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다시 尹과 ‘한 묶음’… '의료대란 절벽'에서 뛰어내릴 수 있을까

정지용 2024. 9. 18.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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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지지율이 동반 하락세다.

얼마 전까지는 윤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져도 한 대표 지지율은 오르는 '디커플링' 현상이 또렷했다.

실제 의료 공백 사태를 앞두고 한 대표와 윤 대통령의 관계도 '국정 동반자'로 묶이는 추세다.

한 대표가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전당대회 후보로 나설 때만 해도 윤 대통령 지지율과 정반대로 움직였지만, 국민 생명과 직결된 문제를 두고 정부·여당은 한 세트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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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지지율 20%, 與 지지율 28%로 ‘동반 최저점’ 
보수 핵심 70대 등 돌려, 한 ‘성과 부족’ 지적도 
여권, “낮은 자세로 대화 이어갈 것”.. 차별화 필요성도 제기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추석 연휴 근무 공직자 격려를 위해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을 방문해 근무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지지율이 동반 하락세다. 얼마 전까지는 윤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져도 한 대표 지지율은 오르는 ‘디커플링’ 현상이 또렷했다. 지금은 지지율이 함께 추락하는 ‘커플링’ 현상으로 선회했다. 국민 생명과 직결된 의료 공백 문제 앞에서는 ‘정부·여당에 공동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한 대표가 이견을 조율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 대표는 1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정부와 야당이) 더 적극적으로 더 유연한 입장으로 나서주실 것을 요청한다”며 “대화 말고 다른 해결책은 없다”고 했다. 앞서 정부와 의료계에 제안한 ‘여야의정협의체’(협의체) 참여를 거듭 호소한 것이다. 한 대표는 17일 CBS라디오에서도 “누가 옳으냐고 따질 때가 아니고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가 중요하다”며 정치권의 ‘공동책임’을 힘줘 말했다.

의료인력 감소에 따른 응급실 대란 우려가 이어진 가운데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18일 오후 서울 시내 대학병원 응급의료센터 앞으로 보호자 등이 지나고 있다. 뉴스1

여권에선 의료문제 해결에 한 대표의 정치적 명운이 걸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협의체는 지난 6일 한 대표가 ‘의료 대란의 해법을 찾자’며 제안해 논의가 시작됐다. 대통령실과 더불어민주당도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냈다. 그러나 야당과 의료계에서 △윤 대통령 사과 △정부 책임자 경질 △2025년 의대 증원 백지화 등을 요구하면서 당정 이견이 폭발했다. 한 대표는 “전제조건을 걸지 말고 대화를 시작하자”고 했지만, 이견 조율이 불발되며 추석 전 협의체 출범은 물거품이 됐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한 대표가 중재안을 제시한 만큼 협의체 구성에 실패할 경우 한 대표 책임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했다.

실제 의료 공백 사태를 앞두고 한 대표와 윤 대통령의 관계도 ‘국정 동반자’로 묶이는 추세다. 한국갤럽이 지난 10~12일 1,002명을 조사한 결과 윤 대통령 직무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20%로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국민의힘 지지율도 한 주 전보다 3%포인트 하락한 28%로 최저점을 찍었다. 한 대표가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전당대회 후보로 나설 때만 해도 윤 대통령 지지율과 정반대로 움직였지만, 국민 생명과 직결된 문제를 두고 정부·여당은 한 세트라는 얘기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을 마친 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이에 한 대표는 우선 협의체 당사자들 설득에 집중할 계획이다. 한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국민의힘 지도부는 의료계 주요 인사들과 비공개 만남을 이어가며 협의체의 조속한 출범에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여권 관계자는 “간신히 마련한 대화의 판을 깨지 않고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면서 “정부·의료계·야당을 설득하기 위해 낮은 자세로 대화를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한 대표는 대통령실과도 물밑 대화를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가 결정적인 순간 용산과 차별화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한 대표는 지난 17일 CBS라디오에서 “절벽에서 뛰어내려야 될 상황이 되면 주저 않고 뛰어내리겠다”고 했다. ‘얌전한 설득’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뼈 있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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