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축구 전문가 미덴도르프 감독 “A조에서 한국, 멕시코, 남아공 진출”

한겨레 2026. 4. 30.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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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미월드컵 릴레이 기고③]
체코 전력은 예전 같지 않아
남아공, 수비 중심 역습 전개
슈퍼스타 의존 않는 조직력
한국은 손흥민 이강인 의존 커
에른스트 미덴도르프 전 남아공 더반시티FC 기술총괄. 타이풋살닷컴 위키피디아
독일 출신의 에른스트 미덴도르프 감독은 부상으로 선수 은퇴 뒤 대학에서 경제학 강사로 활동했고, 코치 자격증을 딴 뒤 30년 이상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의 최상위 리그에서 프로팀을 지휘했다. 2005년 분데스리가 빌레펠트 구단 100주년 기념식에서 ‘세기의 감독’으로 뽑혔고, 최근까지 남아공 프로축구 1부 더반시티FC의 기술총괄을 맡았다. 23일 온라인 화상 토론의 내용을 재구성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속한 2026 북중미월드컵 A조(한국, 남아공, 멕시코, 체코) 조별리그 전망을 묻는다면, 나는 한국과 남아공, 멕시코가 32강에 진출할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멕시코는 안방 경기의 이점이 있고, 조 3위가 되더라도 8개 팀은 32강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멕시코, 한국, 남아공이 기회를 잡을 것으로 본다. 체코는 예전 같지는 않다.

위고 앙리 브루스 감독이 지도하는 남아공 축구대표팀은 슈퍼스타에 의존하는 팀이 아니다. 대신 개인보다는 집단적, 조직적인 팀이다. 만약 베스트 11이 있다면 최전방 공격수 라일 포스터(번리) 정도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월드컵 엔트리는 지금까지 꾸려왔던 스쿼드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브루스 감독은 다소 직설적이어서 선수들에게 거침없이 말하고, 때로 비판도 서슴지 않는다. ‘바파나 바파나’(남자 중의 남자라는 줄루어·남아공 대표팀의 별칭) 선수단은 대부분 흑인이고, 과거 아파르트헤이트 역사가 있어 백인 감독이 싫은 소리를 하면 되나 싶기도 하지만, 2021년부터 팀을 지휘해왔기 때문에 선수들은 감독이 요구하는 것을 잘 알고 따른다. 기술적으로 뛰어나기보다는 가족적이고, 분위기가 좋아 화학적으로 잘 결합해 있다.

주장이며 골키퍼인 론웬 윌리엄스(마멜로디 선다운스)는 4-2-3-1 전형에서 빌드업의 출발점 구실을 하는데, 수비수 아우베리 모디바나 중원의 테보호 모케나, 바투시 아우바스 등 같은 프로팀 동료들을 잘 안다. 대표팀은 마멜로디 선다운스 선수들이 9명 정도 되고, 역시 프로 강팀인 올랜도 파이리츠 선수들이 여럿 합류하는데, 한 팀에서 뛴 선수들이 많다는 것이 강점이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이강인이 지난 1일(한국시각) 오스트리아 빈 에른스트 하펠 스타디움에서 열린 오스트리아와 평가전에서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빈/연합뉴스

콤팩트한 남아공 팀은 수비에 중심을 둔 채 역습 위주로 경기를 전개할 것 같다. 체력 측면에서도 좋다고 생각한다. 만약 한국팀이 남아공팀의 빌드업을 초기부터 방해하려고 한다면 압박이 중요할 것 같다. 골키퍼 윌리엄스는 사실상 필드에서 플레잉코치 역할을 하는데, 그가 오른발을 쓰는 만큼 한국의 공격진이 왼쪽에서부터 조여 들어간다면 익숙지 않은 왼발을 사용하도록 강요하게 될 것이다.

마멜로디 선다운스 선수들이 대표팀의 주축인 만큼, 마멜로디와 AS FAR(모로코)의 아프리카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결승전(5월16일, 5월25일)을 지켜보는 것도 전력 분석에 도움이 될 것이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스피드와 템포가 좋지만 손흥민, 이강인(PSG),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스타 선수들에게 너무 많이 의존하고 있다. 스페인이나 잉글랜드, 브라질, 아르헨티나, 독일을 보면 몇몇 선수에 기대지 않는다. 프랑스도 마찬가지다. 독일 대표팀의 미드필더 조슈아 키미히(바이에른 뮌헨)가 문제가 생긴다면, 같은 수준의 선수로 대체할 수 있다.

이번 월드컵에서는 48개국이 경쟁하고, 게임 수가 많고, 이동 거리도 길다. 팀 수가 많아지면서 휴식할 수 있는 시간이 길어졌지만, 전체적으로 선수층의 두터움과 체력의 중요성이 부각될 것 같다. 이런 점들을 감독들이 살펴야 한다. 남아공팀의 경우 여러 부문에서 지원 인력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부분은 남아공 축구협회와 감독이 결정할 부분이다.

에른스트 미덴도르프 전 남아공 더반시티FC 기술총괄. 유튜브 촬영

한국팀은 월드컵 경기를 통해서, 또 독일 출신 감독(울리 슈틸리케, 위르겐 클린스만)들이 지도할 때 관심 있게 지켜봤다. 현재 홍명보 감독이 많이 비판받는다고 얘기하는데, 대표팀 감독은 늘 비판받는 게 운명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율리안 나겔스만 독일 대표팀 감독이나 토마스 투헬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도 마찬가지다. 독일에는 8500만명(총 인구수)의 코치가 있다는 말이 있다. 한국 축구가 월드컵에서 잘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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