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원 부모님께 바친 금메달… '카약 2관왕' 김효빈이 흘린 눈물의 의미

김형준 2026. 9. 28. 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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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2관왕에 오른 차세대 카누 에이스 김효빈(25·울산광역시청)은 자신을 마음으로 길러준 부모님 얘기를 꺼내며 눈물을 왈칵 쏟았다. 김효빈은 "내겐 원장님 부부가 부모님"이라며 "친부모의 보살핌을 받아보진 못했지만, 어떤 친부모라도 내가 받은 만큼 보살피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연신 눈물을 닦았다.

김효빈은 자신을 길러준 이 원장 부부의 목에 금메달을 걸어주고 두 사람을 꼭 끌어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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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선수단 첫 2관왕 카약 김효빈 인터뷰
남자 카약 2인승·4인승 500m 금메달
생후 9개월부터 품어준 보육원장 부부에 감사
따돌림과 방황 이겨내고 아시안게임 2관왕 우뚝
“비슷한 환경의 아이들에게 포기 말라고 전하고파”
"나 같은 환경에 놓였다 해도, 절대 포기 않길"
김효빈(왼쪽)과 조광희가 25일 일본 아이치현 미요시시 미요시호 카누경기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카누 스프린트 남자 카약 2인승(K-2) 500m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전날 남자 카약 4인승 500m에서 한국의 이 종목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합작한 두 선수는 이틀 연속 정상에 오르며 대회 2관왕을 차지했다. 미요시=하상윤 기자

아시안게임 2관왕에 오른 차세대 카누 에이스 김효빈(25·울산광역시청)은 자신을 마음으로 길러준 부모님 얘기를 꺼내며 눈물을 왈칵 쏟았다. 생후 9개월 때부터 19세에 보육원을 떠날 때까지 자신을 따뜻하게 품어준 보육원 원장 이공헌(70)·최현숙(63) 부부가 떠올라서다. 김효빈은 “내겐 원장님 부부가 부모님”이라며 “친부모의 보살핌을 받아보진 못했지만, 어떤 친부모라도 내가 받은 만큼 보살피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연신 눈물을 닦았다.

26일 일본 나고야 긴조 부두 인근서 만난 김효빈의 목에는 금메달 두 개가 걸려 있었다. 그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우상이자 충남 부여고 8년 선배인 조광희(33·울산광역시청)와 함께 두 차례 정상에 올랐다. 24일 카누 스프린트 남자 카약 4인승 500m에서 첫 금메달을 따낸 데 이어 25일에는 조광희와 2인승 500m까지 제패하며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 첫 2관왕이 됐다. 김효빈은 금메달을 어루만지며 “4인승은 예상하지 못한 금메달이었다. 이 모든 게 꿈만 같다”고 말했다.


보육원장 부부의 헌신으로 빚어낸 국가대표

카누 카약 스프린트 2관왕 김효빈(가운데)이 2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가운데 보육원 가족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김효빈 제공

아시아 정상에 이르기까지 그의 길은 순탄치 않았다. 생후 9개월 때 부여시의 요청으로 보육원에 맡겨진 그는 어린 시절부터 보육원을 집으로, 함께 지내는 이들을 가족으로 여겼다. 김효빈은 “어릴 때도 보육원에서 지내고 있다는 사실이 당당했고, 기죽지 않았다”면서도 “하지만 고등학교에 들어가서는 ‘고아’라고 놀림받거나, 따돌림을 당해 우울증을 앓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고 털어놨다.

흔들리던 그를 붙잡아준 것은 중학교 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 카누였다. 김효빈은 “방황하던 나를 잡아준 것도 카누였다”며 “나와 비슷한 환경의 학생이나 선수가 있다면, ‘포기하지 않는다면 반드시 꿈에 그리는 세상이 펼쳐질 수 있다’는 말을 꼭 해주고 싶다”고 했다.

삶에서 가장 큰 고비를 묻자 그는 뜻밖에도 ‘약했던 몸’을 꼽았다. 보육원 입소 직후부터 크고 작은 질병을 앓았고, 생사를 오간 적도 있었다. 최현숙 씨는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두 살 터울 누나와 함께 우리 가족이 됐는데, 효빈이가 유독 몸이 약했다”며 “부여는 물론 대전과 서울까지 여러 병원을 찾아다니며 위기를 넘기기도 했다”면서 “이렇게 건강히 성장에 아시아 최고의 카누 선수가 된 게 너무 대견하다”고 말했다. 김효빈은 이번 대회에 부모를 초대하고 싶었지만, 카누 경기장 입장권 판매가 일찌감치 매진돼 뜻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두 개의 금메달을 들고 돌아와 감사의 마음을 전할 수 있었다.

남자 카누 카약 스프린트에서 2관왕을 거머쥔 김효빈(왼쪽)이 26일 일본 나고야시에 마련된 코리아하우스에서 조광희와 함께 두 개의 금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 김형준 기자

보육원을 떠난 뒤에도 그곳의 가족들은 여전히 김효빈의 든든한 울타리다. 27일 귀국길에도 이 원장 부부를 비롯한 가족들이 새벽부터 부여를 출발해 인천국제공항으로 마중 나왔다. 김효빈은 자신을 길러준 이 원장 부부의 목에 금메달을 걸어주고 두 사람을 꼭 끌어안았다.

이 원장 부부는 앞으로 세계로 뻗어갈 김효빈, 그리고 제2의 김효빈까지 응원했다. 최씨는 “우리 집(시설)에 오고 싶은 아이가 세상에 어디 있겠느냐”면서 “자신의 의지와 다른 삶이 주어지더라도, 꼭 이겨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표팀 지원 부족" 작심 발언… 카누연맹 "소통할 것"

한편, 김효빈과 조광희는 대회 후 대한카누연맹의 지원과 소통이 부족했다고 털어놨다. 이에 카누연맹 측은 선수들의 지적에 다소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상황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으며 선수 및 지도자와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조광희(왼쪽)와 김효빈이 25일 일본 아이치현 미요시시 미요시호 카누경기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카누 스프린트 남자 카약 2인승(K2) 500m 결승에서 우승을 확정한 뒤 취재진을 향해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미요시=하상윤 기자

나고야=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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