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일 오전 9시 서울시 서초구 우면동 KT 연구개발센터 2층. KT의 제44기 정기 주주총회가 열린 이곳의 분위기는 엄숙했다. 장내 질서를 위해 주주들은 번호표를 받아 지정된 좌석에 앉았다. 질서정연하게 주주총회의 시작을 기다리는 주주들의 표정은 굳어있었다.
이사회 비판 이어져
주주총회가 시작되자 분위기는 반전됐다. 김영섭 전 대표가 의장 인사를 하던 도중 한 주주의 외침이 터져 나왔다.
“KT는 지금 경영 위기입니다. 주주들에게 사과부터 하는 것이 주주총회의 올바른 시작 아니겠습니까!”
김미영 KT 새노조 위원장은 준법 경영이 제대로 작동되고 있지 않은 현 KT의 상황을 비판했다. 내부 감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해야 낙하산 인사나 불공정 계약을 막을 수 있는데 현재 이사회가 이를 사실상 무력화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번 이사회야 말로 카르텔의 본거지입니다. 이사회에 혁신이 없으면 현 위기는 구조될 길이 없습니다. 주주들에게 사과를 하시겠습니까, 책임지고 사퇴하시겠습니까?”
김 위원장의 비판에도 김 전 대표는 일단 주주들에게 보고부터 해야한다는 이유로 답변을 보류했다. 이후 면밀히 검토하지 못해 송구하다고 덧붙여 답했다.
김영훈 사외이사의 보고가 한창 진행되던 도중 한 주주가 질문을 외쳤다.
“무자격 사외이사였던 조승아의 급여는 환수가 되었습니까?”
이는 무자격 사외이사였던 조승아가 지난 반기보고서 기준 7300만원의 고액 급여를 받아간 것에 대해 사퇴 후 해당 금액이 환수됐는지를 지적하는 질문이었다.
이에 대한 김 전 대표의 답은 ‘환수할 필요가 없다’ 였다. 조 이사의 근무는 인정이 되기에 자격유무와 상관없이 근무에 대한 대가를 치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비슷한 사례가 있었을 때 급여를 지불해야 한다는 대법원의 판례 역시 존재한다고 일축했다.
또 다른 질문은 KT 경영진의 불법 행위로 인해 재판이 이뤄지고 있음에도 그 진행 상황에 대한 보고를 사업보고서에서 찾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이는 주주들의 알 권리를 외면하는 것이라는 처사라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김 전 대표는 아직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기에 회사의 의견을 대표해 답하기 부적절하다고 답했다.
배당 의견은 나뉘어
한편 배당에 대해서는 주주들의 의견이 나뉘었다. 한 주주는 KT의 고배당 정책을 지적했다. “KT는 본질적으로 내수 기업이라 국민들이 납부하는 통신비로 이익을 창출한다”며 “그러나 지금과 같이 과도한 배당을 하게 된다면 투자에 소홀해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뉴욕 증권거래소에 자발적 상장을 폐지를 촉구하며 균형잡이 설비투자 및 노동자들의 임금과 복지에 신경 쓸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김 전대표는 AI 사업 성장 및 글로벌 사업 진출을 위해서는 뉴욕 상장 유지는 당연하다며 확고한 입장을 취했다.
영업이익 대비 배당이 너무 적다는 주주도 있었다. 한 주주는 “2025년 영업이익은 2024년 대비 4배 이상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특별배당으로 3000원까지 지급하는 방안은 고려하지 않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김 전대표는 “2025년에는 개발 사업등으로 1조원의 이익이 일시적으로 발생한 것”이라며 “이미 특별배당은 주당 2000원에서 이미 2400원으로 올라갔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 △재무제표 승인 △정관 변경 △사외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자사주 보유 및 처분 계획 승인 △박윤영 대표이사 선임 △사내이사 선임 △경영계약서 승인 등 9개의 안건이 원안대로 의결됐다.
김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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