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증받은 사체 피부를 800억 미용 주사로”...리투오 키운 엘앤씨바이오 ‘규제 공백’ 논란
같은 주사 시술인데 쥬베룩·리쥬란은 의료기기
리투오는 의료기기 아닌 ‘인체조직’
제품 단위 허가·임상 의무 제외
윤리성 논란에 엘앤씨바이오 “100% 美 원료…적법 제조·유통”

최근 미용·성형 시장에서 피부에 유효한 성분을 주입해 피부 재생 촉진 효과를 내는 이른바 ‘스킨부스터’ 시술이 인기다.
이 가운데 엘앤씨바이오가 개발한 ‘엘라비에 리투오(Re2O·이하 리투오)’가 관리 기준이 모호한 규제 회색지대(그레이존)에 있어 형평성과 안전성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스킨부스터는 주로 미세 바늘을 사용해 피부 표면에 고르게 약물을 주입하는 방식의 주사용 의료기기 제품과 피부에 바르는 화장품으로 나뉜다.
국내에선 파마리서치의 ‘리쥬란(Rejuran)’, 바임(VAIM)의 ‘쥬베룩(Juvelook)’, 엘앤씨바이오의 ‘리투오’ 등이 대표적인 피부미용 시술용 제품이다.
리투오의 주성분은 인체에서 유래됐다. 사망자가 기증한 피부 조직에서 세포를 지지하고 조직 재생을 돕는 물질인 세포외기질(ECM)을 추출해 분말화한 뒤 식염수에 희석해 이를 피부에 주입하는 방식이다. 2024년 11월 국내에 출시돼 피부 재생 효과로 소문이 나면서 판매가 빠르게 늘었다.
그러자 이를 둘러싼 여러 논란이 생겼다. 우선 리투오는 다른 스킨부스터 제품과 유사한 주사 시술 방식인데도 의료기기 규제를 피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합성 또는 동물 유래 원료로 개발된 다른 스킨부스터 제품과 달리 리투오는 원료가 기증 피부 조직이라, 의료기기나 의약품이 아닌 ‘인체 조직’에 관한 법제도가 적용됐다.
이로 인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하는 임상시험 의무, 제품 단위 허가 같은 의료기기 규제 허들을 넘지 않고, 시장에 나올 수 있었다.
다른 스킨부스터인 리쥬란은 연어 정소에서 추출한 PDRN을, 쥬베룩은 합성 고분자인 PDLLA를 주원료로 각각 개발돼, 임상시험을 거쳐 의료기기로 허가 받아 시장에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리투오는 조직은행 중심의 허가·관리 체계를 적용받아 제품 단위 임상자료 제출 의무도 없다”며 “임상 데이터 기반의 사전 검증 절차는 물론 장기 안전성 데이터도 충분히 축적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시장에선 인체에 적용하는 스킨부스터 시술로 활발히 쓰이고 있는 만큼 안전성에 대한 검증 강화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사망자가 기증한 조직이 원료라는 점에서 윤리성 논란도 있다. 시민단체인 건강소비자연대는 지난 25일 성명을 내고 “인체 조직 기증은 화상·창상 등 질환 치료 목적이라는 공공성 기조 위에서 정당성을 갖는다”며 “이를 침습적 미용 시술에 사용하는 것은 제도 취지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사안은 지난해 국정감사 도마 위에도 올랐다. 인체 조직의 미용 목적 사용을 두고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인체조직 관리의 주무 부처가 보건복지부라고 봤고, 복지부는 제품 안전성 문제는 식약처 소관이라는 입장을 보여 관리 책임이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후에도 뚜렷한 제도 정비는 이뤄지지 않았다.
엘앤씨바이오는 적법한 절차를 거쳤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리투오는 현행 인체조직안전관리법 등 관련 법령에 따라 적법하게 제조·유통되고 있다”고 밝혔다.
기증 인체 조직을 미용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이 회사는 ’100% 미국 원료’라는 점을 들어 반박했다.
회사 측은 “주 원재료를 100% 미국에서 확보하고 있고, 현지 기증 동의 과정에서 코스메틱 목적 사용 여부가 명확히 구분된 원료만 사용해 합법적으로 제조, 생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인체 조직 취급 기업으로서 매년 식약처 심사를 받아 관리 체계를 준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규제 당국이 인체조직 유래 미용 제품에 대한 모호한 관리 기준과 제도 공백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건강소비자연대는 “관리 공백을 방치하고 법망을 우회하게끔 초래한 정부와 더불어 입법 공백을 방치한 국회의 책임도 있다”고 비판했다. 이 단체는 “복지부는 지난해 9월 인체 조직 미용성형 사용을 규제하겠다고 밝혔고 식약처는 지난해 국감에서 관련 연구용역을 추진하겠다고 했으나 이후 구체화한 상황이 공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리투오 논란은 스킨부스터 시장에 진출 기업이 늘어 나면서 제기된 것이라, 기업들의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엘앤씨바이오는 리투오의 판매 증가에 힘입어 외형 성장을 하고 있다. 이 회사의 작년 연 매출은 855억원으로 전년보다 약 18.5% 증가했다. 회사는 올해 리투오 목표 매출액을 작년보다 733% 증가한 500억원으로 제시했다. 리투오 생산능력을 기존보다 약 2배 늘리고, 해외에도 진출해 시장 확대를 보다 공격적으로 할 계획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레이트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스킨부스터 시장은 지난해 17억8000만달러(약 2조5646억원)에서 2030년 26억9000만달러(약 3조8757억원)로 연평균 8.6%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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