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 꺼지면 문도 못 연다”… 벌벌 떠는 테슬라 차주들, 결국 직접 설치?

임시로 설치된 비상용 손잡이 <출처=Tesery>

물리식 도어 손잡이를 없앤 테슬라가 다시금 안전성 논란의 중심에 섰다. 차량 전원이 꺼졌을 때 문을 열 수 없는 구조 탓에 실제로 탑승자가 화재 차량에 갇혀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이에 일부 테슬라 차주들은 끔찍한 상황에서 탈출하기 위해 차량에 긴급 탈출용 장치를 스스로 추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 차량의 도어는 일반 차량과 달리 전자식 방식이다. 외부에서는 손잡이를 터치하고, 실내에서는 버튼을 눌러 여는 구조다. 하지만 차량에 전원이 차단되면 해당 시스템은 작동하지 않는다. 여기에 전자식 도어가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순간, 구조적으로 문을 여는 방법 역시 직관적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발생 시 탈출이 늦어질 수 있다는 점이 지적되는 이유다.

임시로 설치된 비상용 손잡이 <출처=EV Dynamics>

매뉴얼에는 수동 도어 개방 방법이 포함되어 있지만, 대부분의 차주들은 정확한 위치나 작동 방식조차 알지 못한다. 특히 뒷좌석은 구조상 더 복잡하게 설계돼 있어 긴박한 상황에서는 작동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일부 차량에서는 문 안쪽 포켓의 덮개를 열고 숨겨진 케이블을 당겨야 문이 열리는 방식으로, 비상 상황에서 이를 인식하고 조작하기란 쉽지 않다.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일부 차주들은 이른바 ‘리핑 코드(Ripping Cord)’를 설치하고 있다. 수동 개방용 케이블 끝단에 끈을 연결해 도어 포켓 등 눈에 띄는 곳에 설치하는 방식으로, 전원 차단 시에도 간단히 끈만 잡아당기면 문이 열린다. 일부 애프터마켓 업체는 해당 제품을 테슬라 전용으로 약 2만~3만 원에 판매 중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출처=Shutter Stock>

논란의 시작은 결국 테슬라의 ‘디자인 철학’에 있다. 초기 모델 S 개발 당시부터 일론 머스크는 전자식 도어를 고집했고, 경영진 내부의 반대 의견에도 이를 밀어붙였다. 출시 이후 곧 테슬라만의 차별화된 디자인 요소로 자리 잡았지만, 동시에 신뢰성 문제와 안전 논란, 사망 사고로까지 이어진 바 있다.

테슬라를 선두로 현재는 BMW, 아우디, 제네시스, 포드 등 다른 제조사들도 유사한 전자식 도어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자동차의 디지털화가 새로운 기준이 되는 시대지만, 안전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원칙 앞에서 다시금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박근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