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터리] 공매도는 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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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31일이면 17개월간 전면 금지됐던 공매도가 다시 허용된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 먼저 판 뒤 주가가 내려가면 이를 다시 사서 되갚아 차익을 얻는 투자 기법이다.
공매도가 늘어나면 해당 주식의 하락 압력이 커져 주가 상승만을 기다리는 개인투자자들에게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다.
특히 간접투자가 중심인 외국에서는 기관이 하락이 예상되는 주식을 공매도해 약세장에서도 고객의 이익을 보호하는 것이 일반적인 운용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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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31일이면 17개월간 전면 금지됐던 공매도가 다시 허용된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 먼저 판 뒤 주가가 내려가면 이를 다시 사서 되갚아 차익을 얻는 투자 기법이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주가가 오르면 손실을 보게 된다. 공매도가 늘어나면 해당 주식의 하락 압력이 커져 주가 상승만을 기다리는 개인투자자들에게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다. 더욱이 공매도는 개인투자자들이 접근하기 어렵고 주로 기관, 특히 외국인투자가들이 활용하는 기법이다 보니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공매도가 투기적 매도로 시장을 교란하는 ‘악마 같은 존재’로 인식됐다.
정부에서 근무하던 시절 공매도에 대한 오해를 풀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던 적이 있다. 공매도를 비판하는 측의 논리는 선명하다. “없는 주식을 빌려서 가격을 떨어뜨리려는 투기적 행위가 정당한가”라는 식이다. 이에 반해 공매도를 옹호하는 측의 논리는 상대적으로 추상적이고 공허하게 들리기 쉽다. “가격 발견 기능을 수행한다”거나 “위험 회피(헤지) 수단으로 필요하다” “해외에서도 허용한다”는 류의 설명은 돈 잃고 피눈물 흘리는 개인투자자들에게 크게 와닿지 않는다. 피해를 호소하는 이들과 추상적인 논리를 내세우는 전문가들의 논쟁에서 승부는 뻔하다. 개인투자자의 비중이 높은 한국 시장에서 공매도에 대한 반감이 클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한국거래소 이사장 시절 MSCI 선진지수 편입을 위해 외국인투자가들을 자주 만나러 다녔다. 한국이 경제 규모나 시장 인프라 측면에서 선진국의 면모를 갖추었음에도 여전히 신흥시장지수에 머물러 있는 것은 부당하다는 점을 설명하기 위해서였다. 공매도 금지에 대한 질문이 나올 때면 한국에서는 이 문제가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이라 별도 고려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돌아오는 반응은 냉소적이었다. “공매도가 정치적 이슈가 된다는 것 자체가 한국이 선진 시장이 아님을 방증한다”는 것이었다.
사실 개인투자자 입장에선 공매도가 미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투자란 본질적으로 대칭적인 행위다. 돈을 빌려 주식을 사서 차익을 본 후 매도하고 갚는 것과 주식을 빌려 먼저 팔고 나중에 되사 주식으로 갚는 것은 구조적으로 동일한 개념이다. 특히 간접투자가 중심인 외국에서는 기관이 하락이 예상되는 주식을 공매도해 약세장에서도 고객의 이익을 보호하는 것이 일반적인 운용 방식이다. 한국처럼 매도 의견을 내는 증권사 리포트를 찾아보기 어려운 현실에서 공매도 세력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일종의 매도 리포트 역할을 한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거품이 낀 주식을 찾아 공매도를 통해 정상 가격을 발견해 가는 과정은 시장 효율성을 높이는 기능이 있다.
공매도 전면 금지 당시에는 한국의 불법 공매도가 타국보다 더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고 이를 근절하기 전에는 공매도를 재개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우세했다. 이에 따라 금지 기간 동안 불법 공매도 근절을 위한 전산 시스템 구축과 제도 개선이 이뤄졌고 앞으로는 99% 이상 불법 공매도 적발이 가능하다고 한다.
공매도 자체는 죄가 없다. 단죄해야 할 것은 무차입 불법 공매도다. 이제 시스템 개선을 통해 이를 차단하고 처벌할 기반이 마련됐다. 불법 공매도는 근절해야 하지만 공매도 자체에 대해서는 냉정하고 균형 잡힌 시각이 자리 잡기를 기대해 본다. 그래야 우리가 선진 시장다운 모습을 갖췄다고 평가받을 수 있다.
강도원 기자 theone@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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