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과 우산 든 女인터뷰어’ 논란에 NYT도 주목…분석은
지난 3일 손흥민은 토트넘 훗스퍼 소속 선수로서의 마지막 경기를 마치고 진행자였던 걸그룹 에이핑크 오하영과 인터뷰를 했다. 그날은 그렇게 지나갔다.
며칠 뒤 온라인에서 ‘손흥민 우산 논란’이 벌어졌다. 오하영이 우산을 들고 있는 것을 문제 삼았다. 토트넘 동료 벤 데이비스는 같은 자리에서 자신이 우산을 들고 인터뷰하는 모습과 비교했다. 그러면서 ‘이해하면 한국 여자로서 현타(현실에 회의감이 온다는 뜻) 오는 사진’이라고 했다. 별다른 설명이 붙진 않았으나 한국 남성이 외국인 남성과 비교해 여성을 하대한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하지만 이 장면에는 ‘반전’이 있었다. 또 다른 네티즌이 인터뷰 당시 손흥민의 뒷모습을 공개했는데, 손흥민은 뒷짐을 지고 있던 다른 손에 이어폰과 연결된 송출기를 들고 있었던 것이다. 손이 없어 우산을 들 수 없는 상황이었다. 반면 데이비스는 이 송출기를 바지에 꽂고 있었다.
‘손흥민 우산’ 논란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한국의 젠더갈등을 보여준다”고 주목했다.
NYT는 7일(현지시간) ‘이 축구 스타는 여성 인터뷰어에게 우산을 들어줬어야 했을까’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손흥민의 사진 한장이 온라인에서 뜨거운 논란을 불러왔다”며 “상당수 한국인이 이 사진에 젠더 갈등에 대한 자신의 날 것의 감정을 투영했다”고 전했다.
이어 “젠더 갈등은 한국에서 매우 민감한 이슈”라며 “특히 젊은 층에서는 선거, 출생률, 연인과의 데이트 등의 문제에서 자주 표면화한다”고 했다. NYT는 6월 대통령 선거 출구조사에서도 2030대 유권자 중 여성은 진보 후보, 남성은 보수 후보를 지지하는 분열이 명확히 드러났다고 전했다.

NYT는 ‘여성이 남성에 종속돼야 한다’는 뿌리 깊은 유교 사상이 존재하는데,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와 미투 운동 등 페미니즘이 이 믿음을 흔들면서 갈등이 야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고민희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NYT에 “사진 하나가 이런 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젊은 층에서 젠더 갈등이 매우 심각해졌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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