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사랑카드' 3기 사업자 선정 임박...입찰 경쟁 본격화
(그래픽 출처 : 이투데이)
병역대상자의 병역판정검사 시 발급되는 '나라사랑카드'는 전자통장, 현금카드, 전자병역증 등 기능이 포함된 체크카드다.
군 급여뿐만 아니라 각종 훈련비 및 여비가 나라사랑카드로 지급되며, 군 내에서 신분증 역할도 겸한다.
각 은행이 나라사랑카드 사업자 유치에 힘쓰는 것은 사회 진출을 앞둔 20대 고객을 대규모로 유치할 수 있고, 장병급여를 통해 대규모의 보통예금도 유치할 수 있어서다. 내년도 인상되는 군 급여액인 월 75만(이병)~150만원(병장)을 함께 고려하면, 매년 2500억원 이상의 급여액이 나라사랑카드를 통해 지급된다.
전역 이후에도 예비군 훈련비 등 여비는 나라사랑카드로 우선 지급되며, 체크카드로의 사용도 가능한 만큼 잠재적인 주거래 고객을 대규모 유치할 수 있다. 나라사랑카드와 장병내일준비적금과의 연계 가입도 각 은행이 놓치기 어려운 요소다.
장병내일준비적금은 병역이행자의 자산형성을 돕기 위해 대규모의 정부 지원금이 지급되는 정책금융 상품이다. 각 은행이 제공하는 적금 금리에 더해, 납입액과 비슷한 수준의 정부 지원금이 지급된다. 현역병의 장병내일준비적금 가입률은 99%에 달하며, 평균 납입액도 최대납입액 대비 98% 수준이다. 장병내일준비적금은 1인당 2개 계좌까지 가입 가능하며 14개 은행에서 판매하고 있지만, 현행 나라사랑카드를 운영하는 국민은행과 기업은행이 가장 많은 고객을 유치하고 있다. 나라사랑카드와 연결된 계좌를 통해 간편하게 비대면 가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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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에 따르면 국방부는 지난 10월 입찰을 개시한 '나라사랑카드' 3기 운영대행사를 이달 중 선정한다.
입찰에는 9개 은행(국민·신한·하나·농협·우리·기업·iM·카카오·케이) 및 우체국 등 10개 기관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 기간은 오는 2026년 1월부터 2033년 12월까지 8년이다. 국방부는 12월 운영대행사를 선정한 후, 늦어도 내년 3월에는 은행을 최종 확정한다.
· IBK기업은행 : 2기 사업자로 나라사랑카드를 운영하며 재미를 톡톡히 본 기업은행은 3기 사업자 선정을 위해 약 3억 5200만 원의 예산을 투입해 ‘나라사랑카드 디지털 경쟁력 강화 전략’ 컨설팅을 진행 중이다. 주요 목표는 국방 및 병무 행정의 디지털 전환 현황 분석, IBK 특화 서비스 발굴, 3기 사업 입찰 전략 수립이다. 이는 사실상 3기 사업 입찰에 공식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또한 ‘입대 전-예비군 포함 병역 의무 종료 시점’ 행정 프로세스와 연계한 지원 방안도 도출한다는 방침이다. 디지털 중심의 ‘국군행정-금융’ 연계 전략도 제시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계획이다
· KB국민은행 : 2기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국민은행도 군 협력자로서 실질적이고 공감이 가능한 사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은행은 군 장병의 금융 관련 편의를 높이기 위해 올해 10월 KB스타뱅킹에서도 해지할 수 있도록 프로세스를 개선했고, 내년에는 장병내일준비적금 납입한도 상향에 따라 비대면을 통해서도 신규 가입 등을 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 신한은행 : 1기 사업자였던 신한은행도 나라사랑카드 사업을 되찾기 위한 설욕전에 나선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신한은행은 직업군인 전용 금리우대 입출금통장을 출시했으며, 군인공제회 회원에게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입출금 계좌 ‘신한 군인행복 통장’도 내놓았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병사 금융거래 편의제고를 위한 프로세스를 고안하는 한편, 장병 복지향상을 위한 차별화된 제안을 내놓기 위한 방안을 마련 중”이라며 “본질적 경쟁력 강화를 통한 혜택을 증진시킬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군 장병들에게 발급되는 나라사랑카드 계좌의 상당수가 '미사용' 계좌인 것으로 확인돼 관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 국회의원이 금융권으로부터 제출받아 23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나라사랑카드 계좌 중 1년 이상 미사용된 계좌의 숫자가 올해 9월 기준 82만 6510좌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사용 계좌 숫자는 2020년 24만 6611좌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해 지난해 67만 7741좌를 기록했으며 올해는 9월 기준 작년 숫자를 넘어섰다. 미사용 계좌에 남아 있는 잔액도 9월 기준 157억 원에 이른다.
실제로 미사용 나라사랑카드 계좌가 대포통장에 유용되는 사례가 매년 발생하고 있다. 2020년부터 올해 9월까지 5년 간 나라사랑카드 계좌가 대포통장으로 사용되다 적발된 건수는 1327건이다.
"(대포통장이) 불법자금 세탁이나 보이스피싱과 같은 범죄에 사용되는 주요수단이 되고 있다"며, 은행들이 금융 범죄 예방 시스템을 철저히 갖추지 않으면 장병들이 이러한 범죄로 피해를 볼 위험이 커질 수 있다
또한, 최근 나라사랑카드 3기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은행들의 전역장교 채용이 늘고 있다며 "사업자 선정 과정의 공정성이 우려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