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 위지만, 오만하지 말자
‘홍명보호’는 홈에서 벌이는 월드컵 3차 예선 2연전에서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 지을 수 있을까. 20일 오후 8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오만을 상대로 그 첫 단추를 끼운다. 이 경기에 이어 2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요르단전까지 승리하면 한국 축구는 아시아 3차 예선 B조에서 최소 2위를 확보,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 티켓을 거머쥔다. 이번 2연전에서 매듭을 짓지 못하면 6월 중동 원정을 떠나 이라크를 상대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쿠웨이트와 싸우는 강행군을 치러야 해 부담이 크다.
대표팀은 선수들이 17~18일 이틀에 거쳐 제각기 합류하면서 오만전을 하루 앞둔 19일에서야 ‘완전체 훈련’을 가졌다. 훈련에 앞서 주장 손흥민(33·토트넘)은 “월드컵 본선 티켓을 일찍 따면 당연히 좋지만 결코 쉽지 않다”며 “지금껏 축구를 하면서 그다음 경기를 먼저 생각해본 적이 한 번도 없다. 올해 첫 A매치인 오만전에서 축구 팬들에게 좋은 경기 보이겠다는 책임감이 크다”고 말했다.
객관적 전력에선 한국이 오만에 앞선다. 한국은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 23위, 오만은 80위다. 19일 현재 B조 순위도 한국은 4승 2무로 1위(승점 14), 오만은 2승 4패로 4위(승점 6)다. 선수 면면도 손흥민, 이강인(24·파리 생제르맹) 등이 있는 한국이 화려하다. 작년 9월 오만 무스카트에서 벌인 첫 맞대결에서도 한국이 황희찬(29·울버햄프턴), 손흥민, 주민규(35·대전)가 연속 골을 넣어 3대1로 승리했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 오만은 2003년 10월 아시안컵 최종 예선에서 한국에 1대3 패배를 안긴 팀. 이때의 ‘오만 쇼크’는 지금도 한국 축구의 아픈 기억이다. 오만은 현실적으로 3차 예선에서 본선 직행(조 2위 이내)보단 4차 예선 진출을 노리고 있다. 강팀인 한국을 상대로 승점 1이라도 얻기 위해 밀집 수비를 펼칠 가능성이 높아 공략이 까다로울 수 있다.
홍명보 대표팀 감독은 오만의 ‘롱 볼(long ball)’을 경계했다. 홍 감독은 “지금까지 오만 경기를 보면 이번에도 롱 볼이 많이 나올 것”이라며 “그에 대한 대응, 세컨드 볼 처리에 대해 선수들과 얘기를 잘했다”고 말했다.
주축 선수 여럿이 몸 상태가 온전하지 않거나 최근 경기 감각이 무딘 것도 걱정이다. 한국이 자랑하던 ‘초호화’ 2선 자원들이 흔들린다. 이강인은 소속 팀에서 출전 시간이 크게 줄었고, 황희찬은 부상에서 복귀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손흥민도 최근 토트넘에서 체력 안배를 위해 선발 대신 교체로 나서는 경우가 많아졌다. 손흥민은 “경기가 워낙 많아서 (토트넘) 감독님이 그런 결정을 하시는 것 같다”며 “체력에는 문제가 없다. 몸 상태가 어느 때보다 좋다”고 했다.
중원 ‘사령관’ 황인범(29·페예노르트)도 부상에서 돌아오자마자 대표팀 부름을 받았다. 그는 작년 12월 오른쪽 종아리 부상을 입고 이탈했다가 지난달에 복귀했는데 재차 부상을 입고 5주를 더 쉬었다. 지난 16일 복귀해 전반전 45분만 뛴 후 발등 타박상으로 교체됐다. 이후 곧바로 홍명보호에 합류했다. 홍 감독이 김민재(29·바이에른 뮌헨)의 몸 상태를 소홀히 관리했다며 뮌헨 구단을 지적한 바 있는데, 네덜란드 현지에선 몸 상태가 100%가 아닌 황인범을 발탁한 걸 두고 오히려 비판받고 있다. 홍 감독은 “선수 본인, 소속 팀과 대표팀이 원활히 소통을 했고 컨디션이 괜찮다고 해서 뽑았다”며 “최종 훈련까지 지켜보고 출전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김민재가 빠진 수비 라인을 꾸리는 것도 과제다. 측면 수비 자원도 설영우(27·즈베즈다)를 제외하곤 이태석(23·포항), 황재원(23·대구), 조현택(24·김천) 등이 대표팀 경험이 많지 않다. 김민재 빈자리는 조유민(29·샤르자)과 권경원(33·코르파칸)이 채울 것으로 보인다. 홍 감독은 “수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이런 상황이 오히려 (다양한 조합을 시험해 볼)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며 “경기장 안에서 소통 능력, 리더십 좋은 선수들을 쓰겠다”고 했다.
반면 최전방은 걱정이 덜하다. 대전 이적 후 5경기 5골을 넣으며 K리그 득점 선두를 달리는 주민규, 유럽 무대에서 시즌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 중인 오현규(24·헹크)가 버티고 있다. 키 193cm 장신 스트라이커 오세훈(26·마치다)도 소속 팀에서 꾸준히 출전해 경기 감각이 좋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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