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삶] 내밀한 사생활인 불륜, 회사는 어디까지 징계할 수 있을까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불륜(不倫)이란 문자 그대로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도리에서 벗어난 행위를 뜻한다.
최근 한 직장인 커뮤니티에는 "불륜이 발각되면 회사에서 징계를 받을 수 있느냐"는 질문이 올라왔다.
실제 징계 가능 여부는 기업의 성격, 근로자의 직무 내용, 불륜 관계가 조직 내부 또는 외부에 미친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개별적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불륜(不倫)이란 문자 그대로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도리에서 벗어난 행위를 뜻한다. 오늘날에는 법적으로 혼인 관계에 있는 사람이 배우자가 아닌 제3자와 연애 감정을 나누거나 성적 관계를 맺는 행위를 지칭하는 말로 쓰인다. 형법상 범죄는 아니지만, 사회적·도덕적 비난의 대상이 되는 대표적인 사생활 문제다.
최근 한 직장인 커뮤니티에는 "불륜이 발각되면 회사에서 징계를 받을 수 있느냐"는 질문이 올라왔다. 이에 대해 "불륜은 범죄가 아니니 징계는 불가하다", "지극히 개인적인 사생활이다", "공공기관에서는 징계 대상이 된다" 등 상반된 의견이 이어졌다. 이처럼 불륜은 '사생활'이라는 인식과 '조직 윤리'라는 가치가 충돌하는 지점에 놓여 있다.
원칙부터 살펴보자. 불륜은 개인의 내밀한 사생활에 해당한다. 헌법과 노동법의 기본 원칙상, 근로자의 사생활은 보호 대상이다. 이에 따라 모든 사생활상 비위가 곧바로 징계 사유가 되는 것은 아니다. 징계란 어디까지나 직장 질서 유지와 근로 제공의무 확보를 위한 제재 수단이기 때문이다.
대법원 역시 일관된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근로자의 사생활상 비위행위는 원칙적으로 징계 사유가 될 수 없으나, 예외적으로 ▶사업 활동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있거나 ▶기업의 사회적 평가를 현저히 훼손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정당한 징계 사유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결국 핵심은 '사생활이 직장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에 있다.
이 기준을 불륜에 적용하면 판단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불륜 당사자는 "회사 업무와 무관한 개인사"라고 주장할 수 있고, 회사는 "조직의 신뢰와 명예를 훼손했다"고 판단할 수 있다. 실제 징계 가능 여부는 기업의 성격, 근로자의 직무 내용, 불륜 관계가 조직 내부 또는 외부에 미친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개별적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특히 대외 신뢰가 중요한 직무를 수행하는 경우, 또는 공공기관처럼 높은 윤리성과 도덕성이 요구되는 조직에서는 보다 엄격한 기준이 적용되는 경향이 있다. 불륜 사실이 언론 보도나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외부에 알려져 사회적 논란으로 확산되었다면, 기업 이미지 훼손을 이유로 징계가 정당화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외부로 드러나지 않았다고 해서 항상 안전한 것도 아니다. 사내 불륜, 즉 불륜 당사자 모두가 동일한 조직에 속해 있는 경우에는 조직 문화와 근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인사 공정성에 대한 의심, 구성원 간 불신, 위계에 따른 부당한 관계 형성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이 경우 징계 사유로 인정될 여지가 커진다. 더 나아가 취업규칙이나 윤리 규정에서 품위유지의무 위반으로 명시하고 있다면 회사의 징계 재량은 한층 넓어진다.
현장에서 더 자주 문제가 되는 지점은 불륜 그 자체보다 '관계를 정리하는 과정'이다. 관계 종료 과정에서 감정적 갈등이 격화되며 직장 내 괴롭힘, 허위 신고, 조직 갈등으로 번지는 사례가 적지 않다. 실제로 법원은 부적절한 관계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허위 진정을 제기하고 인사 조치를 요구한 행위가 조직 질서와 근무 환경을 심각하게 해쳤다며 징계 해고를 정당하다고 판단한 바 있다.
한편 불륜과 관련된 소문을 퍼뜨리는 행위 역시 주의가 필요하다. 사실에 부합하더라도 이를 유포하는 과정에서 직장 내 괴롭힘이나 성희롱에 해당한다면, 소문을 낸 사람 또한 징계 대상이 될 수 있다.
불륜은 개인의 사생활이라는 이유만으로 항상 보호되지는 않는다. 동시에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자동적으로 징계가 정당화되는 것도 아니다. 사생활 보호와 조직 질서 사이의 균형, 그 미묘한 경계에서 개별 사안마다 신중한 판단이 요구되는 이유다.
문유주 노무법인 희연 대표
Copyright © 저작권자 © 중부일보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