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0년대 타이베이, 자유분방하고 솔직한 광고회사 대표 '몰리'와 언제나 상냥하고 우아한 '치치' 사이의 우정이 엇나가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 영화 <독립시대>가 지난 9월 25일 국내에 정식으로 개봉했습니다.

작품의 주인공은 일과 사랑, 모든 게 완벽한 문화 사업가 '몰리'인데요.
어느 날 별난 예술가 친구 '버디'가 맡은 연극은 표절 시비에 휘말리고, 돈 많은 약혼자 '아킴'은 그녀의 사생활을 의심하죠.

'몰리'의 둘도 없는 친구이자 전담 비서 '치치'는 갑자기 터진 표절 사건을 수습하느라 동분서주하던 중 믿음직하지만, 때론 답답한 오랜 연인 '샤오밍'과 크게 다투게 됩니다.
한편, '몰리'가 돌연 사소한 이유로 직원을 해고한 일이 그녀의 사업과 결혼, 끈끈했던 '치치'와의 관계에도 거센 후폭풍을 불러오죠.

<독립시대>는 <타이페이 스토리>(1985년), <공포분자>(1986년),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1991년)까지, 대만 사회를 사색적이고 관조적으로 그려낸 '타이베이 3부작'을 통해 대만 뉴웨이브 거장으로 자리매김한 에드워드 양 감독의 다섯 번째 장편 연출작인데요.

특히, 복잡하게 얽힌 인물들 사이의 감정과 관계를 탁월한 시선으로 담아내 전 세계 씨네필의 찬사를 받았으며, <마작>(1996년), <하나 그리고 둘>(2000년)과 함께 감독의 후기 영화 세계를 대표하는 '신 타이베이 3부작'으로 분류돼 감독의 필모그래피 중 가장 큰 야심작으로 주목받았죠.

세계 3대 영화제를 석권한 일본을 대표하는 젊은 거장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은 "에드워드 양 영화의 가치는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다. <독립시대>에 담긴 통찰은 우리에게 더욱 절실하고 필요한 것이 되고 있다"라며 헌사를 아끼지 않은 바 있는데요.

<독립시대>는 1990년대 타이베이를 배경으로 화려함과 쓸쓸함을 동시에 지닌 도시의 모습을 섬세하게 조명했습니다.
도회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세련된 오픈카와 낭만적인 감성을 담은 공중전화 부스 등의 다채로운 미장센을 활용해 격변하는 도시의 이면을 그려냈으며 에드워드 양 감독만의 독특한 색채감까지 더해 특유의 서정적인 분위기를 완성했죠.

또한, 20세기를 대표하는 아이콘인 '오드리 헵번'과 '찰리 채플린'을 오마주한 감각적인 이스터 에그를 담아내 재미를 더하는데요.
여기에, 아련한 여운을 가득 담은 완벽한 엔딩까지, 독보적인 영상미로 러닝타임을 가득 채운 <독립시대>는 관객에게 명장면을 아낌없이 선사합니다.

그리고 에드워드 양의 대표작인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 <하나 그리고 둘> 등을 통해 감독과 호흡을 맞췄던 배우 진상기와 금연령이 상반된 매력을 가진 '치치'와 '몰리' 역으로 분하며 환상적인 케미스트리를 보여주죠.

한편, <독립시대>는 1994년 47회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되었으며, 같은 해 개최된 31회 금마장 영화제에서도 12개 부문 노미네이트 및 각본상, 남우조연상, 여우조연상까지 총 3관왕을 수상해 탁월한 작품성을 인정받은 영화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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