업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선, ‘국산화’가 아닌 ‘글로벌 협력’이 필요한 시대임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키는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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