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재단 톺아보기] 아이에스동서 오너가 우호지분 ‘1%’ 더한 문암장학문화재단
문암장학문화재단은 아이에스지주그룹의 공익재단으로 그룹 총수(동일인)인 권혁운 회장이 이사장을 맡고 있다. 지난 2016년 그룹 지주사인 아이에스지주가 아이에스동서 지분율의 약 1%에 해당하는 보통주 30만주를 출연해 설립했다.
당시 권 회장이 약 140억원의 사재를 내놓았다고 알려졌지만 이 중 137억원은 아이에스지주가 기부한 아이에스동서 보통주다. 권 회장은 현금 3억원을 출연해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아이에스동서 지분율 1%를 오너가의 우호지분으로 확보할 수 있었다.
재단, 지주사 출연으로 핵심 계열 ‘아이에스동서’ 주주 등극
문암장학문화재단의 기본재산은 140억7000만원으로 137억7000만원은 아이에스지주로부터 받은 아이에스동서 보통주 30만주이며 나머지는 권 회장이 기부한 현금 3억원이다. 재단은 지주사의 출연으로 아이에스동서 주주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재단 설립 전인 2016년 초 아이에스동서의 주요주주는 △아이에스지주(1404만3443주, 지분율 51.5%) △권 회장(244만9512주, 8.98%) 등이었으나 설립 이후인 2016년 말 △아이에스지주(1374만3443주, 44.74%) △권 회장(244만9512주, 7.97%) △문암장학문화재단(30만주, 0.98%) 등으로 변경된다. 아이에스지주가 보유했던 아이에스동서 보통주가 재단으로 흘러갔다.
2016년 말 이후 아이에스동서 주요주주의 보유 주식 수는 변동이 없으나 올해 2월 이익소각에 따라 발행주식 총수가 3089만2606주에서 3018만6976주로 감소하며 이들의 지분율이 상승했다. 0.97~0.98%를 오가던 재단의 지분율도 0.99%로 높아지며 가치가 올랐다. 권 회장의 올 3분기 말 기준 아이에스동서 지분율은 8.11%이며 재단 지분율 0.99%를 더하면 9.1%에 해당하는 의결권을 확보할 수 있다. 여기에 지주사인 아이에스지주(최대주주 권 회장)의 지분율 45.53%를 더하면 절반을 넘긴 54.63%를 우호지분으로 확보하게 된다.
한편 재단은 지주사 출연 이후 수년간 이어진 아이에스동서의 주가하락으로 시가 및 순자산가액 감소를 피할 수 없었다. 지난해 말 기준 30만주의 가치는 취득가액 대비 37% 하락한 86억8500만원이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한 ‘2024년 공익법인 출자 현황’에 따르면 5월 기준 총수 있는 78개 집단 중 48곳의 85개 공익법인이 138개 계열회사 지분을 보유했으며 평균 지분율은 1.15%다. 아이에스지주그룹의 공익법인 지분율은 0.99%다. 출자회사 아이에스동서의 자본금이 154억4600만원, 공익법인 출자금이 15억4000만원인 데 따른 것이다.
공정위는 공익법인 출자를 통한 간접적인 지배력 강화 사례를 면밀히 감시해 기업집단의 자발적인 지배구조 개선을 유도할 방침이다.
그룹 연고지 부산·울산·경남서 장학사업 활발
재단이 아이에스동서의 보고서에 등재된 것은 2021년부터로 금융위원회가 ESG 공시를 단계적으로 의무화하겠다는 로드맵을 발표한 시점과 맞물린다. 재단은 매년 민관학 협력으로 저소득층 우수 인재에게 장학금을 지급한다. 또 소외계층 인재 발굴과 범죄피해 아동 지원, 학대 예방 등 사회공헌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장학사업에 1억원, 공익사업에 5900만원을 사용했다.
그룹의 연고가 부산·울산·경남인 만큼 장학사업도 주로 이 지역에서 진행된다. 재단 본사 소재지는 부산 남구 이기대공원로 57-170번지이며 서울 강남구 백영논현센터에 사무소를 두고 있다.
아이에스지주그룹은 1987년 권 회장이 일신건설산업을 설립하며 시작됐고, 부산과 경남 일대에 빌라를 공급하며 기반을 넓히다 수도권에 진출하는 데 성공했다. 그룹의 모태는 일신건설산업으로 이 중 '일신'의 영어 약자에서 아이에스를 차용해 현재까지 이어졌다. 권 회장의 두 자녀인 권민석·권지혜 씨의 승계 축으로 활용되는 일신홀딩스도 일신이라는 기업명을 사용한다. 아이에스동서는 2008년 일신건설산업이 동서산업을 인수합병(M&A)해 탄생했으며, 기업명은 일신의 아이에스와 동서를 각각 더한 것이다.
나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