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15만원, 계란 한 판 9천원…이란 민생 붕괴
전쟁 장기화에 민심 악화…정권엔 ‘시한폭탄’ 우려

중동 전쟁이 두 달째 이어지면서 이란 서민층의 생활고가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이란 정부는 이달 20일(이란력으로 21일) 올해 최저임금을 전년보다 45% 인상해 하루 554만1850리알로 고시했다. 한 달 기준으로는 약 1억6626만리알로, 비공식 환율로 환산하면 약 98달러, 한화로 14만5000원 수준이다.
표면적으로는 큰 폭의 인상이지만 실질 소득은 오히려 줄었다는 평가다.
달러 대비 리알화 환율은 지난해 4월 약 90만리알에서 현재 170만리알까지 치솟아 화폐 가치가 사실상 반토막 났기 때문이다.
이란 중앙은행이 발표한 3월 물가상승률도 전년 대비 71%에 달해 임금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 연간 물가상승률이 100%를 넘는다는 추정도 나온다.
생활고는 식료품 가격에서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

소매 가격은 이보다 더 높아 계란 한 판은 약 9000원, 쌀 1㎏은 약 7000원에 달한다. 한국 물가와 비슷한 수준이다.
최저임금을 받는 서민이라면 계란 15판, 또는 쌀 20㎏ 정도만 사도 한 달 월급이 바닥나는 셈이다.
올해 1월에는 리알화 폭락과 물가 급등에 항의하는 시위가 테헤란에서 시작돼 전국으로 확산했다. 시위가 체제 비판으로 번지자 정부와 군부는 이를 '적이 선동한 폭동'으로 규정하고 강경 진압했다.
이후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전쟁이 시작되면서 민심 불안은 일단 잠잠해졌지만, 전쟁이 길어질수록 정권에는 더 큰 부담이 되고 있다.
특히 미국의 해상 봉쇄로 원유 수출까지 막히면서 이란의 핵심 현금줄이 흔들리고 있다.
경제난을 해결하지 못하면 체제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 속에, 결국 이란이 제재 해제를 위해 미국과 협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