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문서 작성부터 정책 반영까지…AI 적재적소 잘 쓰는 공무원에 승진 인센티브

곽은산 기자(kwak.eunsan@mk.co.kr) 2025. 12. 14.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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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한 부처의 결재 라인에서 보고서 두 건이 동시에 올라왔다.

하나는 표지와 구성이 완벽했지만 근거 데이터에 대한 시뮬레이션이 없었고, 또 다른 하나는 다소 투박했지만 인공지능(AI)를 활용해 정책 효과를 미리 계산해 놓았다.

고위직이나 정책 책임자급이 AI를 활용해 미래 변화에 대응한 정책의 지속 가능성을 살펴보고 대안도 마련하게 하는 학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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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자 AI교육 로드맵
문서작성부터 정책 반영까지
1~3단계 나눠 50과목 마련
정부가 공무원 AI 교육을 단계별로 도입해 정책 시뮬레이션·설계에 AI 활용을 확대하고, 그 역량을 승진 평가까지 연계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사진 = 연합뉴스]
어느 날 한 부처의 결재 라인에서 보고서 두 건이 동시에 올라왔다. 하나는 표지와 구성이 완벽했지만 근거 데이터에 대한 시뮬레이션이 없었고, 또 다른 하나는 다소 투박했지만 인공지능(AI)를 활용해 정책 효과를 미리 계산해 놓았다. 가까운 미래에 도입될 ‘공직자 AI 활용 방안’의 한 사례다.

정부가 정책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AI 활용을 적극 권장하기로 하면서, 앞으로 공무원들의 업무 방식이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14일 정부에 따르면 한국생산성본부가 최근 이 같은 방안을 담은 ‘AI 교육 체계 수립안’ 최종 보고서를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제출했다. 올 3월 정부가 공무원 AI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AI 교육 기본 체계를 설계하는 연구용역을 낸 데 따른 것이다. 교육안은 지난 7월 이뤄진 공무원 499명 대상 설문조사와 전문가 검토 등을 거쳐서 마련됐다. 갓 입직한 사무관의 기초 보고서 작성법부터 산전수전을 겪은 고위직의 중장기 정책 설계법까지 총 50개 교과목 로드맵이 단계별로 제시됐다. 정부가 최종 도입할 시 AI 활용 능력이 승진 평가 잣대로도 활용될 전망이다.

정부가 공무원 AI 교육을 단계별로 도입해 정책 시뮬레이션·설계에 AI 활용을 확대하고, 그 역량을 승진 평가까지 연계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사진 = 연합뉴스]
교육 로드맵의 첫 단추는 AI ‘기초 활용법’이다. 수준별 1~3단계로 나뉜 교과목 중 1단계에는 주로 실무진이나 신입 사무관이 문서 작성을 자동화하는 등 AI를 행정 업무의 실무 도구로 쓸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담겼다. ‘AI 도구 탐색’ ‘문서 자동화·보고서 작성 실습’ 등을 거쳐 간단한 보고서와 발표 자료를 만드는 법을 배우는 식이다. 공무원들이 폰트나 글자 간격을 맞추는 데 공들이던 모습은 사라지고, 자료를 얼마나 빠르게 정리하고 핵심을 뽑아내느냐가 성패를 가르게 된다는 얘기다.

다음 단계는 AI가 내놓은 결과물의 실제 ‘정책 반영’ 능력을 기르는 과정이다. 2단계 교과에선 데이터를 바탕으로 정책의 결과를 예측·비교하는 AI 시뮬레이션 훈련이 이뤄진다. ‘공공데이터 활용법’에서 목적에 맞는 기초 데이터를 자동 수집하는 법을 익힌 뒤 ‘AI 기반 정책 영향 시뮬레이션 및 시나리오 분석’으로 예산·인구·교통 등 데이터를 활용해 관련 정책의 단기 효과를 분석하는 식이다. 정책을 먼저 밀어붙이고 문제가 생기면 수습하던 안일주의에서 벗어나 데이터로 미리 결과를 따져 보는 행정으로 바꾸겠다는 취지다.

최종적으로는 AI를 통한 ‘중장기 정책 설계’ 방법을 익히게 된다. 고위직이나 정책 책임자급이 AI를 활용해 미래 변화에 대응한 정책의 지속 가능성을 살펴보고 대안도 마련하게 하는 학습이다. ‘AI 기반 정책 기획과 전략적 의사결정’에서 재정 부담이나 이해관계자 반응 등 각종 변수를 모두 고려한 전략적 의사결정을 내리는 방법을 익히는 것이다.

정부가 이를 최종 받아들일 경우 고위공무원들 역시 AI를 배우지 않으면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는 환경에 놓일 전망이다. 연차나 직급에 상관없이 AI를 얼마나 잘 활용해 정책을 추진했는지가 역량 평가의 기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특히 ‘국가 최고위 AI 전략리더 과정’을 신설해 부처별로 차관급 이하 AI 담당 최고관리자를 대상으로 집중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AI 교육 성과는 향후 공무원들의 승진 평가 잣대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AI 교육을 잘 이수했는지를 승진 가점에 반영시키는 등 인사 관리와 연계시켜야 한다고 제언했기 때문이다. 부처 내 교육 이수율이 80% 이상이면 다음해 교육 예산을 10% 가산 배정하거나, 정부업무평가 점수 가점을 부여하는 등 방안도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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